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본사 GM·르노 수입차 '기웃'... 쌍용차 부도 위기

▲ 국내차 시장의 소비자 선택폭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호조에도 되려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쌍용차 올뉴렉스턴(사진=쌍용자동차)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정부가 '빅3(바이오, 미래차, 반도체)' 지원 정책을 펼치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밝히면서 전기차와 수소차를 필두로 하는 '미래차'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소비자 선택폭은 되려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완성차 시장이 사실상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차와 기아차로 양분되면서, 이외 국내차 3사가 중장기 전략을 세울 이유 혹은 여유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한국GM '철수' 경고... 노사합의 후에도 '미지수'


한국GM은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줄곧 세간을 떠돌던 한국 철수설이 최근 GM본사의 수위 높은 경고와 함께 다시 수면 위로 오르면서 당장 내년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티브 키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달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GM의 파업이 우리가 한국에 더이상의 투자나 신제품을 할당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몇 주 내 이 문제(파업)을 해결할 수 없다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7월부터 약 5개월간 진행된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18일 2차 잠정합의안 조합원 투표 가결로 마무리했다.

다만, 그간 파업 등을 거치며 깊고 긴 파열음을 내 온 까닭에 노조와 한국GM의 '관계 수습'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노사의 관계가 개선된다 해도 한국 공장의 유지 여부는 확답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GM본사가 지난 2018년부터 공장폐쇄, 생산법인과 R&D법인 분리 등 꾸준히 한국 시장 철수 단계를 밟아왔다고 보는 까닭이다.

한국GM이 지난해 도입한 국산차와 수입차 투 트랙 전략에서 일정한 성과를 얻으면서, '국산차'를 고집해야 하는 이유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그같은 결론의 근거로 꼽힌다.

한국GM은 지난해부터 국내 개발 및 생산 차량 6종(▲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다마스 ▲라보)에 더해, 미국 현지에서 전량 수입해 판매하는 '수입차' 5종(▲콜로라도 ▲트래버스 ▲이쿼녹스 ▲카마로 ▲볼트EV)을 국내 유통하고 있다.

지난 11월 한국GM의 내수 실적을 견인한 모델은 스파크(1,987대), 트레일블레이저(1,325대) 순으로, 여전히 내수에서는 국내 생산 모델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콜로라도, 트래버스가 같은 달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0위권 내 진입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모양새다.

내년 단종 예정인 다마스와 라보 2종을 포함해 지난 3년간 6개 모델의 단종이 결정됐는데, 신차는 올해 투입된 트레일블레이저와 2022년 출시 예정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2종이 전부라는 점도 '국산차 파이를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불을 댕기고 있다.

여기 더해, "내년 말리부의 연식 변경이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진행 예정은 없다"고 한국 GM이 밝히면서, 말리부단종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가 현재 스파크와 함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 출시 예정 신차에 GM이 걸고 있는 기대가 크다는 점을 들어 신차 2종이 단종 물량을 상쇄할 수 있으며, "한국GM의 공장 철수는 없다"고 못 박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다마스, 라보 단종 후 창원공장에 도입될 CUV의 물량이 기존 2종의 생산 물량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2018년 신 모델 생산을 약속하고 (산은의 지원을 받아)부도 위기에서 벗어난 만큼, 트레일블레이저와 CCUV는 회사에서도 한국GM의 미래를 책임질 모델로 꼽고 있어, 생산 볼륨(규모) 역시 크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 브랜드 이용 계약 종료된 르노삼성... SM 시리즈 어디로?


르노삼성 역시 지난 8월 '삼성' 브랜드의 이용 계약이 해지되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삼성' 브랜드 이용 계약이 종료된 것을 두고 SM(삼성모터스) 시리즈의 미래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이 현재까지 생산하는 SM 시리즈는 SM6가 유일하다. 최근까지 생산되던 SM3ZE가 이번달 말 단종되는 까닭이다.

SM3 ZE가 르노 트위지와 함께 국내 부산 공장 생산 전기차 2종 중 하나였던 까닭에 현재 '미래차'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 있는 르노삼성 차량은 본사에서 수입하는 르노조에 1종 뿐이라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친환경차의 경우, 트위지와 올해 출시된 조에 2종을 내년에도 판매 이어갈 예정"이라며 "내년 국내 출시 예정 신차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르노삼성에서 출시되는 국내 차량은 SM6, QM6, XM3 3종이다. 캡처나 조에는 해외 생산 물량을 한국에 수입한다.

다만, 르노삼성은 "브랜드 관련해서 아직 결정된 게 없는 상황"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 브랜드 명칭과 '모델' 명은 "별개"라며 SM 시리즈의 향후도 정해진 바 없다고 못을 박았다.


부도위기 쌍용... 극복 가능할까?


쌍용자동차는 부도설까지 나온다.

쌍용차는 지난 15일 외국계 은행 3사(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베리카 메릴린린치)에 약 600억 원 규모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원리금 상환 일정은 지난 14일이었다.

쌍용차는 만기 연장을 요구한다는 계획이지만, 당초 쌍용차의 최대 주주(약 78% 지분 보유)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보증으로 진행된 대출이었기 때문에, 마힌드라그룹이 최대주주 자리를 내려놓고 미국 HAAH 사에 넘길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만기 연장은 어렵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 지분 매매 협의 중인 미국 HAAH사가 마힌드라에 쌍용차의 대출 만기 연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마힌드라가 지난 15일(현지시각) 쌍용차에 미상환 대출금이 발생한다면 이를 책임진다고 인도 당국에 공시한 만큼, 외국 금융 3사와의 대출 건이 무탈히 해결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아직 확답하기는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다만, 3사와 대출 건이 해결된다 해도, 당장 외부 투자 등이 진행되지 않으면, 금세 또다른 위기가 닥칠 전망이다.

쌍용차는 올해 반기보고서가 의견 거절 판정을 받으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내년 연간 보고서에서도 의견 거절 의견을 받는다면 상장폐지 조건이 충족된다.

올해 렉스턴 신차 효과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적자 규모를 줄였고, 내년 전기차 프로젝트 E100을 예고하는 등 반등의 여지도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외부 구제'가 없다면 자체적으로 난항을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힌드라와 HAAH사의 협의가 쌍용차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힌드라와 HAAH사는 쌍용차 지분 전량 처분과 일부 전략적 투자를 화두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