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범죄 방지 입법공청회 실효성 의문 남겨

이해 당사자 배제된 자리…“누구를 위한 토론이었나?”

편슬기 기자 | 입력 : 2019/06/05 [18:01]

▲ 5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정신질환범죄 방지를 위한 입법공청회가 열렸지만 직접적인 이해당사자 없이 개최돼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만 남겼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자유한국당 김재경 국회의원이 개최한 ‘정신질환범죄 방지와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입법공청회’가 정작 당사자들은 배제된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샀다.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5일 개최된 해당 정신질환범죄 방지 입법공청회에는 김재경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부기관, 정책연구위원, 의학계 관계자 등이 모여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조현병 범죄를 포함한 정신질환범죄 방지 및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하지만 공청회를 마치고 열린 질의응답 시간에 한 참관객으로부터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드리지만 당사자 참여를 통해 의견 조율이 이뤄진다면 신뢰성과 타당성이 보장돼서 좋을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또 토론이 진행되는 도중 ‘환자들을 가둬 둔다’는 표현이 반복 사용된 것과 관련해, “요즘 자한당이 막말로 논란이 많아서 짜증이 나게 하는데 가족을 가둔다고 하면 어느 누가 기분이 좋겠느냐”며 “법을 만드는 분인 만큼 표현에 좀 더 신경 써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관객의 지적대로 이날 토론 패널로 참여한 이들 중에 장애인들의 입장을 대변할 단체나 개인의 참여는 찾아볼 수 없었고 그나마 참관객 중 두세 명 정도가 장애인 단체 관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청회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의 의사결정과정에 국민을 참여시킴으로써 민주주의 요청에 부응하는 제도라고 정의돼 있다.

 

청문과 유사하나 국민의 여론과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로 금일 진행된 공청회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정신질환에 의한 중범죄 예방 및 방지를 위해 마련된 만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혹은 이들을 대변하는 단체의 부재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이번 공청회와 관련해 사단법인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관계자는 “만약 (연락이) 왔다면 회장님을 통해 참여 연락이 왔을 수도 있겠지만 저희 사무국을 통해 참여 의사를 묻는 연락은 일절 없었다”고 답했다.

 

김재경 의원실은 “지난 5월 9일 진주에서 직접 정신질환 피해자 등 의견을 받는 자리를 만들었으며 그날 있었던 의견을 종합한 뒤 오늘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따로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진주에서 열린 토론회 패널로 정신질환 관계자들이 참여한 것이 아닌 일반 참관객으로 참여해 질의응답만 의견을 주고 받아 입법 공청회의 의미를 무색케 했다.

 

이날 입법공청회 자리에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지난 4월 전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린 방화ㆍ살인사건을 언급하며 정신질환자의 범죄 예방을 위한 지역사회 내에서의 관리ㆍ감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법무사법개혁연구실 안성훈 연구위원은 “2017년 범죄백서에 따르면 정신장애 범죄자는 초범(14.7%)보다 9범 이상(17.1%)의 비중에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최근 5년간 이러한 증가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정신질환 범죄 재발은 지속적인 치료 부재로 인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신장애 범죄자와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단계에서의 철저한 범죄 예방활동과 보호관찰단계에서의 지도 및 감독, 사회복귀 지원의 강화, 각 기관의 유기적이고 효과적인 연계 및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안성훈 연구위원이 토론회에 앞서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특히, 안 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에서 정신장애 범죄자들은 범죄자이기 이전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선행연구에 의하면 퇴원 후 정기적인 투약이 재범방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 형사사법과 정신보건의료라는 이질적인 두 분야의 처우가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결합될 때 효율적인 치료 및 보호ㆍ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 윤웅장 과장도 “정신질환자의 경우 자신이 환자이고 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좋아진다는 인식을 갖고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범 방지를 위한 보호관찰 기간이 최초 3년, 연장의 경우 또한 3년인데 연장시 기간을 최초 기간과 동일하게 3년으로 적용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의 김성규 교수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피보호관찰자의 인권에 초점을 맞춰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연장되는 보호관찰의 경우 일률적으로 3년을 부과하는 것이 아닌 피보호관찰자의 상태나 치료의 정도 등에 따라 선별해 보호관찰을 부과하고 정도가 약한 경우에는 6개월이나 1년, 그보다 중한 경우에는 2년, 가장 중한 경우는 3년을 부과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아울러 현행법에서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를 요건으로 정신질환자의 입원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정신질환자 보호를 위해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제도를 악용해 부양의무를 회피하거나 재산 탈취,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권준수 이사장은 “행정입원에서 사법입원으로, 보호자책임제에서 국가책임제로의 발전적 전환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권 이사장은 “희생으로 강요된 보호자와 의사의 책임을 대신할 사법적 권한의 개입이 필요하다”며 “응당 국가가 나서야 하는 문제, 보건복지부 단족이 아닌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등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다”라며 국가 차원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인식의 개선으로 사법 입원제도가 도입돼 모든 국민이 건강해지는 미래가 가까이 오길 소망한다”며 정신질환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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