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상화폐, 투자와 도박의 갈림길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의존성이 성장축

최한민 기자 | 입력 : 2019/04/12 [11:55]

▲ 최한민 기자     © 팝콘뉴스

(팝콘뉴스=최한민 기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가상화폐 신드롬은 지난 1년 동안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심리도 급격하게 감소했다.

 

마치 화려한 연극이 끝난 후 빈 무대처럼 그동안 무수히 많이 생겨난 가상화폐거래소에는 공허함만이 맴돌았고 전 국민이 버릇처럼 외쳐댔던 ‘가즈아’라는 말도 지금 들으니 새삼 어색해질 지경이다.

 

하지만 지난 1일 만우절 날을 맞아 깜짝 급등한 비트코인 가격과 함께 불어온 가상화폐발 봄바람이 다시 한번 투자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온라인 경제매체 파이낸스매그네이츠가 현지시각 지난 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폭탄을 떨어뜨리다라는 제목으로 SEC가 두 건의 비트코인 ETF 신청을 받아들였다는 기사를 작성했다.

 

이 소식이 만우절 장난 뉴스라는 것이 드러난 이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6천 달러(우리 돈으로 약 682만 원)로 급등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열심히 공유한 탓에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일시적으로 16조 원이나 증가했으며 우리나라 비트코인 거래사이트에서도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550만 원대를 넘어섰다.

 

이처럼 불확실성을 내포한 가상화폐는 번지르한 겉모습을 한 달변가의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을 현혹했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국가가 지정한 공신력을 가진 중앙 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의 개념을 뒤집은 가상화폐의 등장은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것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품게 했다.

 

미래학자들도 앞다퉈 가상화폐의 핑크빛 미래를 점쳤는데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향후 가상화폐는 오는 2030년쯤 약 25%의 국가통화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친 돈 탭스콧과 함께 블록체인 혁명이라는 책을 쓴 알렉스 탭스콧도 가상화폐는 독약이라고 말한 워렌 버핏의 비난에 대해 “버핏은 틀렸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는 새로운 경제를 변화시킬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하는 등 전문가들의 멘트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들이 보기 좋게 깔아준 판에는 역시나 많은 투자자들이 입성했고 그들은 ‘가즈아’를 외치며 ‘존버’와 ‘손절’을 번갈아 가며 열심히 게임을 즐겼다.

 

미래 핵심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이 결합된 가상화폐의 안전성에 대한 믿음과 큰돈을 들이지 않고 ‘잭팟’을 터뜨릴 수 있다는 믿음이 합쳐져 20대의 투자자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우려의 목소리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아직도 성장할 것이라 믿음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반면 우리 정부는 가상화폐 공개를 통한 자금 조달 행위를 전면 금지하며 가상화폐의 투기성을 우려했다.

 

정부는 가상화폐를 화폐로써 부정하는 흐름을 지속하면서 거래를 금융기관과 결부시키지 않을 것, 미성년자나 외국인의 개입을 막을 것 등 강력한 조치를 이어나갔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소관부서인 법무부의 박상기 장관이 직접 가상화폐거래소의 폐지까지 언급하면서 ‘가상화폐는 도박’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이솝우화에 포도를 따 먹으려고 포도밭에 들어간 한 여우 이야기가 나온다.

 

나무에 달린 포도가 자신의 키보다 너무 높은 곳에 달려있어 포도를 먹지 못한 여우는 “저 포도는 어차피 신 포도일 거야”라며 돌아갔다는 내용이다.

 

여우는 일종의 정신승리로 자신을 합리화한 것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의존이 심화된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자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기술 발전에 자산 가치를 지나치게 결부시켜 투자의 범주를 넘어선 정신승리는 분명 악영향으로 다가와 마음을 다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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