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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감옥으로...' 이재용 삼성 부회장, 2년 6개월 실형 '법정구속'

1심 구속 기간 350여 일 뺀 '1년 6개월' 옥고 치른다

배태호 기자 | 기사입력 2021/01/18 [16:30]

'다시 감옥으로...' 이재용 삼성 부회장, 2년 6개월 실형 '법정구속'

1심 구속 기간 350여 일 뺀 '1년 6개월' 옥고 치른다

배태호 기자 | 입력 : 2021/01/18 [16:30]

▲ 국정농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18일 오후 1시 40분쯤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말이 없었다. 

 

'5년 만에 선고기일에 나온 심경'을 묻는 기자에게도, '선고를 앞두고 어떤 대비를 지시했나'라는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도, '준법감시위원회를 어떻게 재판부가 받아들일 것으로 보는가' 등 수많은 질문을 한 기자들을 외면한 채 선고 공판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대법원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이 열린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재판부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구속됐다. 

 

■ 재판부, 뇌물 '86억 8천만 원' 건넨 혐의 유죄

 

18일 오후 2시 5분부터 열린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실형 선고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0여 분 정도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 2018년 2월 5일 서울고법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지 1천 70여 일, 이후 대법원이 2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2019년 8월 29일 파기 환송을 선고한 지 5백여 일이나 지난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찰나의 순간이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측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 부회장 측이 회삿돈으로 86억 8천만 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 1심 구속 → 2심 석방 → 대법원 파기환송 → 최종심 '다시' 구속

 

지난 2016년 10월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수사를 맡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를 설치했다.

 

특수본은 11월 이른바 비선 실세로 불린 최순실 (현 최서원 씨의 개명전 이름)씨를 구속했다.

 

이후 특수본은 삼성전자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이재용 부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칼날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외에도 이재용 부회장까지 향하게 된 곳이다.

 

같은 해 12월 박명수 특검 팀이 꾸려지고,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본격화됐다.

 

박명수 특검 팀은 이듬해인 2017년 1월 16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이후 특검은 영장 재청구를 위해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와 김신 삼성물산 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팀장 등을 참고인 조사하며 수사 강도를 높인다.

 

주요 참고인과 함께 장충기 전 미래전략시 차장 피의자 조사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및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도 두 차례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 특검은 같은해 2월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 부회장은 구속기소된다.

 

특검과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 측은 치열한 법정공방을 펼쳤고, 1심은 사실상 특검이 승기를 쥐며 마무리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이다.

 

이후 특검을 물론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이 항소하며 재판은 2라운드 공방으로 이어진다.

 

변호인 측은 1심에서 인정된 내용을 부인하며,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지원 등을 모두 '공익적인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그 결과 2018년 2월 5일 2심 선고에서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 뇌물 제공 혐의 가운데 상당수를 무죄로 선고한다.

 

삼성 측이 최서원 씨 딸인 정유라 씨에게 승마훈련 지원을 명목으로 제공한 말 세 마리 및 최 씨가 세운 한국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 원을 지원했다는 제 3자 뇌물죄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1심 재판부가 인정한 뇌물 액수는 절반가량으로 크게 줄었고, 이로 인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구속된 이재용 부회장은 2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형을 받으며 석방됐다.

 

형량이 절반으로 준 것뿐만 아니라 구속됐던 이 부회장이 풀려나면서 사실상 변호인측이 승리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결과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2019년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 이재용 부회장 등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환송한 것이다.

 

대법원은 정유라에 대한 말 제공과 동계스포츠영재지원센터 지원금 등 모두 50억 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건넨 뇌물 액수는 8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를 반영해 18일 최종적으로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 지난해 5월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 이재용 부회장, 준법감시위 설치, 노조 인정, 경영 승계 포기까지 선언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파기환송심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 권고에 따라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의 윤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김지형 전 대법관을 중심으로 한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한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자녀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아울러 무노조 경영에 대해서도 포기를 선언하며, 새로운 삼성을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

 

일련의 과정이 재구속 사태만은 피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간절한 바람과 이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원은 이 같은 변화를 양형에 반영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18일 이 부회장 판결을 선고하면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이) 실효성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사건에서 (준법위 활동을) 양형 조건에 참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또 "준법감시위가 유일한 양형 요소가 아니며, 가장 중요한 양형 요소도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시민사회에서 '준법위 설치가 이 부회장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거센 비판을 해왔는데, 재판부가 이를 의식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한편, 이날 이재용 부회장 징역형 선고에 대해 그동안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해왔던 경제단체는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 부회장 실형 선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데 일조해 왔는데, 구속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역시 "경영 공백이 현실화된 것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공식 입장문을 통해 말했다.

 

경총 역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향후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행정적 배려를 당부했다.

 

▲ 참여연대는 이재용 부회장 선고 결과에 대해 "범죄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징역 2년 6개월은 부당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참여연대)  © 팝콘뉴스

 

반면 시민사회는 "범죄의 중대성·사회적 영향 고려하면 징역 2년 6개월은 부당한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은 본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 부회장 스스로 적극적인 뇌물공여 의사를 밝히고,86억 6천만 원에 이르는 회사 자금을 횡령해 제공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삼성물산 불법합병 과정을 눈감아주거나 국민은겸을 통한 부당지원 등을 요구한 전형적인 정경유착 범죄"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이후 진행될 삼성물산 불법합병 재판과정에서 좀 더 주체적으로 밝혀져 그에 합당한 처벌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삼성준법감시위원회 "공식 입장 없어...설립 취지대로 활동할 것"

 

이날 이재용 부회장의 법정구속에 대해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공식적인 논평이나 입장은 특별히 마련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법원 판결과 관련해 논의하거나 논의할 예정은 없다"라며, "준법위 출범 당시부터 강조한 바대로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당초 설립 취지에 맞춰 묵묵히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던 이재용 부회장은 수사 기간까지 포함해 총 353일간 구속됐다.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되면서 석방된 이 부회장은 18일 2년 6개월 실형 선고로 인해 이미 구속됐던 기간을 뺀 1년 6개월여 간을 다시 감옥 안에서 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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