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적인 자세에서 투자 및 제작 등 적극적 소비문화로 변화

(팝콘뉴스=편슬기 기자)가수나 배우 등 특정 대상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불특정 다수의 이들을 가리켜 흔히 ‘팬덤’ 혹은 ‘팬클럽’이라고 지칭한다.

과거 팬들은 기획사에서 데뷔시킨 아이돌, 배우, 가수 등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데 그쳤으나 최근에는 스스로 아이돌과 가수를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들을 알리는데 앞장서는 형태로 팬질(팬 활동) 문화가 변화하면서 팬에서 더 나아간 ‘팬슈머’를 낳고 있다.


내 아이돌은 내 손으로 뽑는다!


▲ 팬슈머의 붐을 일으켰던 프로듀스 101(사진=MNET). © 팝콘뉴스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 데뷔를 위해 팬이 적극적으로 나서는팬질 문화 내지는팬들을 ‘팬슈머’라 일컫는다.

팬슈머가 처음 등장한 것은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 지망생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를 통해 투표하기 시작한 때부터로, 모 케이블 방송사에서 국내 최초로 방영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 시발점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 혹은 일반인 신분의 지망생들을 스타의 길에 올리기 위한 본격적인 팬슈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혹은 문자메시지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던 팬들은 이제 자신이 응원하는 지망생이 표를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아파트 엘리베이터, 지하철 역사, SNS 등을 통해 사비를 들여 이벤트를 열고, 투표를 독려한다.

고등학생 A양의 경우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응원하는 지망생의 사진, 이름과 함께 투표를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붙이기도 했다”며 “소중한 한 표 행사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작은 먹거리도 함께 준비했다”는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경제적인 능력이 뒷받침되는 성인 팬들의 경우 투표에 참여한 이들을 대상으로 경품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한다.

프로듀스 101에 출연한 연습생을 응원하는 일부 팬슈머들은 중국팬연합과 손을 잡고 대규모 이벤트를 개최, 싱가포르 2박3일 여행권과 맥북 에어, 아이패드 등 호화 경품을 내걸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투표 조작으로 아직까지 논란이 잠식되지 않아 팬들이 큰 상처를 받았으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팬슈머들의 활동은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원하는 상품에 직접 투자도


▲ 달빛천사 펀딩 구성품(사진=인터넷갈무리). ©팝콘뉴스

제조사가 만든 상품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구매했던 수동적인 소비문화에서 자신이 갖고 싶은 제품에 직접 자금을 투자하는 팬슈머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투니버스에서 인기리에 종영한 애니메이션 ‘달빛천사’에서 나오는 OST 음반 발매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이다.

당초 3천만 원을 목표로 시작했던 달빛천사 펀딩은 입소문을 타고 SNS에서 널리 알려지게 되며 애니메이션 달빛천사를 좋아하는 일명 ‘덕후(마니아)’들이 펀딩에 대거 참여, 최종적으로 26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모여 화제를 모았다.

처음 기획됐던 USB 앨범은 목표액의 7989%를 초과 달성한 덕에 CD와 애니메이션에 출연했던 성우들의 사인 엽서 등 상품의 추가 구성이 이뤄졌다.


해당 앨범을 구매하기 위해 펀딩에 참여, 실제 결제까지 마친 인원은 7만 714명으로 국내에서 이뤄진 크라우드 펀딩 중 가장 많은 인원을 기록했다.

달빛천사 크라우드 펀딩은 ‘갖고 싶은 제품’ 출시를 위해 투자 및 홍보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팬슈머’의 대표적 투자 사례로 남았다.

이 밖에도 무선이어폰,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웨어러블 기기 등 얼리어답터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제품들과 다이어리, 가죽 가방 등 남들과 다른 특별한 제품을 원하는 이들이 직접 펀딩에 참여해 적극적 소비문화를 구축해 나가는 중이다.

다만 펀딩의 경우, 말 그대로 ‘투자’ 개념이기에 결제가 완료된 경우 제품 자체에 큰 하자나 중대한 오류가 있지 않는 이상 단순 변심으로 인한 취소나 환불이 대부분 불가능한 점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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