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과 확장의 기로에서 진화한 M&A…정부 규제에 다각화 모색

▲ 정부의 각종 규제에 좌우돼 M&A의 성패를 가른 사례들이 많다(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최한민 기자) 기업 발전의 길목에는 늘 규제라는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볼륨을 키우려는기업 특성상 더딘규제 개선 속도에타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포토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도 좋은 사례이다.

공격적인 M&A를 통해 한계를 극복한 카카오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인수합병으로 사업을 확장한 결과 7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공룡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일부 계열사 적자에도 과도한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M&A 성격상 명암이 교차하지만 기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경영 방안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책이 M&A를 부른다


정부 정책 결정이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지난 한 해 정부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한 방안을 놓고 이에 대한 실마리를 풀지 못했지만 기업들에는 본색을 드러내는 좋은 계기가 됐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방송법을 근거로 케이블TV를 비롯해 위성방송이나 IPTV 사업자 등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동안 업계는 이 같은 가입자 수 제한으로 시장 장악을 위한 M&A를 시도할 수 없었기 때문에 KT에 이어 2, 3위 기업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정부의 논의에 오히려 눈을 돌려 사업의 고삐를 당겼다.

SK텔레콤은 지난달 티브로드 인수와 관련한 논의를 끝내고 승인 절차만 남겨두고 있으며,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위해 관계부처 심사를 받고 있는 등 유료방송 송출사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M&A가 최종 성사된다면 SK브로드밴드는 23.92%, LG유플러스는 24.54%에 오르게 돼 KT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현재 시장 점유율 31.07%를 확보하고 있는 KT는 합산규제가 폐지되면 유료방송시장에서 더 이상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확장은 불가능하게 되지만 오락가락한 정책 결정과 계속된 국회 파행으로, 이들의 인수 성사 여부는 기약 없는 기다림에 놓여 있다.


건설업계도 예외 없어


집이 곧 현금자산으로 인식되는 부동산 공화국은 복잡 다양한 규제로 인해 건설사들의희비가 교차된다.

투기를 잡기 위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라 경기 침체가 이어졌을 때 어김없이 건설업계에도 한파가 찾아왔고, 건설업계는 살아남기 위해 사업 다변화에 눈을 돌렸다.

1990년 이전까지 건설분야에 집중해 오던 대우건설은 1990년대초 부동산 급락과 때를 맞춰 석유나 가스 등 해외 고부가가치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M&A를 통해 해외플랜트사업체 나이지리아 셸 석유개발회사와의 3억4천만 달러 규모 가스플랜트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또 지난 2001년에는 해외 수주 호조에 대우그룹 해체로 인한 부채비율을 300% 이상 끌어내리는 등 고효율의 전략 성공을 맛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동안 규제 중심의 발표된 부동산 대책만 15개에 육박하면서 건설경기 악화는 빠르게 찾아왔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9% 감소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KCC도 건설의 부진 속에서 실리콘 분야 인수를 돌파구로 삼았다.

KCC는 지난 9일 세계 3위 글로벌 실리콘업체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세계 실리콘시장의 새로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급부상했고, 다른 중견 건설사들도 다양한 신사업 전개를 위해 인수합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미건설은 최근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ㆍ정보통신기술) 유망 기업을 꾸준히 투자하면서 부동산 분야와의 시너지를 노리거나 온라인 상거래 수요가 급증한 것에 기인해 사모펀드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과 경기도 이천시와 용인시에 첨단물류센터 건설에 투자하는 등 규제에 맞서는 모습이다.

※특별기획M&A는 진화한다-④ 적대적 M&A, 과연 독일까. 5월 31일자에 게재됩니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