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24일만에 3시간 작업 거쳐 94.5도로 바로 세워져


(팝콘뉴스=윤혜주 기자)4년 24일 동안 옆으로 누워 있었던 세월호 선체가 유가족 15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완전히 바로 세워지면서 아직도 긴 잠에 빠져 있는 세월호 침몰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특히 옆으로 눕혀져 있던 세월호 좌현은 아이들을 태우고 인천항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지난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이후 지난해 4월 11일 약 3년 만에 목포신항으로 육상 거치되면서 지금까지 1년여 동안 볼 수 없었다.

세월호 선체는 10일 오후 12시 10분 전라남도 목포신항에서 94.5도로 세워지며 그동안 바닥을 향하고 있었던 세월호 좌현이 모습을 드러냈다.

본격적인 세월호 직립 작업에 앞서 지난 9일 오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선체를 40도까지 들어 올리면서 예행연습을 순조롭게 마쳤다.

또 직립 작업 전 선체를 끌어당길 쇠줄의 안정적인 긴장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이 과정에서 선체를 바닥에 완전히 내려놓지 않고 5도 가량 올려 놓았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직립 작업을 위해 투입된 해상 크레인이 만조의 영향을 받아 지난 9일 5도 가량 들려있던 세월호 선체가 3도 더 들리면서 8도 가량 세워진 상태에서 작업 착수에 들어가 세월호 직립 작업을 하늘도 돕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10일 오전 9시부터 1만 톤급 해상크레인 앞뒤로 각각 64개씩 쇠줄을 걸어 선체를 크레인 뒤편에 설치된 쇠줄로 끌어당기는 작업을 실시했다.

아울러 세월호에 쇠줄을 연결하기 위해 세월호 선체 왼쪽 편에는 L자 형태 받침대 ‘철제 빔’ 66개를 설치하고 선체는 ▲오전 9시 8분 ‘10도’ ▲오전 9시 33분 ‘40도’까지 세웠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선체가 40도 세워진 오전 9시 33분 잠시 작업을 중단하고 해상 크레인 앞뒤 쇠줄에 가하는 선체 중량을 미세하게 조정한 뒤 다음 공정을 시작했다.

지금껏 누워있던 세월호 무게중심은 좌현에 쏠려 있었지만 직립 과정에서 40도가 세워지면 무게중심이 바닥면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선체 좌현을 받치고 있던 L자 빔에 골고루 힘을 가하기 위한 점검 작업을 한 것이다.

특히 세월호 선체와 쇠줄 무게를 합치면 1만430톤에 달해 자칫하면 40도로 세운 이후 점검 작업은 세월호 직립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이후 선조위는 선체를 ▲오전 10시 37분 60도 ▲오전 11시 58분 90도 ▲오후 12시 10분 94.5도까지 완전히 세워 3시간 10분 동안 실시된 작업 종료를 선언했으며, 묵념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렸다.

세월호가 육지로 인양된 후 1년 동안 선체 내부 지장물들이 좌현 쪽으로 쏠려 있어 사실상 0도가 아닌 –4.5도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에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오른쪽으로 조금 더 기울여 90도가 아닌 94.5도로 세워졌다.

애초 선체가 장시간 쇠줄에 매달려 있을 경우 쇠줄이 1만 톤짜리 선체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끊어질 우려가 있어 직립 작업은 4시간 안에 완료되는 것이 목표였으며 목표 시간보다 50분 일찍 작업을 성공적으로 종료했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직립을 위해 설치한 장치들을 제거하고 안전 보강 작업을 한 후에 미수습자 수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외력에 의한 충돌설 등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각종 의혹 해소를 위해 이르면 내달 초 세월호 직립 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남학생 객실 4층 좌현과 기관구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해양수산부 조승우 세월호 후속대책위원장은 직립작업 종료 이후 합동 브리핑에서 “6월 중순부터 3주간 기초 작업을 한 뒤 5주간 정밀수색을 실시하며, 정밀수색은 7월 초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은 “육안으로 좌현을 봤을 때 외력에 의한 충돌과 함몰 흔적은 없지만 선조위 활동 기간인 8월 6일까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는 단원고 교사 양승진 씨와 단원고 2학년 6반 남현철ㆍ박영인 군, 일반승객 권재근ㆍ권혁규 부자로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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