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운전자 탓만…미법원 ‘제품결함’ 인정

▲ 한국타이어 본사 자료사진(사진=다음지도 갈무리).

(팝콘뉴스=박종우 기자) 작년 10월 미국 테네시에 공장을 건설한 한국타이어가 본격적인 생산에 나섰지만 최근 2013년, 14년 연이어 터진 타이어 문제로 발생한 사고 배상 판결이 나오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철강 등 미국 보호무역에 힘을 쓰고 있지만미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한 한국타이어는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가 지난 9일 버지니아 동부연방법원이 3783만 달러(약 4백억 원)를 로버트 베네딕트 씨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악재를 만나게 됐다.

로버트 베네딕트 씨는 한국타이어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을 운전하다가 버지니아 체스터필드 루트 288에서 오른쪽 앞바퀴 이탈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로 인해하반신 마비가 되는 피해를 입었다.

법정에서 베네딕트 씨는 “리테타이어 오토센터에서 한국타이어의 신품 타이어를 장착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타이어는 “리테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딜러가 아니어서 신품을 공급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리테타이어로부터 베네딕트 씨의 트럭에 타이어를 판매한 적이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베네딕트 씨는 리테타이어가 베네딕트 씨 이전 소유주부터 레미콘 차량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던 곳이었고, 이곳에서 한국타이어 신품을 장착했다는 사실을 입증해 한국타이어는 패소했다.

미국 타이어 전문지 ‘타이어비즈니스’에 따르면 버지니아 연방법원은 “한국타이어의 제품이 타이어 원료인 부틸고무 중 각광받고 있는 소재인 할로부틸을 사용했지만 할로부틸이 충분하지 않아 타이어 내 공기가 유출돼 다른 타이어 부품까지 망가져 사고가 났다”는 베네딕트 씨의 손을 들어줬다.

미 연방법원이 타이어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지난 2013년 테니시주 록스빌 인근에서 타이어가 터져서 일가족 6명이 사망하고 십여 명이 다친 교회버스 타이어 펑크 사건도 4년 만인 지난 1월 30일 비공개 합의가 이뤄졌다.

이 사건으로 한국타이어는 최하 2천만 달러(약 2백억 원) 이상의 합의금이 지출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재정 여건과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두 사건의 합의금만 무려 5700만 달러로 타이어 1개당 평균 판매이익이 약 25달러임을 감안하면 230만 개를 팔아야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 밖에도 지난 2010년 베네딕트 씨와 유사하게 우측 앞바퀴가 터져 트럭이 전복한 사건도 지난 2016년 배상 판결을 받은 적이 있어 기업 인지도에 타격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타이어비즈니스’는 “한국타이어 측이 배심원단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고, 기술적 결함이 아닌 운전자 부주의였다고 주장했다”라며 운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한국타이어의 태도를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타이어는 “보험이 가입돼 있어 금전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피해자의 위로보다 기업 이윤 추구에 목매는 모습을 보이는 등 한국타이어의 태도가 미국에서 자리잡는데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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