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 규모 보일러 공사해 놓고 ‘성능미달’로 대금 미지급

▲ 작년 6월 13일 한국남부발전이 삼척발전본부 2호기 상업운전을 개시를 축하하며 찍은 기념사진(사진=한국남부발전).     © 박수인 기자




(팝콘뉴스=박수인 기자) 공기업인 한국남부발전이 대금 지급을 하지 않아 중견기업 신텍이 부도를 맞고 관련 하청업체들도 부도 위기 상황이라는 국민청원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발전산업용 보일러 제조업체인 신텍은 지난달 26일 자금 부족으로 회사가 발행한 만기어음의 부도가 발생했다고 공시, 최종 부도처리에 이어 결국 상장폐지 됐다.

 

종업원 254명에 매출액 1276억 원의 중견기업 신텍이 무너진 원인으로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남부발전이 지목되고 있다.

 

신텍은 현대건설, GS건설과 함께 2008년 12월 한국남부발전의 수주를 받아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에 2000MW급 유연탄발전소를 건설하는 '삼척 그린파워 발전소 건설공사'의 보일러 설치 공사를 담당했다.

 

이어 2015년 한국남부발전에 발전용 보일러를 납품, 2016년 12월 1호기, 2017년 6월 2호기가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한국남부발전은 전력연구원 성능테스트 결과 '성능미달'이 나왔다는 이유로 인수통보서를 발급할 수 없어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남부발전은 중견기업과 관련 하청업체들이 줄도산의 위기에 처했는데 공기업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법을 어기면서까지 대금을 지급할 순 없다. 충분한 성능이 검증돼야 대금 지급할 수 있다고 계약서상에 명시가 돼 있는데, 그 사안이 충족되지 않는데도 중소기업이니까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는 원론적인 논리를 앞세웠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 분야 한국 1위의 기술력을 가진 신텍이 이렇게 공기업의 갑질 횡포에 무너지는 상황이 너무 처참하고 황당하고 분개감이 치밀어 오른다”, “남부발전의 내부 비리조사가 필요하다” 등 관련 게시글 11건이 올라와 있다. 

 

한편 신텍은 2001년에 발전산업용 보일러, 파워 및 환경플랜트 엔지니어링 등을 제조 판매할 목적으로 설립돼 2009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한솔그룹의 지주사인 한솔홀딩스는 4월 한솔신텍 보유 주식 전량을 에스엔비 김명순 대표 등에게 매각했고 이때 한솔신텍을 신텍으로 사명을 변경했지만, 두 달여 만에 부도를 맞았다.

 

한편, 신텍과 함께 컨소시엄을 진행한 현대건설 관계자는 “보일러 성능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며발전소이기 때문에 시운전을 할 때 특정한 조건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남부발전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중소기업의 희망찬 미래, 한국남부발전이 함께 만들어갑니다"라는 문구가 써 있는 한국남부발전 홈페이지(이미지=한국남부발전 홈페이지 갈무리).     ©박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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