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여성 관객들 사로잡았나, ‘82년생 김지영’

여성들의 공감사며 순익분기점 넘어

편슬기 기자 | 입력 : 2019/10/31 [16:35]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화제의 베스트셀러,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지난 24일 개봉했다.

 

출간 2년 1개월 만에 누적 판매 부수 100만 부를 돌파, 일본에 출간돼 3개월 만에 13만 부 판매고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1위로 등극한데 이어 중국과 타이완에서도 출간돼 양국에서 모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동아시아 여성 독자들은 각기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음에도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이것은 우리의 이야기”라 입을 모아 말한다.

 

그만큼 82년생 김지영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담한 문체로,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평범한 영상으로 표현했다.

 


쳇바퀴 위를 달리듯 매일 반복되는 삶


▲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 김지영(사진=네이버영화).     © 팝콘뉴스

 

서른네 살의 김지영은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어질러진 아이의 방을 정리하고, 거실을 청소하다 칭얼거리는 아이에게 밥을 먹인다.

 

설거지를 하고, 빨래 후 젖은 옷들을 널고, 마른 수건과 옷들을 개고 차곡차곡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베란다 너머 풍경들은 뉘엿뉘엿 저무는 저녁노을의 주황빛으로 물들어간다.

 

그는 멍한 표정으로 베란다 밖으로 향해 그 풍경들을 응시한다.

 

엊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변함없는 모습의 풍경은 인간 김지영의 존재를 하루하루 희미하게 지워나간다.

 

미국이 가고 싶었던 초등학생 김지영, 원하던 직장에 합격해 눈물을 터트렸던 대학생 김지영, 회사를 다니며 치열하게 삶의 전선을 오갔던 직장인 김지영도 이젠 모두 빛바랜 과거에 지나지 않는다.

 

거울 앞에 서있는 건 목 늘어난 티셔츠에 푸석푸석한 피부, 빗지 않아 잔뜩 뻗친 머리, 다크서클로 퀭한 초라한 모습의 자신뿐.

 

자신이 내려놓은 것들이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 많은 엄마들이 깊은 수렁과도 같은 우울증의 늪에 빠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극중에서 주인공 김지영은 육아 우울증으로 인한 독특한 정신병을 앓고 있는데,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순간 마치 귀신에 빙의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인격으로 말하고 행동한다.

 

이러한 증상은 오래가지 않지만 순간순간 튀어나와 가까운 주변인들을 걱정시키고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인 동시에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역경으로 작용한다.

 


여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 집안일을 끝내고 잠시 쉬기 위해 베란다로 나온 김지영(사진=네이버영화).     © 팝콘뉴스


극중에서 김지영은 결코 엄마 역할에만 편중돼 나오지 않아 전 세대의 여성들이 영화를 보며 공감할 수 있었다.

 

여자는 조신해야 한다며 다그치던 할머니, 밤길을 따라오던 낯선 발걸음, 그저 시집이나 잘 가라며 윽박지르던 아버지, 커피를 타고 설거지를 도맡았던 첫 직장까지 김지영의 일대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김지영이 겪은 일들에 대해 공감했는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그들이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티슈를 든 손을 멈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선 82년생 김지영을 두고 남성 및 여성들의 반응이 정반대로 엇갈리고 있다.

 

공감을 표시하는 여성 관객들도 많지만 모든 것을 차별로 생각한다면 너무 우울한 일이라며 무거운 짐도 들어주고, 문도 열어주고 남자직원들이 잘 대해주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감상평을 남긴 김나정 아나운서의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울러 많은 남성들이 “공감이 하나도 안 된다”, “82년생이 아니라 82톤 김지영 아님?”, “85년생 김지훈은 없나요?”라며 영화 자체에 대한 불만을 공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는데, 말마따나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을 공감하기란 다소 어려운 일이라 안타까울 다름이다.

 

한편 주인공으로 배우 정유미와 공유를 내세워 호화캐스팅으로도 불렸던 82년생 김지영은 평점테러, 페미니즘 논란 등 개봉 전부터 많은 이슈를 낳았지만 30일 관객수 160만 명을 넘어서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해 흥행세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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