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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쪽방촌 연쇄 퇴거... "서울시·중구 적극 나서야"

전문가 "법적 책임 묻기 힘들지만, 책임 미진 가능성 있어"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1/03/17 [08:47]

남대문 쪽방촌 연쇄 퇴거... "서울시·중구 적극 나서야"

전문가 "법적 책임 묻기 힘들지만, 책임 미진 가능성 있어"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1/03/17 [08:47]

▲ 16일 남대문 쪽방촌 골목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지난 16일 찾은 남대문 쪽방촌은 제법 활기가 돌았다. 동네 터줏대감 두리슈퍼 앞으로 주민들이 지나치며 인사를 나누는 풍경이 사람이 바뀌며 이어졌다.

 

활발한 동네 분위기와 달리, 현재 남대문 쪽방촌에는 200여 명 가량의 주민만이 남아 있다. 2019년 서울시 실태조사 기준, 재개발 지구 내 남대문 쪽방촌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은 약 450명이었다.

 

거주 기능을 하는 건물도 2019년 23곳에서 현재 13곳까지 줄었다.

 

지난 2019년 10월 의결되고 2020년 1월 통과된 서울시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라 일대 재개발 권역이 확정되면서, 재개발 결정에 따른 연쇄적인 퇴거가 여기 쪽방촌에도 몰려온 까닭이다.

 


재개발 결정되자 "나가라"... 시·구 책임은 없나


 

가로 세로 걸어서 열댓 걸음씩 되는 너비의 4층짜리 건물, 층당 10개 안팎의 방이 위치한 언덕 끄트막 쪽방촌에서 살고 있는 이모 씨(57세)는 지난해 이웃 여럿과 헤어졌다. 나가달라는 집주인이나 관리인의 통보 때문이다.

 

지난달 쪽방촌 주민과 함께하는 시민단체 홈리스행동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서울시 재개발 확정안에 포함된 토지·건물 28곳 가운데 지난해 12곳의 소유권이 변경됐다.

 

홈리스행동은 잇따른 소유권 변경과 퇴거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관련 법률에 따르면, 사업인정 등 고시율로 구역지정일 3개월 이전부터 살았으면 임대주택 등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런데, 이같은 개발로 인한 절차 시행을 하면 세입자 대책을 강구해야 하니, 사전 퇴거 등 꼼수를 쓰는 것"이라고 짚었다.

 

절차에 따라 재개발이 이뤄질 경우, 보상금이나 이주 대책과 관련해 발생하는 사업비는 모두 사업주인 토지 등 소유자가 감당한다.

 

이 절차 전, 퇴거된 200여 명에게는 두 달치 월세인 50여만 원이 지급됐다고 홈리스행동은 덧붙였다.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는 재개발의 시행 전 세입자를 포함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주거세입자에 대한 손실보상액 등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제67조). 또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역시 제78조를 통해 이주대책대상자에게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 이 활동가는 "내용적으로는 강제퇴거인데, 토지등소유지들은 강제퇴거라고 하지 않는다. 계약만료로 나간 거라고 하거나 게스트하우스로 용도변경을 하겠다고 하는 등 다른 이유를 대고 있다"며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중구와 서울시에 관련 사항에 관해 문의한 결과, 중구 관계자는 "토지등 소유자에게 물어본 결과, 퇴거를 종용하는 등 해당 사항이 없다고 들었다"며 "2020년 이후, 최근에 그런 상황이 펼쳐졌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시 관계자는 "정비 사업 이후에 발생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지만, 정비 사업의 시행 이전에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강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토지 등 소유자가 퇴거 종용 시 임대차 계약이 끝나 퇴거가 이뤄졌다면, 시나 구에 관리책임을 법적으로 물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황을 파악하고 이미 존재하는 창구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고 전했다.

 

김남근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현재 법제적으로는 1회만 행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긴 하지만, 임대차 계약 중간에 임대인이 나가라고 하면 임차인은 계약갱신 청구권 제도로 구제 받을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해 서울시가 분쟁조정위원회 등 창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시가 해당 상황을 알았다면, 상담이나 분쟁조정을 해줘야 한다. 분쟁위를 열어야 하고. 그런데 그런 절차가 없었다면, 서울시가 파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행정기관의 미온적인 태도에 아쉬움을 표했다.

 


시민단체 "주거에는 주거로... 당국 적극 나서야"


 

홈리스행동 등 시민단체는 당국이 적극 나설 것을 주장하면서, '주거는 주거로 답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 전달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양동'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 만큼, 현 거주지를 유지할 수 있는 임대주택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019년 서울시 실태조사에 따르면, 쪽방촌 거주민의 거주 기간 평균은 8년이었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중구 자체적으로 하는 복지 프로그램 등, 거주민들이 양동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원주민 재정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주거를 빼앗는 상황에 대해서는 주거로 답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한편, 해당 지역 재개발은 조합방식이 아니라 토지 등 소유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구에 따르면, 지난 1월 토지등소유자 대표가 재개발 관련 계획을 제출했고, 현재는 검토 단계로, 이후 입안 전 시와 구가 입안 내용에 대해 검토하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중구는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후로, 전문가 등과 함께한 회의를 통해서 세입자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서울시 역시 "보상으로 대책을 끝내지 않고 이주시설 마련 등 고민이 필요한 사안으로 본다"며 "그런 부분을 전문가 자문과 이해 당사자와의 소통 등을 통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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