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은 다르게 같은 것은 같게



(팝콘뉴스=김영도 기자)“진정한 양성평등은 다른 것은 다르게, 같은 것은 같게 취급하는 게 진정한 양성평등이라고 보거든요”


공권력은 남녀 구분 없어야


▲ 양성평등운동 여성연대 도시락 강지연 홍보팀장 © 팝콘뉴스

양성평등운동 여성연대 도시락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지연 홍보팀장의 말이다.

양성평등운동 여성연대 도시락은 지난달 31일 대림동 여경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이 여경의 체력검정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여경 체력 검정 기준은 여성에 대한 모든 모욕이다’라는 제하의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에서 대림동 공무집행 방해사건 관련 경찰청이 여경 체력 검정절차를 보완키로 결정한 것을 여성의 이름으로 환영하며 ‘무릎을 대고’ 팔굽혀펴기 1분에 11회 이상을 비롯, 현재의 여성경찰 체력 검정 기준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힘든 성차별적 기준이라고 규정했다.

이보다 앞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27일 ‘대림동 공무집행방해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의 여경 체력검정절차 보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표한 성명에 대해 직접적으로 유감을 표하고 나선 것이다.

강지연 팀장은 “경찰은 시민을 지키는 공권력으로 남녀 구분이 없어야 한다고 봐요. 예를 들어 맞춤법만 틀리지 않으면 여성작가로 인정해 준다고 한다면 이건 여성작가에 대한 모독이 아닌가요? 여자가 무슨 장애인도 아닌데 말이죠”라고 말한다.

또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개념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개념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성을 위한 개념은 아니며, 특히 열심히 노력하는 여성을 위한 개념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피해자의 눈물이 증거라는 범죄는 없다


양성평등운동 여성연대 도시락은 공부 모임으로 출발했지만 강남역 살인사건, 이수역 사태 등을 보면서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형태의 페미니스트 운동을 규명하는 단체로 발전했다.

현재 도시락 회원들은 학생, 회사원, 공무원, 자영업 등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돼 있고, 남성 회원들도 우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그림자 회원들까지 더해 50여 명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강지연 팀장은 “저 역시 직장인으로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얼굴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감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제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주는 차원에서 이 일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성평등운동 여성연대 도시락이 공개 모임으로 전환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김포시 시의회 유승현 전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배우자를 살해한 사건에 대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침묵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공분을 가지면서다.

자유한국당에서 여혐 발언이 나오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의 배우자 살인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정부가 말하는 페미니즘은 여성을 위한 페미니즘이 아닌 정치활동이라는 것을 알면서 공개 모임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특히 양성평등운동 여성연대 도시락은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는 젠더 문제에 있어 사법부가 성인지 감수성을 앞세워 무죄추정의 원칙을 배제하면서 대한민국 남성이 잠재적 성범죄자로 전락하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 팀장은 “안티페미 운동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사법부의 무죄추정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서 찾을 수 있다”면서 “피해자는 항상 자기 입장에서 억울하기 마련인데 JTBC에서 피해자의 눈물이 증거라며 사실상 사법부를 압박한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미투 운동은 성범죄에 안일했던 대한민국 남성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지만, 의외로 한순간 성범죄자로 전락해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수 있는 심각성도 동반됐다.

무심코 던진 말이나 무심코 닿은 신체 접촉으로 성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남성들에게 일깨워주며 남성 스스로 ‘펜스 룰’이라는 자기방어적인 규율도 등장했다.

강지연 팀장은 “여성에게 예쁘다고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가 여성 혐오 대상자가 되거나 잠재적 범죄자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데, 결국 이 문제는 남성이 아닌 여성이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공정성 잃은 시스템


▲ 양성평등운동 여성연대 도시락 강지연 홍보팀장 © 팝콘뉴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청년여성고용의무할당제와 관련해서는 최대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지연 팀장은 “남성과 여성을 편 갈라서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은 엘리트 여성들로, 일자리가 대부분 임원급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결코 일반 사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2030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업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일자리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청년들의 고용 형태가 더 힘든지, 아니면 지금 40, 50이 되어 직장에서 퇴직한 분들의 고용상황이 더 심각한지 면밀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여성청년고용의무할당제는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어떤 이유로 특혜를 주고 우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사회 정신에 위배된다는 주장으로, 여성이든 청년이든 공정하게 채용하고 고용하도록 하는 것이 페미니즘의 이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 팀장은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 기준은 여성의 사회참여도에 비례한다”면서 “대기업들의 여성임원 비율이 많지 않지만 5년 뒤, 10년만 지나면 여성임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30% 이상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전업주부로 가사와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현상이 많아 직장에 남은 여성들 비율이 적어 여성임원도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최근에는 결혼 후에도 일하는 여성들이 많아 여성임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강 팀장은 “앞으로 여성임원들이 늘어날 수 있는데 굳이 토대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할당제라는 것을 강제하는 것은 훗날 여성들에게 족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폭탄을 던지는 심정


양성평등운동 여성연대 도시락에는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해 훙커우공원에서 일본군에게 폭탄을 던진 것처럼, 왜곡된 페미니즘 운동에 폭탄을 던지는 심정으로 단체명을 지었다고 한다.

강지연 팀장은 “도시락은 페미니즘이라는 주류 이데올로기에 윤봉길 의사처럼 도시락 폭탄을 던지는 심정으로 모인 여성들”이라며 “지금 페미니즘 운동은 정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을 우리의 관계 중심으로 각자의 몫을 다해 풀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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