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항공기준 적법성 강조…이용자 불안감 높아져


(팝콘뉴스=최한민 기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경년기(經年機ㆍ노후 항공기) 안전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노후 항공기가 새 항공기보다 고장 위험이 5배까지 높아진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정비로 인한 결항이나 30분 이상 지연된 횟수가 기령(비행기 나이) 20년 이하는 1대당 3.2건, 20년 초과는 15.7건으로 약 5배 많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2015년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20년이 넘은 노후 항공기는 조기에 퇴출한다는 자율협약을 맺으면서 기령 20년 이상 항공기를 노후 항공기로 보고 있다.

현재 국적항공사 9곳에서 보유한 항공기 총 399대 가운데 41대(10.3%)가 기령 20년이 넘은 노후 항공기에 해당한다.

가장 오래된 항공기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B767 기종으로 25년 2개월째 운항 중이며 국내선 김포~제주노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한 달 사이 세 건의 기체 결함이 발생하면서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 같은 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아시아나항공 B767 항공기가 불안해서 이용하기 힘들다”는 게시글이 올라오며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종별 정비신뢰성 측면에서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 기종 평균이 99.63점인데 B767은 99.60점”이라며 “항공기 기령과 정비 발생 빈도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지난 2015년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는 제주항공 항공기가 기내 압력을 조절하는 여압장치 고장으로 20여 분 동안 고도를 낮춰 비행하면서 탑승객들의 불안을 키웠다.

사고 이후 국토부가 조사에 착수한 결과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업체 보유 비행기 평균 기령이 12.2세로 나타났는데 이마저도 최근 최신 비행기를 도입한 탓에 평균 기령이 낮아졌을 뿐 199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20년이 초과한 총 7대의 노후 비행기가 현재 운용 중이다.

노후 항공기 운용으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고 실제 사고로 이어지면서 노후 항공기에 대한 정비 기준 강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항공대학교 허희영 교수도 “항공기의 상업적 가치는 12년~15년에 그칠 수 있지만 기술적 차원에선 그 이상 시간 운용될 수 있다”며 “보다 본질적인 해결을 위해 정비 인력을 늘리는 등 여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국토부는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내달 21일까지 입법 예고하고 기체 결함률을 상시 점검해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정비 시간을 갖도록 지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준 초과로 점검 대상이 된 항공기는 예정된 비행 계획을 운영할 수 없게 된다.

또 항공사가 항공기 운항 연차에 따라 결함이 많아지는 부위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도록 부품교환 기준 등을 마련하는 세부계획이 담긴 특별정비프로그램 6종을 만들어 배포한다.

더불어 항공사별 노후 항공기 보유 대수를 반기마다 공개하고 노후 항공기 배정 여부를 승객에게 미리 고지하는 방안을 우선 적용해 승객이 탑승 거부시 환불이나 대체 항공편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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