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칼럼] 절대선과 절대악도 아닌 검찰개혁

문재인 정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나

김영도 기자 | 입력 : 2019/09/27 [14:24]

▲ 김영도 편집국장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영도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정국 속에 국론마저 분열되는 양상이다.

 

민주사회의 ‘협치’라는 기본정신은 아예 사라지고 진영논리에 따른 절대선과 절대악만이 남아 충돌하는 모양새로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쯤되면 국민 절반 이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국 장관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속내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한 거센 저항과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전혀 예상을 못 했다면,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대통령으로서 주권자인 국민들 앞에 무책임하고 오만한 처사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집권 3년차에, 그것도 내년 총선을 코앞에 두고 무소불위의 검찰이라는 오명을 수술하겠다며 비리 의혹으로 검찰수사 대상이 된 조국 장관을 칼잡이로 앉혀 놓은 문재인 정부가 그려 놓고 있는 정략적 밑그림은 무엇일까.

 

일단 결과적으로 보면 사법정의라는 절대선으로 정당성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거리를 유발해 경제, 외교, 안보 등 부진한 국정운영에 대한 시선을 단번에 돌릴 수 있는 카드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조국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이를 쫓는 언론의 조명은 정량으로 측정하면,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ㆍ정유라 때와 견주기에 무리일 수 있으나 개인을 넘어 인격적인 가해로 비쳐질 만큼 처절해 보인다.

 

이 같은 결과가 문재인 대통령 선택이었는지, 조국 장관의 자발적 의지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최소한 자신의 수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인색하다는 것과,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시사한다는 점이다.

 

단편적인 예로, 올초 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의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 언론사 기자가 물었다.

 

기자는 “대통령과 다른 생각을 하는 인물, 당적이 다르거나 민간에서 더 솔직한 이야기를 고언할 수 있는 분들을 경제 분야에 중용할 생각이 있는냐?”고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질문(의) 뜻을 모르겠다”며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토론으로 결정됐는데도 그와 다른 개인적인 생각을 주장하는 분이라면 원팀으로서 활동하기는 어려우며, 탕평이라든지 이런 것과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코드 인사를 강조했다.

 

다원화된 민주사회에서 다양하고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정책을 검증하고, 결정하기보다는 우리만 할 수 있다는 한쪽으로 편향된 불균형적인 시각이 도드라진 것을 엿볼 수 있다.

 

조국 장관을 둘러싼 자녀 입시 의혹과 사모펀드 조성과 운영에 대한 의혹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은 각각 다를 수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자본시장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지만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부의 격차가 아닌 본질적 차이를 안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동네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하는 사람과, 강남 유명 헤어숍에서 관리를 받는 사람이 지불하는 이용료에 대한 인식이다.

 

어느 누구에게는 값비싼 이용료일 수 있고, 또 다른 누구에게는 일상적인 이용료로 받아들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자녀 입시 문제 역시 금수저 가정에서 자녀의 고액 과외와 사회적 인지도를 활용한 스펙 쌓기는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흙수저 가정에서는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연하자면,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학적인 문제에 대한 인지능력과 공감능력이 생활 수준에 따라 문화적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인데, 정책 입안자의 생활 수준이나 국민들과의 눈높이가 다르면 국민적 공감 능력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누구나 출발선이 다르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우리 사회가 개개인의 핸디캡을 공정하고 균등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가이드를 누가 만들고 제시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가치판단 기준도 다 같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절대선이나 절대악에 대한 규정이 어느 개인의 정치적 소신과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면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원칙과 기준이자 사회적 정의인 헌정 질서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결국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혼돈의 세상에 갇히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개혁이라는 명분 역시 지금까지 역대 정부들이 줄곧 써먹어 온 전시성 행정의 표상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을 통해 검찰공직자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검찰을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빈대 한 마리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어리석은 일은 결단코 자초해서는 안 될 일이다.

 

조직 개혁이 세상을 새롭게 바꾸는 절대선도 아닐 뿐더러, 친정부 성향의 인사들로 내정해 사법체계를 편향되게 흔들면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헌정질서가 파괴되고, 역대 정부들이 실패해 온 과오를 또다시 답습하는 결과로 이어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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