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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 '마이크'를 잡다..."모두가 DJ, 모두가 애청자"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우리 동네 라디오

편슬기 기자 | 기사입력 2020/11/18 [14:21]

동네 주민 '마이크'를 잡다..."모두가 DJ, 모두가 애청자"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우리 동네 라디오

편슬기 기자 | 입력 : 2020/11/18 [14:21]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에서 35년째 거주 중이라는 양승렬 씨. 그는 개국한 지 8년을 맞이한 마을 방송국인 '동작FM'의 국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동작구민들의 마을 방송국을 향한 열망은 서울시에서 지난 2012년 가을 경 지원했던 '마을 미디어 활동'이라는 작은 움직임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전부터 지역 내 자조모임과 시민 활동을 통해 동작구를 위해 기꺼이 구슬땀을 흘려온 양승렬 국장을 포함한 열 명의 구성원들은 '미디어 활동 교육' 수료 후, 우리 동네에도 '마을 방송국'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란 공통의 꿈을 가지게 됐다.

 


동작구의 모든 이들이 '미디어 주인공'


▲ 동작FM의 국장을 맡고 있는 양승렬 국장(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이듬해인 2013년 1월, 모두의 염원을 담은 비영리 민간단체 '마을 방송국' 동작FM이 개국하게 되면서 동작구민의 입이 되고 귀가 되는 ‘소통창구’가 만들어졌다.

 

초기 구성원들은 이미 성공적으로 마을방송국을 개국한 관악FM을 모델로 '동작구민들의, 동작구민들에 의한, 동작구민들을 위한' 마을 방송국 '동작FM'을 개국하게 됐다.

 

당시 미디어 관련 직종에 적을 두고 있었던 터라 젊은 나이에도 초대 국장직을 맡게 된 양승렬 국장은 어느덧 8년 차의 노련한 마을 방송국 국장으로 거듭났다.

 

운영 초창기, 지하의 작은 편집실과 조합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운영을 꾸려나갔던 동작FM은 현재는 100여 명에 달하는 후원회원들의 애정과 번듯한 방송실, 사무실을 갖춘 하나의 조직으로 자리 잡았다.

 

개국 8년, 이전보다 규모는 커졌지만 방송국 운영이 녹록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후원회원들이 다달이 납부하는 회비와 방송실 대여 및 미디어 교육, 출판 및 홍보와 연구용역 등을 통해 필수 비용을 충당하지만 늘 운영비는 빠듯하다.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동작FM 운영이 계속되는 것은 작지만 알찬, 마을 방송국을 사랑하는 이들의 헌신 덕분이다.

 

모든 주민들이 미디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자'를 모토로 시작된 동작FM은 처음의 초심 그대로 동작구민들을 위해 오늘도 'AIR ON' 간판에 불을 켠다.

 

동작FM은 8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와 양승렬 국장을 포함한 5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사무국으로 이뤄져 있으며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자랑하는 마흔 명의 DJ로 운영되고 있다.

 

라디오 DJ가 되는 조건은 까다롭지 않다. 동작FM에서 라디오 DJ로 선발하는 세 가지 조건이 있는데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나누고자 하는 태도, 말을 잘 하기에 앞서 먼저 듣고자 하는 태도를 가장 먼저 본다.

 

양승렬 국장은 "면접을 거쳐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분들을 선별하고 라디오 방송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가르치는 교육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파일럿 방송(연습 방송)'까지 훌륭하게 마치고 나면 라디오 DJ 데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학생들 연애 고민부터 엄마들 속 풀이까지!


▲ 동작FM 방송실 내부(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동작FM은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라디오 DJ들의 방송으로 쉴 새 없이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지상파 방송국과 같이 일정 주파수가 부여된 채널이 아닌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통해 운영되고 있어 방송 영상을 스케줄에 맞춰 올려두면 주민들이 원하는 요일, 원하는 시간대에 서비스를 이용한다.

 

라디오 프로그램은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라디오 DJ의 성향, 관심사 등과 결을 같이한다.

 

만약 라디오 DJ가 중학생이라면 학교생활의 어려움과 고충, 학생들이 생각하는 부당한 교칙과 나름(?) 가슴 절절한 짝사랑 고민 상담까지 대게 그 나이대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눈높이에서 방송이 꾸려진다.

 

이렇다 보니 2013년부터 시작된 하이파이브1040, 2004년생인 현 고등학생 2학년 학생들이 진행하는 응답하라2004 등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 많다. 초대 진행자들은 성인이 되고 후배들이 배턴을 이어받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일만큼 역사가 깊다.

 

이외에도 청년들이 운영하는 영화가 좋다는 최신 상영작부터 옛 명작 영화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동작구 3040 여성 주부들이 매주 목요일 오전에 2시간씩 녹화하는 '엄마는 방송 중'은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로 살아가는 주부들의 고충을 털어놓으면서 같은 연령대의 주부 청취자들의 큰 공감을 사며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양승렬 국장은 "1년이 52주잖아요?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겹치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방송이 어려운 날이 있어 보통 1년에 30여 주 동안 방송이 나가는데 '엄마는 방송 중' 코너는 가장 꼬박꼬박 빠지지 않고 열성적으로 방송하는 출석률 높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역사가 오래된 방송의 경우 라디오 개국과 함께 2003년에 시작된 장수 프로그램,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라는 타이틀의 동작구 지역사를 다루는 방송이 있으며 2주에 1번 월요일마다 올라가고 있다.

 

해당 방송은 그동안 다뤄졌던 내용을 엮어 두 권의 책으로 발간됐을 정도로 그 내용이 풍부한데, 현재 동작구 내에 위치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급에 지역사회 바로 알기 수업의 부교재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동작FM, "'미디어' 누구에게나 친숙한 존재되길"


▲ 동작FM이 수상한 마을 미디어 관련 상패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동작FM 활동을 지속하면서 양 국장은 모든 이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고 소중하다며 동작구민과 마을방송국 동작FM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 프로그램에서 노량진에서 있었던 '3월 1일 만세운동'에 대해 당시의 신문과 여러 사료를 하나하나 조사, 방송 프로그램에서 최초로 노량진 3.1 만세운동을 알렸던 일이다.

 

양 국장은 해당 방송으로 동작구청에서 노량진에서 만세운동이 있었던 1919년 3월 28일을 ‘노량진 만세운동의 날’로 지정한 기념비 적인 성과를 이뤘던 일을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로 꼽았다.

 

재정이 빠듯해 자주 운영난을 겪으면서도 8년 동안 국장직에 재직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가장 큰 원동력은 방송을 듣고 소감을 들려주거나 어떻게 하면 라디오 DJ가 될 수 있는지 물어오는 주민들이다.

 

이메일 혹은 카카오톡과 같은 SNS를 통해 "이런 방송이 있는지 몰랐다, 나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고 참여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며 문의해오는 사람들과 "동작구에 동작FM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전하는 작은 피드백 하나하나가 쌓여 동작FM이 방송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 된다.

 

양승렬 국장은 "이런 피드백들이 방송을 지속하게끔 만들어 주는 가장 큰 힘이 된다. 2년 후면 개국 1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기념행사를 동작구민들과 함께 개최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계속 동작FM을 운영하면서 동작구민들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미디어라는 존재가 누구나에게 친숙하게 느껴지고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을 전했다.

 

한편 주파수가 있는 공동체 라디오는 서울의 마포FM, 관악FM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총 305곳(2019년 기준)이 있다. 과거 참여정부 당시 정책적으로 도입돼 주파수도 할당하고 규모 있게 시작을 했지만 현재는 신규 설립 및 추가적인 지원 제도가 전무하다.

 

동작FM은 2012년부터 시작된 서울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따라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과 주민들을 위한 정책사업의 일환으로 도입됐으며 현재 수많은 마을 방송국들이 인터넷 기반의 팟캐스트 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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