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칼럼] 기레기와 제왕적 대통령의 민낯

김영도 기자 | 입력 : 2019/05/10 [15:22]

▲ 김영도 편집국장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영도 기자) 뉴스 댓글에 ‘기레기’라는 용어를 볼 때마다 얼굴이 따끔거린다. 

 

기자로서 사회적 공공성을 따지는 기사를 작성할 경우 기사 내용에 오류는 없는지, 빠뜨린 것은 없는지, 공정성 있게 균형미에 맞추어 기사를 작성했는지 등등 꼼꼼히 점검해 보게 된다. 

 

그런데도 ‘기레기’라는 용어를 마주할 때마다 마치 범죄자가 경찰을 보면 뒷걸음을 치는 것처럼 당장의 범죄를 짓지 않았어도 불편한 구석을 감추기 어렵다. 

 

취재기자의 직업적 윤리관에 비춰볼 때 취재의 성역이나 대상의 제한은 없다.

 

취재 대상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악질 범죄자이고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도 높고 낮음의 구분 없이 그들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취재 대상의 궁금했던 속내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취재기자의 본분이다. 

 

뉴스보도는 취재를 통해 얻어진 내용을 훼손하지 않고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언어로 교정하고 가공하는 과정을 갖는다. 

 

정보를 전달받는 입장에서 뉴스 보도를 통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불편한 진실로 마뜩지 않은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인터뷰 형식의 KBS 특집대담이 공중파를 타고 송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사회자 송현정 기자가 일 대 일로 대담하며 주요 정책 이슈들을 하나씩 풀어갔다. 

 

인터뷰 질문은 대체로 평이했지만 때때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날선 질문도 던져졌다. 

 

일부 시청자들이 마뜩잖게 여겼던 부분은, 사회자가 질문을 던지고 문 대통령이 대답하는 중간에 말을 끊거나 자유한국당에서 독재자라고 비판하는데 어떤 느낌이었냐는 질문이었다.

 

이 같은 인터뷰 질문과 진행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국민청원에 관련 글을 올리면서 해당 기자와 KBS에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는 기자라면 의당 질문할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들이었고, 보도 분량이 제한된 탓에 핵심만 따고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는 것이 통상적 인터뷰 과정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인터뷰 내용과 과정을 두고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과 다르다고 해 쓰레기로 매도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획일화된 사고를 고집하는 반민주적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참기름을 바른 듯 정해진 각본대로 꾸며진 인터뷰보다는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리얼리티가 인터뷰 대상자의 진면목을 읽게 만든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제왕적 권위를 벗어나 일 대 일 대담 형식의 인터뷰에 응한 것이라 본다.

 

인터뷰 대상자가 대통령이기에 품위와 격식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질문의 요지가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과 맞지 않다고 매도하고 배척하는 것은 그 집단의 수준을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과거 박근혜 지지자들이 그랬듯이 과유불급의 똑같은 실수를 복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혹자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아무런 말도 못 하더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니 말들이 많다며 너희들도 기자냐고 따진다.

 

이는 과거 관행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다시 과거처럼 입 다물고 있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 원수로서, 예우는 마땅하지만 인터뷰의 주요 의제는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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