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5,200개 병상에서 현재 4,100개 운영...3,500개까지 조정

▲ 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됐던 서울 마포구 한 호텔이 8일 운영 종료되면서 차단 시설을 허물고 원래 상태로 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지난해 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학 기숙사와 종교시설은 물론 일부 숙박시설까지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했던 서울시가 지난달 중순 이후 확산세가 줄면서 생활치료센터 운영 축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20일 기준 서울시 및 자치구가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는 36곳 5천 2백여 병상에서 2월 8일 현재 30곳 4천 백여 병상으로 감소했다.

■ 3월 개강 앞두고 대학 기숙사 정상화...호텔도 복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5일 서울시와 함께 민관합동 모델로 운영한 '연세대 기숙사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7일부터 말까지 약 4주간(25일) 운영된 연세대학교 기숙사 생활치료센터는 세브란스 병원 감염내과 의료진과 행정직원 등 20여 명이 상주하며 환자를 돌본 곳이다.

▲ 지난 1월 7일부터 4주간 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됐던 연세대학교 기숙사가 지난 5일 서울시 방침에 따라 운영을 마무리했다 (사진=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 팝콘뉴스

연세대 기숙사를 활용한 생활치료센터는 코로나 3차 유행세가 꺾이고 환자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서울시가 운영 종료 방침을 내리면서 지난 5일을 끝으로 원상 복구됐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확진자가 격리돼 생활할 수 있는 치료센터로 활용됐던 서울 마포구 한 호텔 역시 8일 운영을 마치고 원래 시설로 복구된다.

해당 호텔은 모두 56개 객실로 갖춘 것으로 전해졌는데, 야외 주차장에 차단벽을 세워 승인을 받지 않은 외부인 출입이 금지됐고, 호텔 로비에는 상황실이 꾸려져 운영됐다.

총괄 관리 감독은 마포구 보건소가 담당하되, 이곳 시설 관리 및 입소자 편의는 코로나19로 생계를 잃은 여행업계 종사자 등이 맡아 제공했다.

지난해 말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서울 시내 중증 환자 병상은 물론 초기 확진자가 격리 생활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병상 운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서울시는 대학 기숙사와 종교 시설 외에도 11개 자치구에서 호텔 등을 이용해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한 바 있다.

당시 유재명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부통제관은 "해외 사례를 보면 집에서 머물러 가족 간 감염 확대로 인해 급증한 경우가 많다"라며 "생활치료센터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며 확대 운영의 중요성을 설명한 바 있다.

■ "비수도권 감소...수도권은 재확산 위험 증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평균 354명으로 직전 한 주보다 69.4명, 1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권역별 환자 발생 현황을 살피면 수도권은 여전히 하루 200명 넘게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또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 평균적으로 감염시킬 수 있는 2차 감염자 수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 지수'는 1월 넷째 주까지 0.8 안팎으로 감소했지만, 1월 마지막 주와 2월 첫째 주에는 1 안팎으로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7일 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기존의 교회, 의료기관 등 취약시설에 더해 현재 직장, 사우나, 실내체육시설, 음식점 등 다시 생활공간 곳곳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8일 코로나19 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 팝콘뉴스

아울러 "비수도권은 유행이 감소하는 상황으로 보이는 반면, 수도권은 재확산 위험이 증가하는 지역별 편차가 나타나고 있어, 수도권 주민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역시 8일 오후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브리핑에서 "설 연휴와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으로 사람 간 접촉 증가에 따른 확산 위험이 있다"라며 "국민께서는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해주시고, 설 연휴 귀성 그리고 여행을 자제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하며 수도권 재확산에 대한 경계감을 표시했다.

■ 지난주 서울 코로나19 확진자 일 평균 144명...2주 전보다 약 30명 증가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6일까지 서울 시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008명으로 하루 평균 144명이 발생했다.

이는 그 전주(1월 24일~30일) 하루 평균 확진자 발생 수 114.7명보다 약 30명 늘어난 수치인데, 이 기간 무증상자 비율 역시 40.5%에서 41.9%로 1.4%p 증가했다.

8일 기준 서울시와 자치구가 운영 중인 생활치료센터는 모두 30개소 총 4,187개 병상으로 가동률은 19.3%(810개)이다.

또, 확진자가 바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2,758개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내 생활치료센터가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황으로 판단해 생활치료센터 병상을 3천 500개까지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조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설 이후 확진자가 증가하고, 3월 대학교 개강을 앞두고 대학 기숙사 내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중단되면 자칫 다시 한 번 생활치료센터 부족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보건의료 단체 관계자는 "현 상황이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조정되면 그만큼 (병상 수가) 감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런 상황에서 설 연휴 이후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 또다시 치료센터 부족 위기에 놓일 수 있다"라며 "굳이 서울시가 생활치료센터를 조급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생활치료센터를 한꺼번에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추이를 보고 추진하는 만큼 (작년 연말과 같은) 병상 부족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운영을 조정하는 대신, 확진자 급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설도 계속 확보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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