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반대에도 자체적으로 추진..."입법적 보완 건의"

▲ 서울시가 다음달부터 무료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 '까치온'의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 (사진=서울시)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서울시가 시민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한 공공인터넷망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010년 29조 원이었던 연간 통신비 총액이 9년만인 지난해에는 36조 원으로 크게 늘고, 이에 따라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 역시 지난해 15만 1천 원으로 전체 소비 지출액의 5.1%를 차지하면서, 늘어나는 시민의 통신비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이다.

서울시는 26일 기자브리핑을 열고 포스트 코로자 시대를 대비해 누구나 데이터 요금 걱정 없이 기존보다 4배 빠른 속도의 공공 와이파이를 무료로 누릴 수 있도록 다음 달 1일부터 서울시 '까치온'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우선 성동구와 구로구를 시작으로, 11월 중순 은평구, 강서구, 도봉구까지 5개 자치구에서 순차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 서울시 무료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 '까치온'은 성동구와 구로구를 시작으로 은평구, 강서구, 도봉구 등 5개 자치구에서 시범적으로 우선 시행된다 (사진=서울시) © 팝콘뉴스


'까치온' 구축은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스마트서울 네트워크(S-NET) 추진계획'의 핵심이다.

오는 2022년까지 서울 전역에 총 5,964km의 자체 초고속 공공 자가 통신망을 설치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공공 와이파이 '까치온'(11,030대)와 공공 사물인터넷 망(1천 대)을 구축해 스마트도시 인프라를 완성한다는 내용이다.

'까치온(Kkachi On)'은 서울을 상징하는 새이자 길조로 알려진 '까치'와 와이파이가 켜진다는 '온(On)'을 결합해 만든 명칭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으로 대면한다는 '온(On)택트' 의미도 포함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에 구축하는 자가 통신망은 1Gbps 이상의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메트로 이더넷(Metro-Ethernet) 방식으로 24코어(core)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 통신망으로 구축해 초고속 데이터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빅데이터, AI, IoT, 보안, 3D 맵과 같은 4차 산업 신기술 구현을 위한 스마트시티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동통신사업자의 회선을 빌리지 않고 자가망을 활용해 통신비 절감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까치온'은 주요 도로와 전통시장, 공원, 하천, 산책로, 문화체육시설, 역사 주변 등 공공생활권 전역에 구축된다.

기존 공공 와이파이보다 속도는 4배 빠르고, 보안 역시 한층 강화된 최신 '와이파이 6' 장비가 도입된다.

이는 세계 최초로 와이파이 6 기술의 공공와이파이 상용화 사례로, 빠른 속도는 물론 동시 접속자 수 2.5배 확대, 이용 가능 면적 확장(반경 30m에서 70m), WPA3 기술을 적용한 보안 강화 등을 통해 기존 공공 와이파이 한계를 넘어 사용자 편의를 한층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우선 도입되는 5개 자치구에 총 1,150km의 자가 통신망(기존 818km, 추가 332km)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공 와이파이 AP(무선 송수신 장치)는 길 단위 생활인구 분포와 대중교통 현황분석을 토대로 1,780대 추가 설치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총 154억 6,9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 복지 시설 및 커뮤니티 시설 통한 정보격차 해소 추진

아울러 서울시는 공공생활권과 별도로 정보 취약계층이 많이 이용하는 복지시설이나 지역 커뮤니티 시설에도 실내형 공공 와이파이 설치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628개소에 1,826대 공공 와이파이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342개소를 선정해 11월 중순까지 최신 와이파이 6 장비 795대(1개소당 약 2.3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서울 전역 '까치온' 등 공공 인터넷망을 통합 관리할 '공공 와이파이 통합관리센터'를 조성해, 현재 기관별로 각각 운영되는 공공 와이파이 관리 체계를 일원화한다는 방침이다.

'공공 와이파이 통합관리센터'는 구축비와 운영비 절감을 위해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 있는 기존 스마트 서울 CCTV 안전센터 내에 조성된다.

인증과정 간편화 등 서비스 개선과 장애 민원 접수·처리, 품질관리 등 공공와이파이 통합관리와 함께 미래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통합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해 서울시는 "공공 와이파이 현장 점검 결과 민간 통신사가 개방한 와이파이 3대 중 1대는 정상 작동하지 않았고, 속도 역시 서울시 와이파이 절반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신사 위탁 방식의 기존 공공 와이파이는 체계적인 관리와 품질 개선이 되지 않아 장애가 다수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공공 와이파이에 대한 사용자의 전반적인 인식이 '속도가 느리고, 접속이 자주 끊기는 등 잘 안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어 왔다"고 덧붙였다.

또 서울시는 이번 공공 인터넷망 확충에 대해 "과거 산업화 시대 '도로망'이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것처럼, 국민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오늘날, 통신 서비스는 공공 필수재라는 측면에서 서울시가 스마트 도시 인프라 구축과 시민 통신 기본권을 함께 보장하기 위해 도시 전역에 '자가 통신망'을 촘촘하게 구축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초석을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시 무료 공공 와이파이 '까치온' 일반접속 안내 설명서 (사진=서울시) © 팝콘뉴스

■ 자가 통신망 활용 공공 사물 인터넷망 시범 서비스 실시

서울시는 자가 통신망을 활용한 공공 사물인터넷(IoT)망 시범 서비스도 내년부터 구로구와 서초구, 은평구 등 3개 자치구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공 사물 인터넷망과 센서를 활용해 안전, 미세먼지 등 시민 일상에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고, 이를 통해 수집한 도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민이 느낄 수 있도록 정책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우선 구로구에는 '맞춤형 스마트 보안등'을 확대한다. '스마트 보안등'은 움직임을 감지해 보안등이 켜지고, 꺼지는 것은 물론 고장 여부까지 실시간으로 관리 및 제어가 가능한 조명이다.

총 4천 개소에 맞춤형 스마트 보안등을 설치할 예정인데, 자가 통신망을 이용해 통신요금은 물론 에너지 요금 절감 효과 및 골목길 이면도로 쓰레기 투기, 범죄 예방 등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내다봤다.

서초구에는 'AI 기반 미세먼지 예·경보' 서비스가 도입된다.

IoT 센서가 미세먼지와 온도, 습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지역별 미세먼지 발생량과 향후 추이를 예측하는 한편, 결과를 챗봇 등을 통해 시민에게 알리는 서비스이다.

이밖에 은평구에는 '위험시설물 안전관리'가 도입 예정이다.

그동안 인력 문제 등으로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던 오래된 건축물 가운데 제3종 시설물로 지정된 노후 위험 건축물 50개 소에 센서를 부착하고 진동과 기울시, 온도 등을 체크해 안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1단계 5개 자치구의 시범사업 운영 및 성과평가를 통해 계획을 보완하고 관계기관 협의 등을 진행하여 나머지 20개 구에 대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오는 2022년에 S-Net과 까치온 서비스가 서울 전역에서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코로나 이후 사회 전반의 온라인‧비대면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통신은 삶의 단순한 도구에서 기본적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 공공재가 됐다"며 "서울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디지털 도시의 기반 인프라로 공공 자가 통신망을 통합 구축하고, 여기에 고성능 와이파이 6의 까치온을 설치해 서울시민의 통신기본권을 전면 보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서울 공공 인터넷망 확충...풀어야 할 과제는?

하지만 이 같은 서울시 계획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자가망으로 시민에게 와이파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제7조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제65조는 자가전기통신설비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설치 목적에 어긋나게 운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S-Net 사업을 통한 공공 통신 서비스 제공은 국가정보화기본법과 방송통신발전기본법상 국가와 지자체의 의무로 규정된 '통신격차 해소를 위한 시책'이라고 맞서고 있다.

특히 공공 와이파이는 영리 목적 사업 경영이 아니라 무료로 시민에게 제공하는 비영리 공공 서비스인 만큼 공공 인터넷망 확대가 통신사업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인터넷 서비스는 서울시 자가망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통신사업자망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자가망을 이용한 시민 통신서비스금지(전기통신사업법 제65조)에도 저촉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논란 해소를 위해 지난 9월 말 국회와 과기부에 입법적 보완을 건의했다고 밝히고, S-Net과 까치온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시 무료 공공 와이파이 '까치온' 보안 접속 안내 (사진=서울시) © 팝콘뉴스

한편 다음 달부터 시범 추진되는 '까치온' 서비스는 와이파이 설정에서 식별자(SSID) 'SEOUL', 'SEOUL_Secure)로 접속하면 된다.

보안 접속인 'SEOUL_Secore'로 접속하면 처음 1회만 설정하면 그 다음부터는 '까치온'이 설치된 어느 곳에서나 자동으로 접속된다.

다만, 시내버스 와이파이는 안정적인 데이터 이용을 위해 'PublicWiFi@Bus_Secure_(노선번호)'로 운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용자 위치에 따라 주변 버스의 와이파이 AP 신호가 겹치면 접속과 재접속이 반복되면서 데이터가 끊길 수 있어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별로의 식별자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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