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에도 답이 있다!" 원작자의 의미를 잘 해석해야

(팝콘뉴스=이강우 기자)번역서 가운데서 다른 어떤 번역서보다 '잘' 읽히는 이정서 작가의 번역서에 대해, 그 이유를 작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번역의 정석' 이정서 저, 2018년 7월 ©새움

"작가가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할 목적으로, 수많은 시간을 고뇌하며 '잘 읽힐', '좋은 문장'을 써낸 것인데, 그것을 오히려 번역자가 자기 식으로 이해하고 해체시킨다면, 그게 과연 원래보다 잘 읽히는 좋은 문장일 근거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작가가 원래 쓴 문장만큼 잘 읽히는 문장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만약 있다면 그건 다른 창작물이지 번역이 아닌 것이다."

이런 그의 생각을 담아 이번에 '번역의 정석'이라는 책을 새움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작가는 2014년 기존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오역을 지적하는 새로운 번역서를 내놓으며 학계에 충격을 가져왔다.


작가가 쓴 그대로, 서술 구조를 지키는 번역을 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의역에 익숙해 있는 기존 번역관에는 낯선 것이었다.


결국 기존 '이방인'이 역자의 의역으로 인해 여러 오역을 담고 있다는 그의 주장은 학계와 출판계에 숱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갖은 억측과 낭설을 낳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후, 그가 주장하는 직역의 방법으로 '어린 왕자'를 불어•영어• 한국어판과 비교했고, 그간 통념에 사로잡혀 있던 여러 개념들, 즉 '어린 왕자'에서의 '시간 개념', '존칭 개념' 등을 바로잡아 제대로 된 '어린 왕자'를 번역해 냄으로써 그간의 오해를 불식시켰다.


그 뒤로 F. 스콧 피츠레럴드의 '위대한 캐츠비'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정역하며 기존 번역들의 숱한 오역과 표절을 지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카뮈로부터 온 편지', '당신들의 감동은 위험하다',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등이 있다.

'번역의 정석'은 이런 작가의 번역론을 정리한 책이다.


본문 속에서 작가는 말한다.


"번역은 오묘한 세계다. 한 문장, 한 단어의 의미를 어찌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2의 창작이니, 원래의 의미를 100%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느니 하는 말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앞서 누가 그런 말을 했건, 그건 전혀 중요한 게 아니다. 번역에 답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떠한 문장이고 작가는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썼고, 번역은 그 의미를 정확히 짚어 내는 지난한 과정이다."

이제 그의 번역은 '또 하나의 번역'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번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번역에도 '답'이 있다고 말하는 '번역의 정석'


번역에 관심 있는 사람뿐 아니라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번역의 정석' 속에 담긴 내용을 공감할 것이다.

작가는 '번역의 정석'을 통해 여러 번역서들을 놓고 비교, 분석하면서 한때 최고의 판매량을 자랑한 베스트셀러 번역서가 다른 번역서의 '번안'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명확히 밝혀 내고 있다.


'번역의 정석'을 읽는 독자들 나름대로의 감각으로 다른 번역서와 비교해 읽으면 좀 더 깊이 있는 원문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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