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벼룩시장, 추억의 박물관으로 남아

▲ 주말이면 동묘 앞 벼룩시장을 찾는 인파들로 북적인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영도 기자)주말이면 서울 황학동 벼룩시장은 좁은 골목길 사이로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과 구경을 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지난 옛 추억들이 겹겹이 쌓여 간다.

없는 것 없이 세상의 모든 물건들이 유통된다는 황학동 벼룩시장의 역사는 6.25 전쟁으로 피난 온 피난민들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미군수품을 비롯해 값나가는 중고물품을 파는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사실 황학동의 벼룩시장이라고 일컫는 것은 황학동 도깨비시장과 동묘앞 벼룩시장, 신설동 풍물시장, 광장시장 등 청계천 주변으로 이뤄진 중고물품 매매시장이 밀집돼 있어 총칭해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벼룩시장은 동묘 앞 벼룩시장으로 연중무휴이다.

이곳에는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풍미했던 카메라와 라디오, 전축, 전화기, 레코드, 음악테이프, 시계, 헌책, 의류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했던 물건들이 없는 것 빼고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빼곡하게 들어 차 있다.


특히 주말이면 발 디딜 틈조차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이곳을 찾는 인파들로 북적인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값싼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추세이고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의 방문객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이 신상품을 사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만한 물건들이 있는지 찾으러 나온 이들이 상당수로 연령층이 높다.

전문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손쉽게 쇼핑을 즐기는 시대에서 굳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과거의 물건들을 보며 기억 너머로 잊혀져 간 애틋한 지난 젊은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서이다.

과거처럼 가격을 놓고 흥정하는 것도 사라진 시대에 이곳에서만큼은 가격 흥정이 허용되고 파는 사람 기분에 따라 덤으로 거저 얻을 수도 있고, 어쩌다가 횡재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다.

점포 앞에 진열된 물건들을 보면 저 물건들도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선물이었으며 소중한 기억이었을 것이라는 상념에 아련함이 느껴지는 이곳이 언제까지 버티며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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