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자 관장 “장애인, 함께 사는 이웃이라 생각해”

서로 부족한 점 채워주며 함께 사는 사회 됐으면

편슬기 기자 | 입력 : 2019/04/17 [11:21]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장애인들 함께 사는 이웃이라고 생각해줬으면”

 

마포장애인복지관 이명자 관장은 제39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함께 살아가는 그런 사회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98년의 역사 가진 태화복지재단의 기관


▲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이명자 관장(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2019년은 3ㆍ1운동이 100주년을 맞는 해로 태화복지재단에 있어서 그 의미가 남다른 해이기도 하다.

 

태화복지재단이 위치한 태화빌딩은 민족대표 29명이 한자리에 모여 독립선언서 인쇄 작업을 마무리하고 독립선언식을 진행한 장소로 태화관이 위치하고 있던 곳이다.

 

설립 98주년을 맞이한 태화복지재단의 막내 기관,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 2002년도에 설립돼 16년의 역사를 가진 사회복지기관이다.

 

이명자 관장과 함께 43명의 직원이 섬김과 나눔을 가치관과 철학, 미션 비전으로 갖고 복지관을 방문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하며 일하고 있다,

 

이명자 관장은 “저희 기관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장애인복지관이지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장애인과 그 가족을 하나의 구성원으로 보고 모두가 행복해야 장애인들이 힘을 얻고 삶을 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 단위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고 사랑스러운 미래를 꿈꾸는 행복한 복지관”이라고 소개했다.

 

이 관장은 “너무나 많은 애인을 갖고 있다. 애인이 너무너무 많다”고 대답하며 “길게 사랑해야 될 애인.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복지 현장을 지키고 있는 지킴이 사회복지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장애인들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인식


복지계 종사자들이 느끼는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최근 인식은 어떠할까?

 

“어려운 질문이다”라고 답한 이명자 관장은 현재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식 개선 사업이라고 하는 것들이 많이 확산되면서 과거에 비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표했다.

 

이명자 관장은 “인식이라고 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면서 자연스레 달라져야 하는 것이지 교육이 할 수 있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며 “스스럼없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굳이 이런 분들이 장애인이다, 하고 알려주지 않아도 훨씬 더 가치 있는 방향으로 인식이 개선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사회적 인식제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환경’의 조성이라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그녀는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장애인들도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무장애도시’를 꿈꾸고 있다.

 

무장애도시란 ‘모두가 편안한 도시’로 ▲어린이 ▲노인 ▲장애인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각종 시설을 이용하는데 어떠한 불편함도 없도록 생활환경 속 장애물을 계획ㆍ설계 단계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제거한 도시를 뜻한다.

 

이명자 관장은 “우리 마포가 사실은 구에서 굉장히 저희를 많이 이렇게 응원해 주는 편”이라며 “마포구라도 장애가 없는 무장애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모두가 편할 수 있도록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만들어 나가자는 시민중심의 보편적 복지 시책인 무장애도시는 2000년도 초반부터 도입돼 점차 확산돼가는 추세다.

 

하지만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건물에 추가적으로 무장애 시설을 도입하기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모된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해 여전히 장애인들은 일상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활동보조 사업으로 장애인들의 이동과 활동을 돕는 체계화된 시스템이 만들어져 이전보다 신속하고 편리한 이동이 가능해졌다.

 


“장애인 등급제 폐지, 긍정적이지만....”


▲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의 이명자 관장(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장애인계에서 오랜 기간 숙원 해왔던 장애인 등급제 폐지가 오는 7월로 다가왔다.

 

이명자 관장은 ‘장애인 등급제 폐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이 균형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점이 조금 걸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녀는 “장애인 등급제가 1등급부터 6등급이 있는데, 등급을 나눠 서비스 혜택을 줬던 기존의 시스템이 이제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주어져야 하는 것으로 바뀌게 되면 예산이 상당히 많이 요구될 것”이라며 장애인 등급제 폐지에 따른 충분한 예산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장애인 등급제 폐지에 따라 서비스가 장애인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명자 관장의 의견을 종합하자면 등급제 폐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서로 간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도록 사전 조정이 이뤄져야 하며, 모든 장애인들이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데 필요한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재난급으로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

 

이명자 관장은 “장애인들 중 폐, 심장, 신장 등 신체 내부의 기능이 비장애인들 보다 약한 사람이 많아 더욱 치명적”이라면서 “국가 차원에서 미세먼지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을 위해서라도 미세먼지 대비 매뉴얼 혹은 지침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꾸준한 관심 있다면 누구와도 소통 가능


이명자 관장은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이용자 중 말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 전혀 안됐던 특별한 ‘장애인 친구’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이 관장은 “그 친구와 마땅한 접근 방도가 없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미술에 대한 소질이 보이길래 미술을 통한 소통 방법을 꾸준히 가르쳤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서 굉장한 보람을 느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그 친구가 그렸던 작품을 모아 작품 전시회를 열고, 양복까지 차려입은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사회복지사로서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말하는 이명자 관장의 눈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맑은 생기가 돌았다.

 

장애인들에게 우리가 정성을 더 들이고, 에너지를 쏟으면 결국 변화가 찾아온다는 것을 느꼈다던 이명자 관장은 그 장애인 친구의 부모님이 나이가 연로해지면서 더 이상 복지관을 방문할 수 없게 되면서 복지관을 방문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복지관에 다시 찾아오게끔 수차례 설득을 했지만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가 밖에 다니는 것이 싫다”고 완강히 거부해 결국 발길을 끊게 됐고 나중에 들려온 소식으로는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복지사 인권


▲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이명자 관장(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이와 같은 사연처럼 장애인들의 인권은 취약 지대에 놓여있어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런 만큼 중요한 것이 장애인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들의 인권이다.

 

이명자 관장은 “어머님들이 집에서 보는 아이와 밖에서 보는 아이가 다를 수 있다”며 “집을 떠나 복지관에 오게 되는 아이들은 부모의 통제와 집을 벗어난 곳에서 더욱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장애인들을 통제하다가 사회복지사들이 폭력에 노출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해당 장애인의 보호자에게 고충을 털어 놓으면 믿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다”며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복지사들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명자 관장은 “복지관은 사회복지사와 부모,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장애인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장소이기에 서로가 서로를 도와야 하는 아군의 입장인 것을 부모님들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하면서 “지역사회를 이루고 있는 이들이 장애인을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 라고 함께 사는 이웃이구나 생각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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