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한 교육과정의 한계로 학생과 교사 혼란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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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뉴스=이지은 기자) (팝콘뉴스=이지은 기자) 현장 직무수행에 요구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시행된 교육시스템 NCS가 도입 3년차가 됐지만 여전히 과도기의 늪에 빠져있다.

NCS란 '국가직무능력표준'이라고도 불리며,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3년 2월에 핵심 국정과제로 확정해 2014년 12월까지 NCS 개발이 완료했고 산업현장의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직무능력(지식ㆍ기술 태도)을 체계적으로 도출해 표준화했다.

NCS 기반 교육과정은 각 분야별 대분류(24개)를 선택해 그 안에 ▲중분류 ▲소분류 ▲세분류 ▲능력단위 구체적인 순서로 나뉘며,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실ㆍ공업 고등학교와 전문대학교 위주로 본 교육과정을 지난 2016년에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학생들은 NCS 기반 교육과정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사전에 익혀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집중한다.

현장 업무에 맞춰 수업을 진행해 학교 졸업 후 산업 현장에서의 빠른 적응과 직무수행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인도하려는 것이 본래의 취지이자 목적이다.

하지만 NCS가 교육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된지 3년째로 접어들어서면서 한계성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 전문대학의 ‘대학구조평가’와 ‘특성화 사업’ 등 국정사업 평가 지표에 NCS 교육 여부가 포함돼 NCS 기반 교육과정은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실시되고 있다.

NCS 기반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학교는 전문성이 낮고 체계적이지 못한 탁상공론적인 교육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학생은 물론 교육자까지 어려움을 겪는 양상이다.

우선적으로 NCS 교육에 지정된 교과서는 누가 집필하느냐에 따라 교육의 목표점이 달라진다.

인물 촬영 전문가가 ‘촬영’의 전체적인 집필을 담당한 교과서로 풍경 촬영 전문가가 강의를 진행해 교육의 주제와 맞지 않거나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강의가 불가능한 상황에 봉착하는 등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NCS는 현장에서 빠른 적용을 명목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문가를 교사로 초빙해야 하는데도 주요 강사진이 실제 현장 경험이 부족한 교사들로 꾸려져 NCS 강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 교육자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전문대학교 NCS 교육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은 “산업현장 직무 맞춤 교육이라서 열심히 들었지만, 직접 현장에 나와보니 여태까지 배웠던 수업이 짧으면 10년 전, 길면 20년 전보다 더 오래된 교육과정을 가르침 받아 공부한게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수의 의견이 전체 의견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적지 않은 학생들이 NCS 교육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위원과 이종한 건설산업연구원 부장의 ‘건설부문 국가직무능력표준의 문제점과 개선과제’라는 제하의 연구 자료에서 “현재 개발된 NCS는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따른 인력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낮은 현장 적합성과 부적절한 환경 분석 등으로 활용에 한계를 가진다”고 밝혔다.

특히, 창의적인 역량을 요하는 예체능 계열은 NCS에서 지정한 교육과정이 실질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NCS 기반 교육과정으로 인해 교육자와 학생들이 방향을 찾지 못하고 혼란이 온 것은 당연하다.

NCS의 취지는 매우 좋으나 세부적으로 나눈 현장 중심의 교육과정은 여러 명의 전문가들의 집필 비교와 교육과정 진행의 문제 해결 방안 등의 충분히 거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NCS 교육시스템이 도입된지 3년째이지만 여전히 과도기에 머물러 있어 교육 현장에서 외면받는 분위기이다.

NCS 교육시스템을 완벽히 설계하지 않고 급하게 만들어 반강제적으로 집행한 박근혜 전 정권의 섣부른 판단으로, ‘NCS 끼워맞추기’ 수업을 진행해 교과서와 교ㆍ강사의 방향 차이점과 직무교육이 아닌 현실에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시행착오 없이 급하게 진행한 교육과정으로 피해 보는 학생들이 없도록 급변하는 산업현장의 환경에 맞춰 교육과정을 재수정하고, NCS의 개발과 문제점 개선을 진행한다면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 사회’ 취지에 맞는 좋은 교육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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