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 ② 벼랑 끝에 내몰린 사회복지사의 안전장치는?

사회복지사 인권보호 들쑥날쑥…정부ㆍ지자체 소극적 대처

편슬기 기자 | 입력 : 2019/05/07 [17:29]

▲ 지난해 아동복지 정상화를 위해 침묵시위에 나선 사회복지사들(사진=뉴시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낮은 곳에서 기꺼이 궂은일을 도맡는 사회복지사들.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받는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복지사업법이 있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인 사회복지사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역시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던 사회복지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위험에 이어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장치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법과 제도? 실효성 없는 ‘빛 좋은 개살구’


현직 사회복지사 A씨는 “사회복지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이들은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자 스스로 직업을 택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런 만큼 책임감과 봉사정신이 매우 투철한 편”이라 말했다.

 

직업의 특성상 직업 만족도도 타 직종에 비해 높은 편이며 다른 직군으로의 이직도 적은 것이 바로 사회복지사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면서 처지를 비관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꾸준히 발생되면서 실질적으로 사회복지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임용된 지 겨우 두 달이 되지 않은 기초단체 소속의 사회복지사가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출근길이 지옥길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사회복지사업 종사자의 인권 보장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회복지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약칭 사회복지사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목숨을 포기할 만큼 그를 괴롭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A씨는 “폭력을 휘두른 이용자들을 처벌하기까지의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문제”라며 “절차를 밟는 동안 가해자들은 꾸준히 복지시설을 방문하며 설령 그들이 처벌된다 하더라도 그들의 접근을 막을 이렇다 할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의 도움을 받으려 가해자를 신고하다간 자칫 서로 껄끄러워지는 상황이 발생하기에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들이 신체 및 언어적 폭력을 비롯한 피해 사실을 혼자서 속으로 삭이는 경우가 많다고 대답했다.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2011년 3월에 제정된 사회복지사법은 사회복지사 등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신분보장을 강화하며 사회복지사 등의 지위를 향상하도록 함으로써 사회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제 3조에 해당하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개선과 신분을 보장하는 부분을 살펴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를 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함과 아울러 지위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해당 부분 이외에 사회복지사법에 복지시설 이용자와 사회복지사 간에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키 위한 상세한 조항은 전무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8월에 발표한 ‘2017 사회복지 종사자 보수수준 및 근로여건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서 많은 지자체들이 신변안전 보호를 위한 장비와 시설을 지원하는 조항에 대해 ‘마련할 수 있다’, ‘노력해야 한다’ 등으로 명시해 ‘강제’가 아닌 ‘권고’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나마 ‘예산 범위 내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강제조항으로 도입한 지자체는 경상북도와 광주광역시, 목포가 전부로, 정부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사회복지사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실질적인 위협을 예방할 적극적인 의지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인권 및 권리옹호와 관련해 그나마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을 바탕으로 대상자의 인권 및 권리옹호에 대한 내용을 명시한 곳이 일부 있었다.

 

예산의 범위 내에서 사회복지기관에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개선을 위한 보수교육비, 수당을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한 지자체는 전주와 창원, 공공시설의 사용료 감면 등 업무 수행과 관련된 편의 제공을 명시한 지자체는 무주와 진천이 전부였다.

 

또한 휴식과 직무능력 회복을 위한 지원 사업을 명시해 휴식에 대해 언급한 지자체는 단 한 곳으로 제주도의 조례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이 ‘권고’ 혹은 ‘노력 조항’에 그쳤으며 강제적으로 사회복지사의 인권을 보호하게끔 만들 제도적 장치가 없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회복지사와 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실정이다.

 

※특별기획 ③ 절벽 끝에 몰린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책은?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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