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협회 "올해 해외수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예상"

▲ 이라크 알포 신항만 조감도(사진=대우건설) © 팝콘뉴스


(팝콘뉴스=정찬혁 기자)지난해 우리 건설업계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수주환경에서도 해외건설 수주액 351억 달러(한화 약 38조 원)를 달성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수주실적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는 코로나19, 미·중 갈등,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건설시장의 트렌드 변화가 예상된다.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해외건설 수주는 2010년 700억 달러 돌파 이후 2014년까지 매년 5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해 왔으나, 이후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2016년부터 매년 300억 달러 내외의 실적을 보였다.

2020년도 해외건설 수주실적을 살펴보면, 총 359개사가 98개국에서 351억 달러(567건)를 수주했다.

지역별로는 중동(38%), 아시아(33%), 중남미(20%) 순으로 중동 지역 수주실적이 전년 대비 180% 크게 반등했다. 공종별로는 플랜트(산업설비) 수주가 53.0%로 토목(28.0%), 건축(14.3%)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건설사 해외수주액 1~5위는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이 차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수주액 76억 달러로 2년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4분기에 멕시코에서 37억 달러 규모의 도스보카스 정유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현대건설의 해외수주액을 제쳤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삼성엔지니어링 창사 이래 최대 수주액이다.

이 프로젝트는 하루 34만 배럴의 원유생산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디젤 수첨 탈황설비 등 4개 유닛과 중질유 촉매분해공정 설비 EPC(설계·조달·시공)를 맡았다.

현대건설은 해외수주액 64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 설비 공사,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홍콩 유나이티드 크리스천 병원공사 등 수주를 따냈다.

삼성물산은 45억 달러로 방글라데시 다카 국제공항, 푸자이라 복합화력발전소 사업 등을 수주했다.

대우건설(39억 달러)은 이라크 알포 신항만 1단계 공사계약, GS건설(30억 달러)은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철도종합시험선로(ITTC) 프로젝트 등을 맡았다.

해외건설 업계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도 불확실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사우디 쿠라야 발전소 연계 Part1 380KV 송전선로 공사(사진=현대건설) © 팝콘뉴스


올해 주요 건설사는 연초부터 해외수주 마수걸이에 성공해 상승세를 이어갈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중부 전력청이 발주한 1억 994만 달러 규모의 하일 변전소~알 주프 변전소 구간 380KV 송전선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공사는 사우디 중북부 하일 에서 알 주프까지 375km 구간을 연결하는 초고압 송전선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올해 1월 착공 후 2022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해외건설협회 김종국 실장은 "지난해 해외건설도 코로나19가 가장 큰 이슈였다. 경제가 침체되고 발주에 어려움이 있었다. 출입국도 자유롭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해외수주액 350억 달러를 달성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코로나 상황이나 세계 경제도 회복되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고, 각국 재정이 바닥이라 부채 문제도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서, 올해 해외수주는 작년 350억 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3%로 추정했다. 우리나라는 -1.9%로 대다수의 나라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는 코로나 백신 등 긍정적인 요소가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또한,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정책 등이 해외 건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친환경에너지 산업 육성 정책을 위해 4년간 2조 달러 규모의 예산 배정을 계획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는 석유·화학 플랜트 중심의 중동지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앞으로는 친환경 분야 건설 사업 확대로 사업 기회가 다각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이미 이러한 추세에 맞춰 다년간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준비해왔다.

GS건설 자회사 GS이니마는 중동 오만 해수 담수화 사업을 수주했고, 삼성물산도 괌 망길라오 태양광 발전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등 친환경 사업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안재현 사장의 지시로 친환경 사업 부문을 신설해 역량 강화에 나섰다.

현대건설도 수소연료전지 발전, 해상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팜 등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탈석탄을 선언하며 친환경 플랜트 수주 확대에 무게를 뒀다.

해외건설협회는 "친환경 정책은 거스를 수 없는 전 세계적 추세다. 이전부터 이슈가 있어서 기업들도 대비하고 사업 다각화를 해왔다. 친환경 추세로 중동 등 지역별로 프로젝트가 완전히 취소되거나 철회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라며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등 시설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또 다른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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