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보다 당장의 행복에 충실하게 된 이유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욜로(YOLO), 휘게(hygge), 소확행…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젊은 층들을 주축으로 유행하고 있는 라이프 트렌드라는 점이다.

 

해당 트렌드는 어떤 것인지, 왜 젊은 층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됐는지 기저에 깔린 젊은 층들의 심리에 대해 살펴보자.

 


 YOLO, 한 번 사는 인생 ‘행복’하게 살자!


▲ 한 번 사는 인생 멋지고 폼 나게, 즐기면서 살자! YOLO!(사진=픽사베이 제공).          ©편슬기 기자

 

이제는 종영된 MBC ‘무한도전’ 욜로 편을 통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날리기 시작한 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한 번 사는 인생, 눈앞의 행복을 즐기며 살자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평소에 사고 싶었지만 가격 때문에 고민하던 명품 가방을 거침없이 구매하고 고시원에 살지만 명품 슈퍼카는 할부로라도 결제해 몰고 다닌다.

 

어린애도 아니고 그런 장난감은 왜 사냐고 비아냥거리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뒤로하고 20만 원을 훌쩍 넘는 피규어를 사 진열장에 세워두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평소 모아둔 월차를 한꺼번에 사용해 꿈에도 그리던 유럽 일주를 다녀오니 통장 잔고는 텅텅 비고 다음 달 날아올 신용카드 고지서가 두렵지만, 마음만은 행복하다.

 

이렇게 평소라면 고민하고, 주변의 만류에 결국 포기하고 말았을 것들은 YOLO는 지금을 행복하게 살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편안함ㆍ안락함을 뜻하는 ‘휘게(hygge)’


▲ 안락하고 편안한, '나에게 행복한' 시간을 중시하는 휘게(사진=픽사베이 제공).     © 편슬기 기자

 

덴마크어로 편안함, 안락함, 아늑함을 뜻하는 단어 휘게(hygge)는 행복을 누리자는 뜻에서 YOLO와 맥락을 함께하지만 같은 듯 다른 라이프 스타일이다.

 

비 오는 날 창밖을 바라보며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 볕 좋은 날 읽으려고 미뤄뒀던 책을 읽으며 발치에서 잠든 고양이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는 시간, 침대에 누워 보드라운 시트에서 느껴지는 안락함 등 휘게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뜻 그대로 편안하고 안락한 상태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뽑힌 덴마크 ‘휘게’를 행복의 원천으로 여길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며 휘게 라이프가 일상 곳곳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휘게는 바쁜 일상에 내몰려 자칫 잊을 수 있었던 ‘작은 행복’을 재조명한다.

 

휘게는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인들에게 느림이 아닌 여유의 미학과 그로부터 오는 따스한 행복을 천천히 일깨워 준다.

 


 일본에서 왔어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 작은 불꽃놀이로도 내가 행복하다면 '소확행'이다(사진=픽사베이 제공).     © 편슬기 기자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의 ‘소확행’은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서 건너온 라이프 스타일이다.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필집에서 언급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를 맡는 기분’ 등을 행복의 사례로 들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퇴근길에 바라보는 저녁놀 지는 하늘, 운동을 마치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 같이 일상생활에서 작은 부분이지만 ‘나’에게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소확행’이라 일컫는다.

 

늘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는 말처럼 거창하진 않아도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나만의 행복을 찾는 이들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행복 추구 트렌드의 유행, “왜?”


▲ 아직도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저녁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사진=픽사베이 제공)     © 편슬기 기자

 

위에 나열한 라이프 트렌드가 유달리 젊은 층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 뒷배경에는 부모 세대와 지금 세대 간의 경제 격차에 있다.

 

부모 세대는 내 집 마련 실현과 단란한 가정 꾸리기, 노후 대책을 중점으로 인생을 설계하는 게 보편적이었다.

 

눈앞의 즐거움과 행복보다는 아껴서 열심히 저축하고, 노력해서 승진하고…이들 세대의 모든 행동들은 ‘미래’를 기초로 시작되고 끝이 났다.

 

하지만 3포 세대, 5포 세대…7포 세대(연애ㆍ결혼ㆍ출산ㆍ내 집 마련ㆍ인간관계ㆍ꿈ㆍ희망을 포기한 세대)로까지 불리는 지금의 젊은 층은 과도한 업무량으로 매일같이 야근에 시달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장에 들어오는 급여는 학자금 대출, 통신료, 월세, 교통비 등등을 거치고 나면 푼돈만 남는 신세다.

 

하루가 다르게 대기권을 뚫을 듯 폭등하는 아파트 시세는 숨만 쉬고 돈만 번다 한들 이번 생에선 내 집 마련이란 불가능하다.

 

나 살기도 힘든 세상에 결혼도 대인관계나 자아실현 같은 것들은 그저 사치에 불과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참담한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한 미래의 행복을 꿈꾸느니 차라리 눈앞의 행복을 즐기겠다는 게 요즘 젊은 층들의 심리인 것이다.

 

자신을 욜로족이라 지칭한 직장인 A씨는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는 게 인생이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이고 미래가 불확실하다면 바로 손에 쥘 수 있는 눈앞의 행복과 즐거움을 맘껏 누리고 싶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