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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임신 14주 이내 낙태 허용' 모자보건법 개정 추진...여성계는 '반발'

여성계 "낙태죄, 형법에서 완전 삭제해야"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0/10/07 [17:28]

정부, '임신 14주 이내 낙태 허용' 모자보건법 개정 추진...여성계는 '반발'

여성계 "낙태죄, 형법에서 완전 삭제해야"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0/10/07 [17:28]

▲ 지난해 4월 12일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 선고 내용에 관한 세부입장과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정부가 형법상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14주(약 6개월) 내에는 임신중단을 조건 없이 허용하는 형법 개정안 및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여성계는 낙태죄가 존재하는 것 자체라 문제라며 '낙태 허용 요건' 확대가 아닌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7일 기존 모자보건법의 '낙태 허용요건'을 헌법에 확대 편입하고 임신 여성의 출산 여부 결정 가능기간을 최대 임신 24주로 설정한다고 공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 여성과 시술 의료진을 처벌하는 현행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결정에 따른 것으로, 정부는 '낙태죄' 폐지 대신 '낙태 허용 요건 확대'를 택한 것이다.

 

기존 형법은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모자보건법 14조에 포함된 일부 경우(강간에 의한 임신, 인척 간 임신, 본인이나 배우자에게 신체 및 정신장애·전염성 질환 등이 있는 경우, 임신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해칠 경우)에 한해 임신 24주 이내 낙태만을 허용한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임신 초기인 14주차까지는 산모 동의가 확인되면 임신을 중지할 수 있고, 15~24주 이내에는 '사회·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낙태가 허용된다. 

 

사회적, 경제적 사유는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일정한 상담·숙려 기간을 거치면 입증되는 것으로 했다.

 

산부인과 의사의 '신념에 따른 의료행위 거부' 허용 조항도 담겼다. 단, 의료행위를 거부할 경우, 상담 기관 등에 반드시 인계하도록 했다.

 


"낙태죄 존치 위해 퇴행적 개정했다"... 여성계 강력 규탄


 

2018년 복지부의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합법적인 인공임신중단은 전체의 5%에 불과했다.

 

2005년 실태조사에서 인공임신중단 시기가 평균 6.4주, 12주 이하가 95.3%로 조사된 것으로 미루어 보면, 이번 개정안으로 임신중단을 결정한 여성 대부분이 낙태죄 처벌 범위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성계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임신중단을 국가가 여전히 '범죄'로 바라보는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반발하고 있다.

 

건강과대안, 노동당, 불꽃페미액션,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등 연합인 '모두를위한낙태죄공동행동(이하 모낙폐)'은 7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동행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개정안을 규탄했다.

 

모낙폐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여성에 대한 처벌을 유지하고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제약하여 건강권과 자기결정권, 사회적 권리 제반을 제약하는 기만적인 법"이라며 "'낙태죄'를 형법에서 완전히 삭제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모낙폐는 낙태의 '허용요건'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평등을 유지시킨다고 지적했다.

 

모낙폐는 "14주, 24주 등의 주수에 따른 제한 요건은 처벌 조항을 유지하기 위한 억지 기준"이며 여성의 건강권 등을 고려한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해서는 '어떤 시기에, 무엇을 보장할 것이냐'를 '언제부터, 어떻게 처벌할 것이냐' 보다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요건을 '사회·경제적 사유'로 대체한 것에 대해서도 "사유의 입증을 위해 여성들이 상담 기관과 의료기관을 전전해야 하는 요건만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또, 의사의 의료 행위 거부 허용이 환자의 건강권을 침해하며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조항을 유지한 것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모낙폐는 오는 8일 청와대 앞에서 '낙태죄 완전폐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편 정부의 '주 수에 따른 낙태죄 '일부' 비범죄화' 대체입법 준비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8일에도 여성계 원로 100인이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어 정부 개정안에 대한 비판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이날 여성계 원로 100인은 선언문을 통해 "호주제 폐지에 대해 격렬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며 "그 어떤 여성도 임신중지를 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도록 형법 제 27장 '낙태의 죄'는 반드시 삭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 내에서도 대체입법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입법예고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낙태죄 처벌이 아닌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대안입법이 마련돼야한다"며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는)개정안을 마련하였고, 국회차원에서...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조속히 발의하겠다"며 낙태죄 전면 폐지 개정안 발의를 예고했다.

 

다만, 복지부의 역시 쉽게 번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는 입법예고안 각 항이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헌재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4인의 ▲결정가능기간을 어떻게 정하고 결정가능기간의 종기를 언제까지로 할 것인지 ▲결정가능기간 중 일정한 시기까지는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대한 확인을 요구하지 않을 것인지▲사회적경제적 사유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 ▲상담요건이나 숙려기간 등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추가할 것인지 등 의견과 단순위헌 의견을 낸 3인의 ▲임신 제1삼분기(마지막 생리기간의 첫날부터 14주 무렵까지)에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의견 등을 바탕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전까지 대체입법을 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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