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팝콘뉴스 윤혜주 기자.

(팝콘뉴스=윤혜주 기자) 국토교통부가 무능한행정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로부터 시작된 갑질 파문과 총수일가의 불법 의혹이 연이어 터지고, 다산 신도시 택배 문제 해결책을 내놓았지만 이틀 만에 백지화하는 등관련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주무 부처가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의 여론이 거세다.

경찰은 조 전무가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 회의실에서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특수 폭행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유리컵 던지기’ 의혹에 대해서는 조 전무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이렇게 시작된 조 전무의 갑질은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각종 비리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한진그룹 대한항공이 자사 수화물팀에 전달한 이메일에는 조 회장 일가의 특별 수화물을 지칭하는 코드명 ‘KIP(Korean Air VIP)’가 적혀 있었으며, 대한항공도 KIP를 특별수화물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고가의 명품백뿐만 아니라 체리와 양배추 같은 식품류 등 KIP 물품들은 승무원들이 동원돼 세관 신고를 거치지 않았으며, 개인 물품이 아닌 회사 물건으로 둔갑하면서 한 푼의 운송료도 내지 않았다.

특히 외국인 신분으로 조 전무가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이사에 6년 동안 재직했지만 국토부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발뺌하면서 무능하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국토부가 항공사 관리를 소홀히 하고 고의적으로 한진그룹 조 씨 일가의 뒤를 봐주었는지는 아직 명명백백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무 부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곤두박질했다는 사실은 명백해 보인다.

국토부 김현미 장관이 보도자료를 통해 내부 감사를 지시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 국민 시각이다.

또 지난 2014년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당시 대한항공에 15년 동안 몸 담았던 항공안전감독관 김모 씨가 사건 조사 내용 문서를 대한항공에 수시로 유출해 구속 당하는 등 대한항공 출신 국토부 공무원을 지칭하는 이른바 ‘칼피아’ 논란이그림자처럼 따라 붙고 있다.

땅콩회항 사건 이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토부와 대한항공의유착관계 의혹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조 전무 불법 등기이사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은 국토부에 여전히 칼피아가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다산 신도시 택배 문제는 국토부의 문제 해결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사례로 보인다.

지난달 14일 다산 신도시 소재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택배회사들에게 아파트 단지 내 택배차량 통제와 카트 이용 배송에 대한 공문을 발송하면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과 아파트 주민의 감정 싸움으로 번졌으며, 택배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돌출됐다.

현재 택배 기사들은 하루 13시간 동안 일하면서 택배사에서 부담해야 하는 택배 물품 분류작업에 6시간이 넘는 시간을 소비하고 있지만 아무런 금전적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다산 신도시 택배 문제가 불거지자 직접적인 당사자인 택배사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양상이다.

특히 이를 해결해야 할 국토부가 지난 17일 아파트 단지에 예산을 일부 지원해 실버 택배를 도입한다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버 택배에 드는 비용을 입주민들의 관리비가 아닌 국민 세금으로 재원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다산 신도시 문제 해결은 또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실버 택배는 택배 노동자들이 아파트 입구에 물품을 두고 가면 아파트 단지 주변지역 거주 노인들이 주민들 집 앞으로 다시 배달을 하는 제도로, 관련 비용을 입주민이 아닌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서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해 지원하려 했지만 이를 반대하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철회했다.

결국 다산 신도시 택배 문제에 지역적으로 한정된 문제를 전국으로 확대시키면서 시니어 일자리 창출 기회 마저 박탈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다산 신도시 실버 택배 비용을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이 3일 만에 25만 명의 동의를 받으며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항공 불법 논란과 다산 신도시 택배 문제는 서로 영역은 다르지만 졸속 행정으로 국토부의 무능함을 보여줬다는 것에서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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