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맞아 국제학술세미나 개최



▲ 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의 역사적 의의와 헌법적 가치’라는 주제의 임시의정원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렸다.©팝콘뉴스

(팝콘뉴스=최한민ㆍ이지은 기자) 올해로 개원 백주년을 맞은 임시의정원의 역사적 의의를 한ㆍ중ㆍ일 삼국의 시각으로 재규명하는 세미나가 마련돼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열린 임시의정원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세미나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의 역사적 의의와 헌법적 가치’라는 주제로 열렸다.

세미나는 올해 국회에서 진행하는 임시의정원 100주년 기념사업 프로그램의 일원으로 임시의정원이 걸어온 길과 그 과정속에서 겪은 것들을 한ㆍ중ㆍ일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주최를 맡은 국회도서관은 오늘날 국회의 모태가 되는 임시의정원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근간을 마련했다는 사실이 일반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세미나를 열고 그 역사성과 의의를 다시 새기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국회도서관 허용범 관장은 개회사에서 “지금까지 임시의정원을 주제로 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바로 이러한 역사적 의의를 규명하고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조국 광복에 헌신한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으로 구성된 단체 광복회 박유철 회장도 “그동안 논의가 부족했던 임시의정원에 대한 다각적인 고찰을 통해 향후 임시의정원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축사를 전했다.

이번 세미나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부터 국회까지의 역사적 변천 과정과 의의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의 정통설 고찰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의 헌정사적 의미와 헌법적 평가 ▲개헌 과정으로 본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등 크게 네 가지 주제로 나눠 토론이 진행됐다.

▲ 단국대학교 사학과 한시준 교수. ©팝콘뉴스

첫 번째 주제인 ‘대한민국 임시의정원부터 국회까지의 역사적 변천 과정과 의의’는 단국대학교 사학과 한시준 교수가 맡아 임시의정원의 설립과 과정을 다시 한번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교수는 “3ㆍ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임시의정원 100주년과 관한 내용은 잘 모를 것”이라며 “임시의정원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대한민국 국회의 책임도 있다”고 서두를 밝혔다.

한 교수는 “그간 임시의정원을 주제로 한 연구는 현재 박사학위 논문 1편을 포함한 7편의 논문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임시의정원이 어떻게 설립 운영됐는지를 검토하고 그 관계를 밝히는 연구 등이 계속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라는 명칭은 임시의정원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고 이번 계기로 국회가 자신의 역사를 정립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흥미로운 점은 일본과 중국의 저명한 학자들이 참석해 역사학과 법학적인 관점에서 토론을 진행한 점이다.

▲ (사진 왼쪽부터)일본 국제기독교대학 사사카와 노리카츠 명예교수, 일본 법정대학 법학부 고쿠분 노리코 교수. ©팝콘뉴스

두 번째 세션의 발표를 맡은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사사카와 노리카츠 명예교수는 한국의 여러 자료 문헌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성립 과정 가운데 권력분립을 기초로 하는 임시의정원의 정통성을 이웃 국가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노리카츠 교수는 “한국의 임시의정원 임시헌장 2조에서 ‘임시정부가 임시의정원의 결의에 따라 이를 통치한다’라고 규정한 것처럼 임시의정원이 결의하고 입법한 것을 통해 권력분립이 시작됐음을 엿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제 식민지하에도 임시의정원은 상해 임시정부와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 민족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의회로서 제도를 뒷받침해주는 점을 주목한다”며 “여기에 임시의정원이 의거할 수 있었던 기반이 있었다”고 조명했다.

임시의정원의 의미를 헌법적인 평가로 토론을 진행한 일본 법정대학 법학부 고쿠분 노리코 교수도 정부와의 신임관계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임시의정원의 의의를 재정립했다.

노리코 교수는 “통합 전 상해 임시정부의 ‘의정원 결의에 따라’ 통치하는 민주 공화제나 한성 임시정부의 대의제는 이와 같은 형태로 헌법이 규정하는 통치구조 안에 수렴돼 나갔다”며 “임시의정원이 정부와의 신임관계가 중시됐다는 구조가 정립됐다”고 말했다.

▲ 중국 복단대학 국제문제연구소 스위안화 교수. ©팝콘뉴스

또 네번째발제자로 나선 중국 복단대학 국제문제연구소스위안화 교수는 대한민국 독립 정부 수립과 탄생의 과정에서 임시의정원의 선택이 오늘날 한국 정치제도의 중요한 토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개헌 과정으로 본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이라는 주제 발표에 이어 토론을 이어가면서 “임시의정원이 서방 국가의 민주 공화제를 받아들인 것이 한국 정치제도 정립에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스위안화 교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치체제는 상해 등 중국에서 지낸 27년의 역정 속에서 국무총리제-대통령제-국무령제-국무위원제-주석제-주석ㆍ부주석제 등 6번의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라며 “이러한 변화는 임시의정원이 임시정부의 전투와 생존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 과정들 모두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역사의 궤도”라며 “한국 임시정부의 위상을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여의도 윤중로에 오는 11일까지 ‘임시의정원 100주년 홍보관’을 마련해 전시와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헌정기념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국회가 보유하고 있는 임시의정원 관련 기록물 등을 특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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