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구역 취식 목격 이어지며 시식 행사도 금지...하루 방문객 천여 명 그쳐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0 코엑스 푸드위크(제15회 서울국제식품산업 전시회)'가 개최 3일차를 맞았다. 이 행사는 식재부터 디저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하반기 최대 규모 식품 페스티벌이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행사인데 코로나19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속에서도 행사가 강행되며 논란이 불거졌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관람객에 대한 방역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자칫 코로나19 수도권 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것 아니냐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입장객 수도 하루 천여 명에 그쳐 수백 개 업체가 참여한 규모과 비교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행사'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현장 방역 꼼꼼히 이뤄졌나? 입장 관리는 '철저'...장내 관리는 '글쎄?'


코로나19 시국인 만큼 입장 절차는 철저한 방역 수칙에 따라 진행됐다. 입장 전, QR코드를 사용한 문진표 작성 후 입장표를 받을 수 있다. 입장 대기줄에는 1m 간격으로 줄을 서야 하며 입장 시 열 카메라로 체온을 잰 뒤 정상 체온일 경우에만 입장이 가능하다.

당연히 마스크는 필수 착용이며 이를 어길 시 즉시 전시장에서 퇴장 조치 된다. 또한 손과 손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주최측이 제공한 위생장갑을 항상 착용해야 한다.

모든 과정을 통과한 뒤 입장표에 새겨진 바코드를 스캔하고 전신 소독 기계를 거쳐 전시회장으로 들어가면 건강식품, 베이커리, 디저트, 냉동식품부터 원재료, 조리도구, 기기를 비롯해 미래 식품 산업을 이끄는 최신 기술 전시까지 다양한 주제로 꾸며진 전시 현장을 접할 수 있다.

▲ 코엑스 주최로 '코엑스 2020 푸드위크 2020'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행사 첫날인 25일과 둘쨋날인 26일 이틀동안에는 전시장 내 시식 행사가 펼쳐지기도 했고, 지정 장소에서 음식물 섭취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취식 구역 외에도 음식을 들고다니며 먹거나 마시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27일 관계부처는 행사장 내 시식을 포함한 음식물 섭취를 전면 금지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A업체 관계자는"주최 측이 방역에 노력했고 상당 부분 신경 쓴 점은 알겠지만 정작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는 장소의 방역이 취약해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며 "규모가 큰 업체 부스에서는 앞에서 대놓고 시식을 하거나 심지어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먹는 사람도 있었다. 취식 구역을 따로 정해놓은 게 소용이 없었다"고 말하며, 주최측의 관리 소홀을 꼬집었다.

일본 오키나와 지역을 대표해 참여한 김윤주 씨(42, 영등포구 거주)는 "행사 두 달 전부터 신청서를 받았기 때문에 당시에는 참여에 대한 걱정은 없었는데 코로나19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차라리 주최 측에서 행사를 취소해 줬으면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씨는 "코로나 2단계 격상이 됐음에도 시음 및 시식을 바로 금지하지 않은 것이 놀라웠다. 정말 이게 방역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25, 26일 양일간 시음 및 시식을 강행한 점을 지적했다.

27일 취식이 전면 금지되면서 참가자들의 목격담과는 달리 이날 현장에서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이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음식이라는 제품 특성상 시식행사는 제품 홍보를 위한 필수적인 마케팅인데, 갑작스럽게 이를 할 수 없게되면서 이번에는 업체들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음료 관련 제품 B업체 관계자는 "홍보할 땐 취식 구역이 따로 정해져 있어 시식이 가능하다고 계속 안내를 했는데 행사의 절반은 취식이 금지됐으니 매출을 올릴 방도가 없다. 행사를 다섯 번도 넘게 참여를 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이런 수준으로 행사가 진행된다면 다음부터는 절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을 삭히지 못했다.


주최 측, 행사요원 확충 및 취식 금지 조치 취해


▲ 전시회장 곳곳에 시식 및 시음 등 전면 취식 금지를 알리는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주최 측은 방역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전부 취했다는 입장이다. 2단계 격상이 정해진 후 실내 입장인원의 철저한 계수를 위한 시스템을 도입했고 운영요원 및 안전요원의 확충을 실시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안전시식존은 공간 분리 대신 스탠딩 형식의 테이블을 거리두기 지침을 감안해 최소 수량 배치해뒀다. 또한 운영요원을 상주하게 해 참관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거리두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7일에는 관계당국의 조치로 전시장 내부 곳곳에 취식이 불가능함을 알리는 입간판을 설치해 가능한 많은 참관객들이 이를 볼 수 있도록 했다며 방역 이행에 충실했다고 해명했다.

주최 측은 전시회장의 규모가 크고 넓어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미흡한 점이 발견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코로나19 2단계 상향이 갑작스럽게 결정돼 적절한 대처가 취해지기에 시간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27일 오후 2시 기준으로 행사장에는 1,100여 명의 관람객이 행사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행사에 설치된 부스가 600개에 달하고, 업체도 300곳인 점을 감안하면, 부스 한 곳 당 2명, 업체 한 곳 당 단지 4명꼴로 방문한 것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기대하고 왔는데 정작 볼 것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서 아쉬웠다"라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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