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생을 위한 마음 처방전

(팝콘뉴스=이강우 기자)'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07년 2월에 발행된 이후 1백만 부가 넘게 판매 됐다.

책 제목인 '둔감력'이라는 단어는 그 해의 유행어 대상에도 올랐다.

둔감력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하면서 때때로 잘못 사용되는 일도 있다.

▲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와타나베 준이치 저, 2018년 4월©다산산초당

예컨데 문제를 일으킨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당당하게 행동하는 정치인을 '둔감력 있는 정치가'라고 잘못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 무신경한 사람은 둔감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둔감력이란 긴긴 인생을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일이나 관계에 실패해서 삼심했을 때, 그대로 주저 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힘차게 나아가는 그런 강한 힘을 뜻한다.

저자 와타나베 준이치는 1933년 훗카이도에서 출생했다.


삿포로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정형외과 의사와 강사로 활동했다.


1965년 어머니의 죽음을 다룬 소설 '사화장(死化粧)'을 발표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1970년 '빛과 그림자(光と影)'로 일본 최고의 대중문학상 나오키 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초기에는 주로 의학적인 시각에서 인간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치는 소설을 썼으며, 역사 소설, 전기 소설, 연애 소설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100편이 훌쩍 넘는 그의 작품들은 삶과 죽음의 양면성, 일본인의 정체성과 의식, 남녀의 사랑을 솔직하게 드러낸 수작으로 인정받는다.


특히 1997년 출간된 '실낙원(失楽園)'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대표작으로서 일본 역사상 최초로 300만 부 판매를 기록했으며,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어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이러한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일본 정부로부터 휘장을 받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구름계단', '남편이라는 것', '사랑의 유형지' 등이 있다.


불행하게도 현대인의 일상은 스트레스를 주는 일로 가득하다.


마음에 상처 주는 일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그 영향은 우리 건강에도 적신호를 보낸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건 그만큼 마음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혹시 우리가 일상의 스트레스를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와타나베 준이치는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조금 더 둔감하게 살라’고 조언한다.


사소한 일을 민감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이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놓치기 쉽다.


힘들고 곤란한 일일수록 둔감한 태도로,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흘려보내야 정신 건강에 이롭다.

둔감한 마음, 즉 둔감력은 어떻게 해야 생길까?


우선 자식을 키우는 부모는 느긋해야 한다.


요즘은 아이의 학교 성적에서 생활태도까지 일일이 참견하는 부모가 많다.


그런데 간섭이 심한 부모를 둔 아이는 둔감력을 가진 여유로운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성적이 조금 나쁘더라도, 때때로 버릇없이 굴더라도, 느긋하고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줘야 한다.


작은 일에도 아낌없이 칭찬해준다면 더욱 바람직하다.


물론 잘못된 행동을 했을 대는 정확히 지적하고 엄하게 꾸짖어야 한다.


그러나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는 곧바로 "아빠랑 엄마는 네 행동들 보고 감탄했어", "최선을 다했구나, 정말 잘했어" 하며 확실하게 칭찬해줘야 한다.


아이들은 단순해서 칭찬을 들으면 뛸 듯이 기뻐하고 자신감도 높아집니다.


'이런게 좋은 행동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다음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런 행동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한 계단씩 올라선다.


이렇듯 둔감력을 기르는 첫걸음은 너그러운 부모에게 칭찬받으며 자라는 데서 시작된다.


어른이 되어 사회에 나가면 실수하거나 실패해서 상사의 질책을 받는 일도 생긴다.


그럴 때 절망에 빠져 낙담하기보다는 마음을 다잡고 새로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실패나 실수는 최대한 머릿속에서 떨쳐내야 한다.


그대신 상사에게 칭찬받았던 일, 동료들에게 인정받았던 일들을 기억에 저장해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떠올려야 한다.


이런 좋은 의미의 낙천주의가 긍정적인 마음과 강인한 둔감력을 키워준다.

요즘같이 극심한 취업난과 불경기가 계속될수록 둔감력은 꼭 필요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세대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항목이 둔감력인 것이다.

사회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 하고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앓는 사람이 늘어 나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를 일고 그 치유책을 찾았으면 좋을 것 같다.


또 책을 읽은 독자들이 주위에 둔감하게 사는 성공적인 삶에 대해 얘기를 해 준다면 우리들 마음에 여유로운 인생이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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