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신뢰 잃은 가맹본사의 한계는 불 보듯 뻔하다

▲ 최한민 기자

(팝콘뉴스=최한민 기자) 영국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은“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 준다”는 성경의 구절을 인용하며 사람 간의 신뢰를 강조했다.

서로 간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일이 있었다.

지난 15일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들 70여 명과 봉구스밥버거의 새로운 경영진인 네네치킨의 본사 직원들이 현 사태의 정리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갑작스레 새 주인을 맞게 된 봉구스밥버거의 가맹점주들은 새 경영진과의 대화를 통해 상호간의 신뢰를 확인하려 했지만 완연한 기업의 마인드로 점주들의 속속들이 힘든 사정을 쉬 이해하지 못했고 점주들 역시 다시 한번 실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때 돌아서면 배고픈 학생들과 값싼 한 끼 식사를 찾는 직장인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우리에게 친숙했던 봉구스밥버거는 지난해 8월 오세린 전 대표의 상습 마약 투약이 적발되면서 그 이미지가 산산조각 났었다.

SNS상에서‘마약밥버거’,‘뽕구스’라는 조롱의 대상이 됨은 물론 1천여 개까지 늘었던 가맹점의 수 역시 현재 6백여 개로 곤두박질쳤다.

처음엔 노점상으로 시작해 프랜차이즈를 일군 자수성가한 청년 사업가 이미지로 사업 확장과 경쟁력에 한몫했던 오 대표를 가맹점주들은 신뢰했다.

실제 오 대표는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점주들과 일주일 가량 합숙을 하며 밥버거 만드는 법부터 손님 응대까지 매장 운영을 위한 전 범위를 직접 교육하며 신뢰를 쌓았다.

그 결과 지난 2014년에는 CEO스코어의 조사 결과에서는 외식업계 5백여 개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폐점률이 낮은 0.3%를 기록할 정도로 두터운 신뢰가 그들에게는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봉구스밥버거는 오너리스크로 인한 이미지 타격과 매출 하락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됐다.

물론 오너 본인도 큰 타격을 받았겠지만 실질적으로 가맹점주들이 떠안아야 할 피해는 가늠할 수 없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점주들에게 팽개쳐진 40억 원의 빚도 문제지만 그보다 점주들의 눈 앞을 캄캄하게 하고 마음을 열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깨져버린 신뢰로 생긴 상처다.

네네치킨은 상처 입은 그들의 새로운 리더가 되기 위해 험지에 발을 들였다.

앞으로 가족이 될 가맹점주에게 인수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던 네네치킨 역시 신뢰를 저버리게 될 기회를 제공한 것이 명백함과 동시에 그들을 보듬어야 하는 책임이 충분하다.

불신과 불안한 마음의 지속은 나아갈 힘을 빠지게 만들며 그들을 잃으면 사업자로서의 원동력까지 잃게 마련이다.

가맹 본사들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할 때 마다‘상생’을 곧잘 외치곤 한다.

대외적인 이미지로서 상생만큼 식구를 챙기는 느낌을 받는 단어를 찾기 힘들 정도로 대중들은 쉽게‘애쓰는구나’라는 인식을 받는다.

다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배를 탄 동반자라는 인식하에 가족들을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도록 믿음을 주는 것이 최우선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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