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생명력과 제철 음식으로 대안적 삶 제시

▲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주인공 혜원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고 있다(사진=네이버 영화).


(팝콘뉴스=윤혜주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주인공 혜원 역 김태리와 재하 역할을 맡은 류준열, 은숙 역을 맡은 진기주 주연으로 일본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가의 ‘리틀 포레스트’ 만화 작품을 각색해 잔잔한 감정을 선사하는 힐링 영화다.

연애도 취업도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모든 걱정과 고민을 내려두고 이 영화 한 편을 본다면 러닝 타임 103분 동안만큼은 진정한 힐링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혜원이 사계절을 알 수 없이 시간의 흐름도 역행하는 편의점과 고시원에서 서울 생활을 보내다가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리틀 포레스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배고픈 이 시대의 청년들


▲ 영화 리틀 포레스트 주인공 혜원이 서울로 대학 진학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영화).

혜원은 어린 시절 시골에서 살다가 부푼 꿈을 안고 서울권 대학에 진학한 뒤 취업을 위해 임용고시 시험에 매진했지만 같이 시험을 준비한 남자친구만 붙고 자신은 매번 시험에 떨어지면서 낙담한다.

혜원의 모습은 연애와 취업 등 뭐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이 시대 청년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9.8%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청년들의 체감실업률이 22%를 나타내면서 현실 속 청년들의 삶이 영화 속 혜원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실감케 한다.

고시원 냉장고 속은 텅텅 비어가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려 했지만 유통기한이 지나버려 허기진 배를 채우지 못한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혜원은 결국 서울에서 도망치듯 고향을 찾았고 “왜 왔냐”는 고향 친구 은숙과 재하의 물음에 “배고파서 왔다”고 대답한다.

혜원의 대답 “배고파서 왔다”는 거짓말이 아니었다.

주인공 혜원이 스스로 또는 친구들을 위해 음식을 직접 만들면서 이들의 풍성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혜원은 고향에 도착하자마자 밭에 심어져 있던 배추를 뽑아 배춧국을 끓여 먹는 장면부터 시작해 수제비와 무지개 시루떡 등 다양한 음식들을 직접 요리해 먹으며 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친절한 레시피와 함께 등장하는 음식들은 혜원의 내적 성장을 보여주면서 영화의 정서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정답을 강요하지 않는 삶


▲ 주인공 혜원이 고향으로 내려온 후 고향 친구 재하, 은숙과 함께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사진=네이버 영화).

혜원이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고향에 있던 친구들 은숙, 재하와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휴머니티를 강조한다.

재하는 대기업에 다니며 모욕적인 상황들을 견디다가 과감히 퇴사를 선택한 후 자신만의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었고, 은숙은 동네 은행원으로 생활하며 일탈을 꿈꾸지만 지금의 생활에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자신만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청년들의 삶을 통해 ‘이렇게도 살 수 있다’는 대안적인 삶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게 고향에 잠시만 있겠다던 혜원은 겨울이 지나고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이 오기까지 사계절이 지나는 시간을 작은 숲에서 기거하며 내적 성장을 이뤄 간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청년들에게 잠시 옆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곳,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곳, 배고플 걱정 없이 마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 곳, 바로 ‘리틀 포레스트’를 그리고 있다.

영화가 전개되는 동안 강아지 '오구'의 귀여운 애교와 자연이 선사하는 초록색은 관객들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져 준다.

리틀 포레스트는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누적 관객수 146만을 넘어서며 흥행몰이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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