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 서비스, ‘허와 실’…리스크는 전부 ‘고객 부담’

관련 업체들, 개인의 범죄 이력 조회하기란 쉽지 않아

편슬기 기자 | 입력 : 2019/10/28 [10:28]

▲플랫폼 업체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강력 범죄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나 관련 법령이 마련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플랫폼 업체 규모는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사전에 일어날 수 있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최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자와 서비스의 이용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해주는 중개 업체가 활황으로 택시와 승객, 게스트 하우스ㆍ민박 등의 숙박업체와 투숙객, 자영업자와 배달업자, 차량과 운전자 등 중개 서비스 적용 업종이 점차 증가하면서 업체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중간 플랫폼 시장은 점차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국내 배달 음식 시장 규모는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2018년 15조 원대에서 올해 20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이동 중개시장도 한 해 8조 원, 전동 킥보드, 전기자전거 등을 공유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은 오는 2020년 6천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장 규모와 확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소비자원에 플랫폼 및 대행업과 관련된 구분 코드가 마련돼 있지 않아 제대로 된 피해 규모 파악도 어려운 현실이다.

 

그나마 한국소비자원의 ‘배달 앱 관련 소비자 상담 현황’을 살펴보면, 상담건수는 2015년 78건에서 2016년 108건, 2017년 135건에서 지난해 181건까지 증가했으며 올해는 8월까지 188건의 상담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지난달 11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8월 소비자 빅데이터 트렌드 보도’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배달대행 서비스 관련 문의 등의 상담이 1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관련 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상승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만큼 플랫폼 업체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 또한 존재하기 마련인데, 대표적인 예가 플랫폼을 통해 연결된 서비스 제공자와 구매자 사이에 서비스 품질이나 범죄사고가 발생했을 때다.

 

플랫폼 업체를 통해 연결 받은 택시 기사가 불친절했다거나, 투숙하로 했던 숙소가 소개된 사진과 같지 않은 사례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대부분 플랫폼 업체에 문의를 남겨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단순 서비스 품질 문제가 아닌 고객이 강력 범죄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를 보상받기가 어렵다.

 

실제 이러한 일들로 어려움을 겪은 고객들의 사례가 적지 않다.

 

얼마 전 주부 A씨는 성범죄자알림e 우편을 통해 본 성범죄자가 배달 대행업에 종사하는 모습을 보고 배달대행업체에 항의했지만 업체 사장 B씨는 되려 “성범죄자가 이 일을 하면 안 된다는 법이 없다, 그 사람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며 오히려 A씨를 영업방해로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동차량 중개 서비스 타다는 얼마전 여성 고객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 기사들끼리 단체 채팅방에서 불법으로 공유하다 논란이 일으켰고 카카오 택시와 카카오 대리기사의 경우 기사가 여성 고객의 연락처를 알아내 사적으로 연락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과 관련된 해당 업체들은 개선을 요구해도 공통적으로 돌아오는 답변은 “고객과 기사를 연결해주는 중개 업체이기에 기사에게 적극적인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공허하게 되돌아 온다. 

 

플랫폼 업체와 정식적인 근로 계약을 맺고 정직원으로 일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플랫폼 업체는 서비스 제공자에 ‘서비스 중지’ 혹은 ‘계약 해지’ 이외의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없을뿐더러 기본적인 신상정보 이외에 범죄이력 등을 조회할 수가 없다.

 

따라서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본인이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조차 항시 신변의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달 대행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기사의 불친절한 태도에 클레임을 넣고 싶어도 이미 기사가 고객의 집주소와 얼굴을 알고 있어 자칫 범죄의 대상이 될까 “무서워서 배달 시켜 먹겠나요”, “요새는 가게에 주문 해두고 귀찮아도 굳이 받으러 간다”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플랫폼 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계약을 맺은 개인의 범죄 이력을 조회할 수 없어서 답답한 것은 플랫폼 업체도 마찬가지”라며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가 직접 대면하게 되는 만큼 플랫폼 업체들이 범죄 이력 등을 조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사전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동국대학교 김상겸 법학교수는 “국가 공무원 등 공적 신분으로 근무하는 이들의 경우 신분 조회가 필요하나 개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과 같은 민간 기업에 이를 강제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범죄 예방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성이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해 민간기업이 개인의 범죄 이력 등을 요구, 취업을 강제하는 법안을 마련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이라며 민간기업의 범죄 이력 조회와 관련된 법적 제도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보였다.

 

플랫폼 시스템이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관련 법안 혹은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추진되지 않는다면 고객들이 리스크를 전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은 악순환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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