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1년 산업 전망 보고서 발표

▲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0년, 2021년 주요 산업 경기 싸이클. 분홍색 원이 2020년, 초록색 원이 2021년 추정치(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가 7일 '2021년 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 산업의 미래'를 진단했다.


2021년 IT 및 장비 제조업 중심으로 회복세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1년 산업 전망'을 통해 정부투자 확대와 주요국 봉쇄 완화 등의 영향으로 국내 주요산업 전반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우선 국내외 경제가 회복되면서 경기에 민감한 IT 제조업이 먼저 회복되고, 특히 비대면·디지털·저탄소 산업의 성장세가 돋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자동차·조선·철강 등 기존 주력 제조업은 생산량에서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 회복강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12개 산업 중 7개 산업의 경기 싸이클 올해보다 개선


연구소는 12개 분석 대상 산업 중 반도체(회복→안정), 휴대폰·자동차·조선·소매유통(둔화→회복), 철강·석유화학(침체→회복) 등 7개 산업의 경기 싸이클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2차전지·정보서비스(활황), 음식료(안정), 정유·건설(침체) 등 5개 산업의 경기 싸이클은 올해와 같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특히 본격적으로 성장 중인 이차전지 제조업과 정보서비스업, 그리고 비대면 수혜를 받고 있는 반도체 제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차전지 제조업은 국내 업체들이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 신규 자동차 업체 납품, 생산능력 증가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데 더해 전기차 배터리 보급 확대, 양호한 글로벌 시장 지위 등 외부 요인이 작동해 2021년 매출액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정보서비스업은 검색, 메신저 등 플랫폼 지배력을 바탕으로 커머스, 결제, 콘텐츠 등 타 사업으로 확장이 진행되고 있는 바, 앞으로도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플랫폼 산업 독과점 부작용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책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신석영 반도체 산업 담당 연구원은 "미중 갈등이 리스크 요인이지만 메모리(노트북 및 서버 수요)와 비메모리(파운드리 수요) 부문의 동반 수요 회복과 적절한 공급 조절로 국내 반도체 업체의 매출과 이익의 동반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유업은 공급 과잉과 복합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 하회 등이 계속되며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유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을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업 역시 정부 주도의 SOC 투자와 공급확대를 통해 수주실적은 개선되나, 2015년 이후 이어진 분양실적 부진으로 내년 매출액의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건설사의 경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주택 수요자의 대형 브랜드 선호와 공모 중심의 정부투자 등 대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계속된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정부투자 확대·자국 우선주의 확산·산업 생태계 변화 가속화 등에 주목해야


연구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정부투자 확대 ▲자국 우선주의 확산 ▲산업 생태계 변화 가속화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민간부문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증가한 정부의 경기 회복, 고용확대 부문 투자가 2021년에도 계속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판 뉴딜정책이 본격 시행되는 만큼, 4차산업 육성에 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주요국 경제가 위축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독자생존 경향이 각국의 자국산업 보호 노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수출입 제한, 리쇼어링, 외국인 투자 심사 강화 등 자국 우선주의 제도가 작동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면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보건위생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국제공조는 보다 긴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정책지원 등으로 기존에 나타나고 있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언택트·디지털·저탄소 친환경 경제로의 변화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 생태계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미중 패권전쟁으로 원재료 공급처, 제품 수요처 등 전·후방 공급망이 재조정된다는 분석이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산업분석팀장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산업 생태계 변화에서 뒤쳐질 경우 기업의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정유, 항운, 오프라인 유통과 전기차 전환 이슈가 있는 자동차 제조업 등의 경우 산업 재편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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