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 대통령, 모든 혐의 모르쇠로 일관

(팝콘뉴스=박종우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조서 열람을 포함해 21시간에 걸친 검찰조사를 받고 귀가한 가운데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오전 9시 23분경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14시간 반에 달하는 검찰신문과 6시간 반에 걸친 조서열람으로 15일 오전 6시 25분 귀갓길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송경호 부장검사(사법연수원 29기)와 동기인 첨단범죄수사1부 신봉수 부장검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신문을 맡았다.

특수2부 이복현 부부장검사(연수원 32기)는 조서 작성과 함께 신문에 일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비자금 ▲BBK 투자금 회수와 삼성 소송 비용 대납 뇌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청와대 문건 불법 반출 및 은닉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 관련 매관매직 뇌물 ▲김소남 전 의원 공천헌금 뇌물 ▲대보그룹, ABC 상사 뇌물 ▲ 포스코 관련 도곡동 땅 매도 및 차명재산 의혹 등 약 20여 개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신문과정에서 대부분 질문에 “모르는 일”, “있었더라도 실무선에서 한 일”이라며 본인은 무관하며 모른다는 일관된 태도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문무일 검찰총장에 조사 결과를 보고했고, 문 검찰총장의 판단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가 진행된다.

이르면 내주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사팀은 15일 휴식을 취한 뒤 오후 내 조사내용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소환 조사를 받던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는 ‘MB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첫 재판이 열렸다.

김백준 전 비서관은 첫 재판임에도 불구, 이례적으로 발언을 하겠다며 나서 떨리는 목소리로 “제 잘못으로 인해 물의를 빚고 이렇게 구속되어법정에 서게 돼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제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 여생 동안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이 소환 조사를 받고 있는데 철저한 수사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으며 저도 이어지는 재판에서 사건의 전모가 국민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실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남은 수사와 재판 일정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백준 전 비서관의 변호인 사봉관 변호사는 “김백준 전 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 검찰 소환일과 자신의 재판 날짜가 같다는 것을 알고 구치소 안에서 직접 발언 내용을 준비했으며, 앞으로 재판에서 검찰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비서관의 발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김 전 비서관의 발언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지킨 개인 비서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검찰에 영포빌딩에 삼성이 다스의 소송비를 대납한 자료가 있다며 진술했고, 김성우 전 다스 대표를 비롯해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이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각자도생을 위해 등을 돌린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김기현 전 군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의 폭로로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김 전 장관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사이버사 요원 증원이 이 전대통령 지시로 이뤄졌다고 인정하는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사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결국 다스 주인 공방과 국정원 특활비 수수 등 수많은 혐의가 드러나면서 이 전 대통령은 검찰 포토라인에 섰고, 21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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