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접근성 더욱 좋아져 위성도시 베드타운 우려


(팝콘뉴스=최한민 기자) 경기 북부 양주시와 경기 남부 수원시 간 74.2km를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지난 11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자 인근 주민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양주신도시가 인근에 위치한 덕정역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23분, 수원역에서 삼성역까지 22분이면 주파할 수 있어 수도권 광역교통 여건에는 크게 기여했지만 일각에서는 경제활동 서울 쏠림이 더욱 심화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팩트체크에 들어가 봤다.

해당 상황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빨대효과’라는 용어를 먼저 익히고 가는 것이 좋겠다.

‘빨대효과’는 고속도로나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컵의 음료를 빨대로 빨아들이듯이 대도시가 주변 중소도시의 인구나 경제력을 흡수해 대도시에 집중되는 현상을 말하며 이들 교통수단의 개통시 부작용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용어다.


사례는?


세계 최초 고속철도 신칸센을 개통하고 일본이 겪은 일로, 지난 1964년 일본 신칸센이 개통하자 오사카 시민의 도쿄 출퇴근과 쇼핑 횟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수도권 쏠림현상을 가져왔다.

오사카를 기반으로 운영하던 마쓰시타 전기나 아사히 맥주 등 대기업도 도쿄로 이전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가중됐다.

KTX도 개통과 함께 일본과 비슷한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2005년 KTX 개통 1년 후 KTX 통계에 따르면 주요 거점인 동대구역과 대전역 및 부산역 이용객의 절반이 넘는 인원이 서울에서의 쇼핑을 목적으로 KTX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또 대전시청의 통계에 의하면 대전 거주자의 서울시에 위치한 의료기관 이용률도 KTX 개통 이전 2003년 5만7196명에서 2005년 6만5524명으로 14.6% 증가했다.

수도권으로 좁혀보면 지난 2011년 신분당선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진 서울의 강력한 흡입력을 실감했다.

신분당선 개통 최대 수혜지로 손꼽혔던 판교나 정자 등 역세권 중심으로 하는 상권 활성화와 인구 증가도 기대됐지만 현실은 달랐다.

신분당선 1차 구간(강남역~정자역) 개통 후 판교와 정자 등 역세권 상권 공실이 심각하며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서울과의 쇼핑 등 경제활동 인구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6년 광교역까지 2단계 구간 연장에도 이러한 분위기는 진행 중이며, 신분당선 광교상현역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역에서 광교신도시를 잇는 신분당선이 개통할 때만 해도 이곳 일대 상권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신분당선을 타고 강남역으로 상권 수요가 몰려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효과 반복될까?


GTX 노선의 역할을 완벽하게 조건을 충족할 지표는 수도권 도시 외곽지역 접근성 개선으로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주느냐다.

전세가격에 허덕이며 외곽으로 눈 돌리는 ‘탈서울화’가 아닌 실질적인 주거지로서의 역할도 함께 키워야 하는 숙제가 있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GTX가 지나가는 지역에 일자리를 늘려야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제대로 된 서울의 주택 수요 분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GTX-C노선의 기ㆍ종점에 해당하는 양주신도시와 수원역에서도 강남까지 20여 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일자리나 소비 등 주요 경제활동 서울 접근성은 더욱 편리해졌다.

강남은 교통, 쇼핑, 학군 등 탄탄한 생활 인프라가 집약된 곳으로 현재로서는 GTX로 강남 쏠림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정부의 GTX 확충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 위해서는 수도권 신도시의 경제적 자족성 강화로 서울의 대안이 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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