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중재는 커녕 약관 매크로…제한적 대응으로 양해만 남발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고 있는 중개 플랫폼 서비스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자에게 피해를 입어도 3자간 분쟁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어 서비스 이용자의 불편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르는 곳에 내리라는 대리기사, 이게 말이 되나요?’란 제목의 글이 지난 25일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처가에서 저녁을 먹고 경기도 광주시 장지동에 위치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카카오 대리를 불렀다”며 지난 16일 저녁에 경험했던 불쾌한 기억을 되살렸다.

그는 카카오가 유명 브랜드 회사이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이용하고 있어 평소대로 경기도 광주시 장지동으로 주소를 지정하고 카카오 대리기사를 불렀으나 대리기사가 서울 송파구 장지동으로 주소를 착각해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로에 들어서 차를 돌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것이다.

대리기사는 “전 광주 장지동은 갈 수 없으니 여기 IC 앞에 대리기사 잘 잡히는 곳에 내려드리겠다”고 말했고 A씨와 A씨의 아내는 “지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냐, 목적지까지 가주시든지 아니면 저희를 태운 곳에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 회사의 과실이 없는 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카카오 T 대리 이용약관 내용(사진=인터넷갈무리). © 팝콘뉴스

하지만 대리기사는 차를 고속도로 휴게소에 세웠고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 A씨는 카카오 드라이버 고객센터에 연락했다.

상담원은 “카카오 대리는 고객과 대리기사를 중개해 주는 업체이므로 그 이외에 사항은 정해진 규정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별다른 해결책 제시 없이 “같은 상담 내용만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 상담을 종료하겠다”는 말과 함께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었다고 한다.

때마침 경찰이 도착해 겨우 하남까지 이동해 다시 다른 대리기사를 불러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1시 56분이었다.

이후 A씨는 카카오 대리 이용약관을 살펴봤으며 9번과 10번 조항에 회사는 회원 서비스 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A씨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카카오 대리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카카오 대리 및 택시 등 카카오가 제공하고 있는 중개 서비스에서 발생한 문제가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29일에는 카카오 대리기사가 여성 고객에게 “데이트하자”며 성희롱을 한 사건이 있었으며, 당시에도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대리는 기사와 고객을 중간에서 연결시켜 주는 플랫폼 성향의 회사라 기사에게 적극적으로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또 카카오가 중개업체 특성상 고용하지 않은 대리기사의 개인 정보를 요청할 수 없는 입장과, 이용 약관에서의 ‘회원과 제3자 간의 분쟁을 포함해 범죄 및 불법행위 등에 대해서 회사의 과실이 없는 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라고 명시해 놓았다.

더욱이 20%에 달하는 고가의 중개 수수료로취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카카오 모빌리티에 고객들이믿고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선다.

카카오 모빌리티 관계자는 “보통 이런 이슈가 발생할 때 저희가 중개 업체라 관여를 할 수가 없다. 플랫폼 사업자이기 때문에 제약이 많지만 피해 고객에게 서비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 드리고 있으며,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은 양해를 구하고 안내를 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희가 책임을 회피한다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니며, 현행 체제 안에서 고객분들을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에는 최선을 다해 최대한 도와드리고 있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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