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쓰리빌보드'는 피해자 입장에서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비평을 다루고 있다. 러닝타임 115분(사진=다음영화).


(팝콘뉴스=김영도 기자)최근 사회적으로 미투운동이 전개되면서 성폭력 가해자를 성토하는여론도 들끓는 모습이지만 그들 역시 간접적 가해자라는 불편한 진실을 망각하고 있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영화 ‘쓰리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는 불특정 남성이 평화로운 마을에서 젊은 여성을 강간하고 무참하게 살해했지만 마을의 공권력은 무기력해 피해자의 어머니가 보안관을 사회적으로 고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피해자의 엄마 ‘밀드레드(프란시스 맥도맨드)’는 마을 중심가에서 벗어난 한적한 도로 갓길에 방치된 세 개의 대형 간판 옆을 지나가다 차를 세우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마을로 돌아가 대형 간판의 소유주와 1년간 계약을 맺고 사용하기로 한다.

밀드레드는 세 개의 입간판에 각각 “내 딸이 죽었다”, “아직도 범인을 못 잡은 거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경찰서장?”이라며 글을 적어 놓는다.

여느 시골처럼 한가롭고 평온했던 마을은 밀드레드가 대형 간판에 쓴 글로 인해 순식간에 폭풍우 속으로 빠져든다.

밀드레드는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고 마을의 경찰서장인 보안관은 곤혹스러운 소문으로 난처한 지경에 빠지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영화는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닌 남아 있는 모정을 통해 성폭력과 살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비판하고 무능한 공권력을 비난하고 있다.

누군지 알 수 없는 불특정의 직접적인 가해자를 통해 피해자가 입은 상처와 고통을 객관적으로 또는 정량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실상을 피해자의 시각으로 관객들에게 호소하고 있어 스크린의 불이 꺼질 때까지 관객의 시각은 불편하기만 하다.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자는 직접적인 위해를 가한 가해자와 이를 방관하고 외면하려는 간접적인 가해자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가해자나 간접적인 가해자에게도 변명은 있다.

“욕망에 이끌려서”

“불치의 병이 걸려서”

“증거가 부족해서”

모두가 양심에 의해 고백을 해 보지만 무기력한 자신의 의지를 인정하는 표현일 뿐 상처와 고통으로 점철된 시간 속에 갇힌 피해자에게 그 어느 것도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영화 ‘쓰리빌보드’는 이러한 불편한 진실에 대해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의 탄탄한 스토리는 영국 출신의 극작가로 일곱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마틴 맥도나 감독이 직접 작성했다.

그의 대표적 희곡들 가운데 ‘필로우맨’은 2007년 우리나라 무대에 올렸을 정도로 연극계에서 극작가로서 인정을 받았다.

쓰리빌보드는 90회 2018 아카데미시상식에서 프란시스 맥도맨드 여우주연상과 샘 록웰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고 음악상, 각본상, 편집상, 남우조연상(우디 해럴슨) 후보로 올랐을 정도로 탄탄한 기본력을 갖춰 놓고 있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