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직장인의 발걸음 이끄는 다양한 콘텐츠 증가


(팝콘뉴스=윤혜주 기자)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대다수 사람들에게 주말에만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여가 생활을 평일에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성인 학습지와 백화점 문화센터 등 평일 여가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일과 여가 생활의 균형을 뜻하며,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삶의 질을 높이는 자신의 시간을 갖는 것을 더 중시하는 문화 현상으로 매년 시대의 흐름을 분석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 책에서 2018년 트렌드 키워드로 꼽히기도 했다.

SNS상에서 연봉은 높지만 매일 야근하는 회사와 연봉은 낮지만 정시퇴근으로 저녁 시간을 보장받는 회사 가운데 어떤 회사를 선택하느냐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삶뿐만 아니라 여유와 자기계발을 중시하는 삶의 가치도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또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16시간 단축하는 ‘주 52시간 근무제 개정안’ 실행 날짜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당 52시간 근무를 시범 적용 중에 있으며 LG전자는 지난 2월 26일부터 주 40시간 근무를 시험 도입했다.

평일 저녁에 여가시간을 보장받은 직장인들은 여가시간을 풍부하게 채우기 위해 백화점 문화강좌와 학습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찾아 나서고 있다.


배움의 즐거움 만끽하는 성인들


▲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는 구몬 학습의 경우 성인학습지로 인기를 끌며 성인 회원수가 2013년 1만 8천 명에서 지난해 5만여 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사진=구몬 공식 블로그 갈무리).

유아동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학습지가 이제 어른들의 세상에 뛰어들었다.

‘트렌드 코리아 2018’의 내용에 따르면 성인학습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구몬 학습의 경우 성인 회원수가 2013년 1만 8천 명에서 지난해 5만여 명으로 5년 만에 3배가량 증가했다.

성인 학습지는 학원보다 저렴한 부담 없는 가격과 퇴근 후 효율적인 시간 운용 등으로 직장인들에게 각광받고 있으며 일본어와 중국어, 자격증 취득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학습지 프로그램들이 탄생하고 있다.

특히 가정방문이 부담스러운 직장인들은 근처 카페에서 학습지 교사를 만나거나 교사 방문 없이 학습지를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학원 다닐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또 직장인들은 관련 테스트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학습지 레벨을 찾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효용성을 얻을 수 있어 만족감과 성취감이 높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문화센터의 변화, 직장인을 사로잡아라!


퇴근 후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신세계 백화점과 롯데 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과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문화센터로 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전국 15개 점포 문화센터에서 '2018년 봄학기 강좌'를 신청한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20~30대 직장인 비중이 26.1%로 지난해 12.7%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문화센터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문화센터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고려해 오후 6시 30분~8시 시간대 강좌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 시간대 강좌들은 조기 마감되는 등 직장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 본점의 경우 ▲직장인을 위한 도예 교실 ▲직장인 바이올린 ▲요리 왕초보를 위한 직장인 기초 한식 ▲직장인을 위한 수채화 ▲직장인 데일리 메이크업 등 직장인 고객 맞춤형 강좌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롯데 백화점 대전점 문화센터는 ‘직장인 다이어트 줌바댄스’ 강좌를 선보였다.

28살 직장인 손 모씨는 “퇴근 후 백화점 쿠킹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는데 수강료만 내면 준비물을 따로 챙길 필요 없이 몸만 가면 돼서 매우 편하고 그 날 만든 음식으로 저녁까지 해결할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스마트폰 앱에 불어든 워라밸 바람


▲ 지난 2월 6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와의 대화'에서 워라밸 영향을 받은 '마이 오아시스'와 '프립' 등 스마트폰 게임 앱이 소개됐다(사진=구글코리아 공식 블로그 갈무리).

‘마이 오아시스’와 ‘프립’과 ‘탈잉’ 등 워라밸 영향을 받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 앱이 지난 2월 6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와의 대화’에서 소개됐다.

마이 오아시스는 나만의 오아시스를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으로 빠른 성장이 아니라 인디 가수의 목소리와 빗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 등 힐링 음악을 듣고 동물들의 ‘힘내’라는 말도 들으면서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마이 오아시스 김도형 대표는 “게임을 플레이한 이용자들이 우울증으로 고생했는데 마이오아시스를 플레이하면서 치유되는 느낌이며 게임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는 등 ‘힐링됐다’는 반응을 보일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구글 앱 스토어에서 마이 오아시스 앱 이용자들은 “어린왕자가 사는 행성에 온 느낌이다”, “음악덕분에 마음이 편해지고 식물과 동물들이 건네는 위로의 말에 감동받고 있다” 등 3천 건 이상의 댓글을 남기며 5점 만점에 4.6점의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또 여가 생활을 위해 탄생한 프립 앱은 요가와 스케이트 보드, 수제 맥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운영하는 호스트와 참가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구글 앱 스토어에서 ‘2016 공유하고픈 앱’ 부분에 선정되기도 했다.

프립 이용자들은 “체험활동들이 매우 다양해서 퇴근 후 어떤 액티비티를 할까 고민하며 지내고 있다”, “취미 활동을 한 곳에 모아놔서 고르기 편하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며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밖에 탈잉 앱은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워라밸 영향의 대표적인 예시로 소개됐으며 이용자들이 자신의 재능을 강의로 등록해 수업을 진행하거나 다른 이용자들의 재능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재능공유 온라인 플랫폼이다.

탈잉 김윤환 대표는 “탈잉의 유저는 대학생과 취준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취미나 삶을 중시하는 직장인들이 많아 보이며 새로운 배운과 취미, 경험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니즈를 채워주고 그들 인생의 워라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나포츠족, 해가 져도 여가 생활은 계속 된다


정시 퇴근을 보장받은 직장인들이 여가 생활과 더불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걷기와 배드민턴 등 운동에 관심을 보이며 이들을 지칭하는 ‘나포츠족’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나포츠족은 밤을 뜻하는 ‘Night'와 운동을 뜻하는 ’Sports‘의 합성어로 퇴근 후 저녁 시간을 활용해 집 근처 공원에서 가볍게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운동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파주시 보건소는 올해 6월 말까지 운영하는 ‘2018년 상반기 보건소 운동교실 프로그램’에서 직장인을 위한 ‘야간 라인댄스운동교실’을 마련했으며 해남군 보건소는 직장인들이 쉽게 참여 가능하도록 오후 7시부터 실시하는 ‘건강한 몸짱!! 직장인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지난달 5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또 구리시는 올해 10월 31일까지 장자호수공원과 인창중앙공원 등에서 ‘야외 야간 운동교실’을 무료로 실시하며 지역 내 나포츠족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MERRELL)’은 지난달 28일 퇴근 후 운동을 즐기는 직장인들을 위해 20여 명이 함께 도심을 달리는 ‘어반 나이트 트레일러닝’ 행사를 실시했으며 참가자들은 코스에 따른 러닝 주법과 신발 제대로 신는 방법 등을 배우며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아울러 스포츠 유통업계는 깜깜한 밤에 운동 하면 부상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LED 축구공과 야간 트래킹시 사용자 식별을 용이하게 하는 LED스마트폰 암밴드 등 스포츠 용품과 자체발광 LED 운동화와 야광 반사체 운동복 등 스포츠 웨어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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