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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무분규 임단협 이뤘는데"... 이동걸 산은 회장, 쌍용차 살릴 의지 있나?

이동걸 산은 회장 발언 두고 '논란' 확산..."위헌 소지있고 당국 책임 회피"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1/01/18 [17:40]

"11년 무분규 임단협 이뤘는데"... 이동걸 산은 회장, 쌍용차 살릴 의지 있나?

이동걸 산은 회장 발언 두고 '논란' 확산..."위헌 소지있고 당국 책임 회피"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1/01/18 [17:40]

▲ 이동걸 산은 회장(사진=KDB산업은행)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지난 12일 이동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회장이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쌍용차 노사를 대상으로 '쟁의 제한' 골자의 금전 지원 선결조건을 제시한 가운데, 이에 대한 산업계 안팎의 논쟁이 뜨겁다.

 

11년 무분규 임단협 체결을 기록한 쌍용차 노사에 가혹한 조건을 제시한 데 대한 우려의 시선부터 노동자 측에는 조건을 내걸면서 대주주 마힌드라나 사측에는 기업회생에 따른 고용 보장 등의 조건을 제시하지 않은 데 대한 의심의 목소리까지 사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겹겹이 쌓이고 있다.

 

12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쌍용차 노사에 ▲단체협약을 기존 1년 주기에서 3년 주기로 연장할 것 ▲흑자 발생 전 쟁의행위를 일체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산은은 (마힌드라와 잠재적 투자자 사이) 협상 결과에 따른 사업성 평가를 진행하고 투자자제안이 제출되면 필요시 채권단 지원도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돈만으로 기업을 살릴 수 있는 건 아니"라며 이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되기 전에 파업하고 생산차질을 겪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설득력 있는 사업성 제고 방안과 함께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각서'가 없으면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목소리를 낸 이 회장의 '작심 발언'에 업계는 일견 이해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학과 교수는 "한국GM 사례와 달리 쌍용차는 산업은행이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또한, 외투 등 대기업 투자가 결정된 사안도 아니라, 정부 자금이 들어갈 수 있는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명분' 확보 방안으로 '이 정도 노력을 해달라'는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향적 발언'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쌍용차 노조가 지난 2009년 이후 11년간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진행한 노력을 외면한 채 문제의 까닭을 '애먼 데' 돌리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못지 않다. 

 

쌍용차 노사는 2009년 경영악화로 기업회생(당시 법정관리) 체계에 들어서면서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이후 2020년까지 11년간 무분규로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치뤄낸 바 있다.

 

2020년에는 임금동결, 순환휴직 등에 합의한 바 있고, 2019년에는 임금 삭감 및 다른 자구안 마련 등에 노조가 전향적인 합의를 진행 된 바 있다.

 

쌍용차 노동자 측은 2009년 법정관리가 들어설 시기, 대중 대상 회사 구명운동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시민사회 역시 산은의 의견이 '문제의 핵심을 피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조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선임간사는 "쌍용차 노동자들은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자체 임금 삭감 등 고통분담 의지를 보여 왔다. 하지만 대주주 마힌드라는 투자 약속을 유예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동걸 산은 회장의 이번 발언은 고용안정 등(회생 과정에서의 노동자 권익보호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따로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경영진이 주체가 되는 실질적인 고통분담 방안을 제시해, "경영진이 (경영정상화에 대한) 책임과 의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유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 회장의 발언은 '위헌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조은 선임간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공공기관의 기관장이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민간 회사의 경영진이 노동3권을 제한하는 것을 지원의 조건으로 내걸었다면, 즉시 '부당노동 행위'로 고발당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제기준 역시 위반하는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민간 회사에서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도 노동 3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번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노동관계법 개정을 통한 비준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업계는 이같은 제안을 쌍용차가 받아들일지 주목하고 있다.

 

쌍용차 사측은 아직 대응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쌍용차 관계자는 "(해당 발언이)공식적으로 협의해서 나온 이야기가 아닌, 이동걸 산은 회장이 간담회를 통해 전달한 내용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사측이나 노조에서 공식적으로 얘기할 것은 없다"며 "ARS 프로그램을 신청해, 법원 및 이해당사자들 간 협의를 진행 중인 만큼, 협의를 통해 합의가 도출되면 해당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쌍용차 소수노조인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지난 12일과 18일, 관련 성명서를 통해 의견을 전했다.

 

이 회장은 발언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노사의 성실한 협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당국의 외투 기업 제한 정책 부재를 가리기 위한 '책임 전가'에 지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쌍용차 제 2노조인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지금 쌍용차가 처한 위기는 노사관계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다. 대주주 마힌드라의 약속 어기기와 산업 당국의 외투기업 정책부재가 만든 비극"이라며 "(이동걸 회장의 발언은) 외투기업 문제에 대처하며 산자부와 산업은행이 보인 실패와 실수를 노동조합 탓으로 돌리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18일 역시, "(이 회장의 조건은)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몰아넣고 무조건 수용하라는 협박"이라며 "국책은행으로서 외투 기업에 대한 고용보장 확약은 물론 미래비전 제시를 확약해야 하는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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