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따옴표’ 안에 나 다움을 채우자!

문화예술혁명단체 작은따옴표 장서영 대표

윤혜주 기자 | 입력 : 2018/04/25 [11:05]

▲ 작은따옴표 장서영 대표  ©윤혜주 기자

 

(팝콘뉴스=윤혜주 기자) “문화 예술은 굉장히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해내잖아요”

 

작은따옴표 장서영 대표는 남북이 해빙기를 맞이하고 남북한 공연단이 서로의 감정을 치유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예술이 사람의 근본적인 무언가에 얼마나 깊이 있게 맞닿아 있는가’를 느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지금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문화 예술은 정말 유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작은따옴표의 궁극적 가치 ‘나 다운 삶’을 설명했다.

 

문화혁명단체 작은따옴표는 모든 사람들이 나 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문화예술을 도구로써 사용하고 있다.

 

그는 문화예술에 대해 “어떤 것에도 묶여 있지 않고 제한받지 않으면서 유유히 떠다니는 바람 같다”며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가치를 전했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구나!”


▲ 작은따옴표 장서영 대표  ©윤혜주 기자

 

장 대표는 “대학교만 가면 자유롭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대학교 진학을 서둘러 대학 입시를 위해 고등학교 시절 그림에 매진했지만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좋은 기회로 외국 대학교 국제 전형에 붙게 되면서 온 가족이 기뻐하며 입학 안내서를 함께 봤지만 한 학기 등록금이 천만 원을 훌쩍 넘어 다시 한 번 좌절감을 맛보았다고 한다.

 

그는 “부모님께 진짜 열심히 해서 전액 장학금을 타보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대학교에 진학을 했고, 정말로 이 악물고 열심히 해서 2학년이 끝나갈 때 남은 3,4학년은 거의 공짜로 다닐 수 있는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호기롭게 대학교에 다시 돌아갈 생각 없이 ‘나 다운 삶’을 살아보기 위해 휴학계를 내면서 부모님과 교수님, 친구 등 주변 모든 사람들로부터 염려와 질타를 받았다.

 

“대학교에서 강의 시간 맞춰 일어나야 하고 제가 듣고 싶은 강의도 아닌데 필수 과목은 꼭 들어야만 하고, 어느 순간 깨닫고 보니 제 인생이 학교와 사회에 맞춰져 있는 거예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형화된 사회 규범에 맞춰진 삶을 살아 오다가 취업할 시기가 오면서 삶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되지만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것 같아 용기가 안 생기고 자연스럽게 나를 잃어가는 것이 우리나라 청년들이 겪는 악순환이라는 것이다.

 

그는 “내가 가진 선에서 먹고 싶은 거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하고 싶은 거 하는 인생을 한 번 정도 살아보고 싶었다”며 한 푼도 없이 작은따옴표 공간을 만들게 된 동기를 들려줬다.

 

장 대표는 작은따옴표 공간을 만들기 앞서 2014년 2월 한 달 동안 서울 친구 집에 얹혀 살면서 먼지와 모레, 곰팡이 밖에 없는 신림동 지하 한 공간을 빌리고 청소하며 지인에게 빌린 텐트로 문화 공연장을 만들고 동네에서 버려진 매트리스로 객석을 채웠다.

 

장 대표는 “지금 사회는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저는 사람을 얻는다면 돈뿐만 아니라 사람이 가진 모든 가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은따옴표에는 그동안 다녀간 많은 사람들이 기증한 음향 장비와 테이블 등 눈에 보이는 모든 물품들을 채워 놓았다.

 

부동산중개수수료 개념도 몰랐던 장 대표는 다음 학기 등록금으로 공간을 빌리고 월세를 후불로 내도 되겠냐고 부탁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어렵게 시작했지만 시작과 동시에 “아 이게 맞구나, 이렇게 사는 것이 맞구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회 문제에 가로막힌 ‘그 사람다운 삶’


▲ 작은따옴표 장서영 대표 ©윤혜주 기자

 

“저는 왜 사람들이 그 사람다운 삶을 살고 있지 못할까 생각해 봤을 때 그 이유가 계속 벌어지는 사회 문제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장 대표는 자신과 동료들이 가진 예술능력을 위안부 할머니와 쓰레기 문제, 세월호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루는 도구로써 사용하고자 노력했다.

 

먼저 장 대표는 서울 친구 집에서 지낸 한 달 동안 자신의 디자인 능력을 십분 활용해서 어떠한 역경에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을 가진 ‘비단향꽃무’라는 꽃을 소재로 리플릿을 펼칠수록 못다 핀 꽃이 활짝 피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리플릿을 제작했다.

 

또 리플릿 제작 이후 리플릿을 10m 대형 현수막으로 만들어 보신각 앞에서 현수막 내용을 본 일반 시민들이 현수막 끝에 놓인 꽃을 하나씩 뽑아서 나무 의자에 놓으면 실제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가 전달해 드리는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평균 90세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돌아가시면서 몇 명 남지 않았다는 기사를 보고 자극받아 꼬박 이틀 동안 위안부 할머니 관련 모든 기사와 영상을 다 찾아보는 과정에서 엉엉 울면서 제가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장 대표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온 마음을 다해 예술로 사회 문제를 다뤄보자고 마음먹은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제 지인의 친동생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여서 장례식장에 찾아가 어머님을 뵀는데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면서 당시 어머니의 말씀을 회상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어머니는 “1년 전만 해도 뉴스를 보면서 어떤 사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너랑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그 당시 관심 가지지 않고 함께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내 모습이 너무 밉다. 내가 어떤 사회문제가 발생했을 때 함께 목소리 내고 조금이라도 어떤 행동이라도 했다면 세월호 참사도 일어나지 않았고 지금 내 아들도 살아있지 않을까 하는 미련한 후회가 밀려온다”고 말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는 어떻게든 세월호 참사에 마침표를 찍으려고 애썼지만 저희는 세월호 참사가 제대로 마무리지어지기 전까지 계속 그리고를 덧붙여 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기존 세월호 노란 리본에 획을 연장시켜 만든 ‘&’모양 배지의 뜻을 설명했다.

 

작은따옴표 장 대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게 갖고 인권문제 외에도 환경문제에도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러시안계 독일인 한 명이 작은따옴표 SNS 계정을 통해 저희를 꼭 만나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쓰레기를 주워 가져오면 예술로 바꿔주는 ‘ARTRASH’ 활동의 시작점을 소개했다.

 

장 대표는 처음에 의심이 들었지만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작은따옴표에 놀러오고 싶다는 것을 알게 됐고 한국으로 온 외국인과 장 대표, 동료들은 서울 각지를 놀러 다녔다.

 

여행 첫날 장 대표와 러시안계 독일인은 신림역을 향해 걷고 있던 도중 외국인이 코를 막고 인상을 찌푸리면서 저게 도대체 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장 대표는 “외국 친구가 손가락이 가르킨 곳을 바라보니 전봇대에 쓰레기가 쌓여있고 사람들이 여기에다 쓰레기를 더 버리고 음식물이 새서 악취가 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흔한 풍경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느낀 부끄러움으로 스스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보고 동전을 받는 기타 가방 대신 쓰레기통을 놓고 동전 대신 길거리에서 주워오는 쓰레기를 받아보자는 영감을 얻었다.

 

장 대표는 “실제로 활동하면서 쓰레기 주워 오시는 분들의 신청곡을 연주해드리고 하다 보니 사람들이 정말 재미있어 했다”며 사람들이 많이 모여 항상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앓는 축제와 행사장에 이 활동을 접목시켜보자는 생각까지 발전시켰다고 한다.

 

이어 “축제와 행사장에서 쓰레기를 화폐로 받으면서 실제로 쓰레기가 줄어들고 주최 측에서 예산을 받아 어려운 환경에 놓인 예술가들의 수익구조를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장 대표와 동료들은 ARTRASH 활동으로 서울 혁신상 대상을 받고 방송에 소개도 되면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이 많아 매우 바쁜 1년을 보냈다.

 

장 대표는 “사회 문제라는 것은 되게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냥 우리 이야기예요. 어쩌면 내 이야기. 내가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할 일이에요”라며 신념을 전했다.

 


마음껏 나 다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공간’


▲ 작은따옴표 장서영 대표  © 윤혜주 기자

 

장 대표는 ARTRASH 활동으로 작은따옴표가 많이 알려지다 보니 ‘나 다운 삶’을 목표로 하는 문화예술혁명단체보다는 친환경 단체로 인식되면서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때문에 올해부로 사회 문제 관련 활동을 정리하고 자신들이 정리해 놓은 시스템과 아이디어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정말 나 다운 삶이라는 가치 하나만 두고 나 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작은따옴표 공간을 기준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나 다운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 ‘왜 그렇게 유별나니?’, ‘세상이 다 그런 거지 뭐’ 등의 따가운 시선을 받지만 작은따옴표 공간 속에서는 그 누구도 배척당하지 않고 나 다운 삶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고민이 가능하다.

 

작은따옴표 공간 곳곳에는 그저 너 자신이 되어라 ’Just be yourself’라는 글귀와 ‘지금 당신은 당신답게 살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새겨져 있어 방문하는 사람들이 그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시금 고민하게 해보는 작은 선물들을 마련해 놓았다.

 

실제 식구처럼 지내는 100여 명의 사람들은 불편함도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는 자연스러운 환경이 조성된 작은따옴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나 다움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장 대표는 “내가 나로 살기 위해 작은따옴표 공간을 만들었고, 궁극적인 목표는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고, 정말 사소한 것에서도 나 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교를 그만두기 전까지 이 목표에서 점점 멀어지는 삶을 살았지만 작은따옴표 운영 5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이 목표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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