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피해 여성 74명, 미성년자 16명

텔레그램 n번방을 운영하면서 여성 성착취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 '박사' 조주빈 (사진=SBS 뉴스 화면 갈무리)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보연 기자)미성년자를 포함해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한 영상을 인터넷 메신저인 텔레그램에서 돈을 받고 퍼뜨린 이른바 'n번방 사건'에 대한 국민 분노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엄벌을 지시한 한편,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청원에는 24일 오전 10시 현재 250만 명 넘게 참여했고,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 공개를 요청하는 청원 글도 170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아울러 청와대 답변 요건을 충족한 청원자 20만 명이 넘는 n번방 관련 글만 5개가 올라올 정도로 이 사건에 대한 국민 관심과 분노는 식을 줄 모르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여성만 74명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그중 16명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가운데 SBS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주범인 '박사'의 신상을 공개했다.

SBS는 지난 23일 8시 뉴스를 통해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박사'는 인천시에 있는 한 전문대학을 졸업한 조주빈이라고 보도했다.

평범하고 조용한 성격의 대학생으로 알려진 피의자 조주빈은 글쓰기를 좋아해 학내 독후감 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했고, 학보사에서 활동하며 편집국장을 맡은 바 있다고 SBS는 전했다.

피의자 조주빈은 4학기 중 3학기 평균 학점이 4.0을 넘을 정도로 성적이 좋아 장학금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박사' 조주빈 (사진=인터넷갈무리). © 팝콘뉴스


경찰은 구속된 조주빈이 지난 2018년부터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텔레그램에서 총이나 마약을 판다며 허위광고 글을 올려 돈을 가로채는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텔레그램에서 문제의 ‘박사방’을 만들어 성 착취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는데, n번방의 창시자로 알려진 텔레그램 닉네임 ‘갓갓’의 채팅방을 보고, 이를 모방해 자신의 ‘박사방’을 만들었다고 조주빈은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그는 3단계로 나뉜 유료 대화방을 운영하며, 후원금 명목으로 일정액의 암호화폐를 받은 뒤 유료 회원을 입장 시켜 성 착취물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1단계는 20~25만 원, 2단계는 70만 원, 3단계는 150만 원 안팎의 가상화폐를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성 착취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회원들은 ‘직원’으로 호칭하며, 자금 세탁, 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 역할을 맡기고 피해자를 성폭행하라고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챙긴 범죄 수익은100억 원대로 경찰은 추산했는데, 집에서 발견된 현금 1억여 원을 제외하면 다른 방법을 통해 범죄 수익을 감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조주빈이 운영한 성 착취 채팅방에 참가한 유료회원들은 물론 영상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회원들까지 검거해, 처벌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23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아야 하며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시해,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둘러싼 대대적인 경찰 수사와 처벌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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