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고령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남기는 메시지

▲ 라스트 미션(The Mule) 제작연도 2018년, 런닝타임 116분,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 테이사 파미가, 브래들리 쿠퍼 등(사진=다음 영화)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영도 기자)최근 버닝썬 게이트 사건 이후 우리 사회는 연예인과 재벌 3세 등이 마약 복약 및 투입 혐의로 줄줄이 체포되면서 마약청정국가에서 마약소비국가로 분류되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약물성 마약의 경우 호기심이라도 한 번 경험을 하게 되면 결코 본인의 의지로 끊을 수 없을 정도의 무서운 중독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런 무시무시한 마약을 유통시킨 80대 노인의 실화를 그린 영화 ‘라스트 미션(The Mule : ‘노새’ 마약운반원 은어)’은 아이러니하게도 약물의 무서움 보다 더 큰 것은 사랑하는 가족과의 단절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말랑말랑한 인생 영화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90세 노장 액션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직접 메가폰을 잡고 실제 10여년 동안 멕시코 마약 조직의 마약 운반원으로 일해 왔던 레오 샤프를 모티브로 얼 스톤 역을 맡아 열연했다.


어디 세상에 시드는 것이 꽃만 있을까


▲ 원예 농장주로 전도 유망한 그였지만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사진=다음 영화). © 팝콘뉴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과거 스크린 속을 누비던 화려한 액션 히어로 대신 늙고 병약한 노인이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유지해 가면서 우연치 않게 마약 운반원으로 일하게 되고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됐지만 가족의 소중함이 무엇인지 다시금 알아 가는 모습을 연기하고 있다.

극중에서 주인공 얼 스톤은 가족 보다는 일을 더 소중하게 여기던 원예 농장주로 동종 업계에서 그의 명성이 유명스타를 방불케 하지만 정작 딸의 결혼식 조차 자신의 일과 맞바꾸어 참석하지 않는 비정함이 엿보인다.

그렇게 잘나가던 그였지만 인터넷이라는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원예 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결국 낡은 트럭 한 대만 유일한 재산으로 남게 된다.

한 때 유망한 원예 사업가로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그가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리고 가족 조차 자신를 외면하는 현실을 마주하기에는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에 대한 후회가 막급하기만 하다. 기댈 곳 없는 가족 잃은 노년의 삶은 고달플 뿐이다.


인생 이모작의 선택은?


▲ 마약보다 무서운 것은 가족과의 단절이라는 메시지를 남긴 클린트 이스트우드(사진=다음영화) © 팝콘뉴스


주인공 얼 스톤은 40개 주가 넘는 미국 전역을 트럭을 타고 다녔지만 단 한 번도 딱지를 떼어 본 적 없는 전형적인 노년의 백인으로, 우연치 않게 마약 운반원이 되었지만 트럭 짐칸에 실린 가방의 내용물이 마약인지도 모른 채 배달을 하게 된다.

마약수사국도 80대 노인이 마약운반원이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막대한 마약을 운반하는 대범한갱으로만 단정하고 수사망을 좁혀가지만 잡았다 싶으면 빠져 나가는 모습에 허탈할 지경이다.

얼은 자신이 마약을 운반하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인생 이모작을 선택한 것에 대해 결코 후회는 없어 보인다.

마치 영화의 제목처럼 마지막 남은 임무를 다하는 것처럼 자신이 생전에 가족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곳에 줄 수 있다면 자신의 남은 삶을 내주어도 전혀 아깝지 않아 보인다.

특히, 이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90세의 고령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할 때 마지막 유작이 될 수도 있어 올드 영화팬이라면 필히 만나봐야 할 수작(秀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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