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확대 '관건'... 업계 "제작사 수요 유인 고민해야"

▲ 르노삼성의 LPG SUV 뉴QM6(사진=르노삼성)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미래차와 내연기관차를 연결할 '징검다리'로 LPG(액화석유가스) 차량이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LPG차 보조금 지원이 집중돼 있는 일부 상용차는 보급 성과가 아직까지는 미진하고, 승용차의 경우 모델 부족으로 수요를 견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실제 시장 확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들린다.


2019년 '반짝' 상승 후 2020년 '주춤'... 상용차 회복 가능성 '반반'


지난 8일 KAMA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등록 LPG 차량은 2019년 13만863대보다 약 3.6% 감소한 12만6102대였다.

2019년 3월 교통 당국이 LPG 차량의 구매 대상을 기존 택시, 렌터카,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일부 소비자에게서 모든 소비자로 확대하면서, 해당 연도 LPG 신차 등록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바 있다.

자칫 극적인 상승 후 소폭 하락한 성적으로 읽힐 수 있지만, 업계는 대체로 코로나19 영향으로 LPG차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택시, 렌터카 등 영업용 수요가 위축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성적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다만, 영업용 LPG차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2019년과 같은 '극적인' 확대가 가능할지는 확언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우선, 수요 절반을 차지하는 상용차의 성적은 경기 회복과 정부 지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갈린다.

환경당국은 LPG 상용차 중 1톤 화물트럭과 어린이통학차량에 대해 별도의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기존 노후경유차를 조기폐차하고 LPG 차량을 구매하면, 신차와 중고차 모두에 일정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특히, 어린이통학차량의 경우, '조기폐차' 선조건을 삭제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해 당국이 책정한 1톤 화물트럭 보조금과 어린이통학차량 보조금은 각각 400억 원, 300억 원이다. 보조금 사업을 통해 약 2만 대의 화물차와 6,000대의 통학차량을 올해 내 LPG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지난해 동일 사업이 목표치에 미달해 마무리된 만큼, 전망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보급량은 목표치의 70~80%에 그쳤다.

업계는 지난해 보급이 목표에 미달한 이유로 조기폐차 보조금이 중고차 판매시 남길 수 있는 차익보다 적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지난해 3.5톤 미만의 차량 조기폐차 시 지급되는 금액은 최대 300만 원이었다.

구매 보조금 400만 원을 합하면 LPG 트럭으로 전환 시 지원금이 최대 700만 원에 그쳤던 셈이다.

당국은 이에 올해 LPG화물트럭으로 변경하는 운전자에 대해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금을 최대 600만 원까지 지급, 신차구매 보조금 400만 원과 합해 약 1,000만 원까지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어린이통학차량 역시 신차 구매 보조금을 최대 700만 원까지 제공해 보급률을 높인다.


LPG 승용차 관건은 '신차'


LPG 승용차 전망은 더 어둡다.

우선,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 등이 당국의 지원과 함께 급격히 성장하면서 '내연기관 중 친환경차'라는 셀링 포인트가 다소 흐려지고 있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66.5% 성장하며, 전기동력차 전체의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전체 차량 중 전기동력차의 비중은 11.8%로, LPG차 6.6%의 두 배 가량 높았다.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낮다. 현대 아반떼의 스마트 A/T 라인업은 가솔린 모델이 1,717만 원, LPG 모델이 2,086만 원으로 약 300만 원 비쌌다.

뉴 QM6의 경우, LPG 라인업의 가격이 더 저렴하지만, 일반인 판매용 LPG 차량의 LE A/T 라인업은 동일 가솔린 라인업보다 약 100만 원 차이를 보이는 데 그쳤다.

특히, '선택지'가 지나치게 적다는 점이 수요 유인을 막고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LPG차 시장 경쟁에 국내 완성차들이 다소 미진하게 대응하고 있는 까닭이다.

현재 국내 유통되는 LPG 승용차는 현대기아 8종(스타렉스 포함)과 르노삼성 2종을 합해 총 10종으로,이중 SUV는 르노삼성의 QM6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스타렉스를 제외하면 모두 세단이다.

올해 역시 승용차 시장에서 LPG차 선택지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1년 LPG 신차가 등장할 '기미'가 있는 모델은 올해 완전변경 신차 출시가 예고된 K8(K7 완전변경)과 스타리아(스타렉스 완전변경) 2종 수준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11월 뉴QM6를 통해 LPG 신차 출시를 이미 진행한 바 있어, 2021년 상반기에는 LPG 라인 보강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모델 이외에 새로운 모델이 LPG 라인으로 틈입할 가능성도 낮다.

중견 3사는 거듭된 악재로 신차 출시 일정 자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현대기아는 K8과 스타렉스, 아이오닉, 제네시스 전기차 이외에 올해 신차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견 3사뿐 아니라, 현대기아 역시 LPG 시장 경쟁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로 '기존 모델만으로도 성적이 나온다'는 점을 꼽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자동차학과)는 "기아 카니발은 현재 가솔린, 디젤 모델만을 판매하고 있지만, (차량에 맞는)LPG 엔진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재 모델로도 충분히 잘 팔리기 때문에 LPG를 얹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2000년대 초반 현대기아는 카니발, 싼타페 등을 LPG 모델로 생산한 바 있다.

최근 현대차는 코나 전기차 모델에 대해 전량 리콜을 실시했다. 잇따른 배터리 관련 화재사고가 이유다. 해외 완성차 업계 역시 전기차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자체 이니셔티브를 설립하는 등 준비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등 미래차 기술이 충분히 자리잡을 때까지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를 연결할 '징검다리'로 LPG 차량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모델 확대 시도가 필수적이라고 당부한다.

김 교수는 "LPG차는 내연기관 차지만, 친환경적인 차량이다. 아직 친환경차가 자리잡기 전인 만큼, 제작사의 전향적인 시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LPG차는 지난 2019년 환경당국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일환으로 모든 운전자들에 구매 가능성이 열렸다.

LPG차의 환경부 기준 배출 가스 등급은 1.86이다. 경유차는 2.77, 휘발유차는 2.5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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