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CIA 국장으로 북한 전복 기획한 대북 강경파

(팝콘뉴스=박종우 기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13일 대북 온건파로 알려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하고 대표적 강경파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장(CIA)을 후임으로 내정하면서 본격적인 북미 정상회담에 전면 배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보다 대북 강경파인 폼페이오를 국무장관으로 발탁하면서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외교 전문가들은 제대로 트럼프의 뜻을 전달하고 협상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약 14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해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여 왔다.

미국 방송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5월에 만나겠다는 공식발표를 하기 직전까지 틸러슨 장관은 아프리카 순방 중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대화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고 전했다.

이어 CNN은 북한 문제를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전쟁, 무역정책, 주 이스라엘 미국대사관 이전 문제 등을 거의 모든 외교 문제를 놓고 트럼프와 틸러슨이 엇박자를 냈다고 분석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는 “엄청난 성과”라며 북미 정상회담을 반기는 등 틸러슨과 다른 행보를 이어갔다.

또 폼페이오는 CIA 국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보관련 보고를 하면서 트럼프의 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는 ‘미국 우선주의’로 뜻을 같이했고 대북 체제 전복 등을 기획하는 등 대북 강경 목소리도 트럼프와 기조를 같이해, 폼페이오가 트럼프를 대신할 ‘협상가’로서 적합한 인물로 꼽혀 차기 내정자로 결정된 것이다.

일각에선 폼페이오의 대북 강경 노선이 5월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과 그 준비과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지만 워싱턴 행정부에는 트럼프의 심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통하는 ‘완벽한 대리 협상가’라는평가가 앞선다.

현재 트럼프는 북핵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대북 제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와는 별도로 5월 예정된 북미 회담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파 폼페이오를 앞세워 고자세를 유지하면서 CIA로 활동하면서 취득한 북한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전술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폼페이오의 대북 강경노선은 개인적인 성향일 뿐 오히려 한미, 북미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실제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 역할을 했던 것은 국정원과 미국 CIA로 서훈 국정원장과 폼페이오 CIA 국장의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어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에 올라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조 위원은 또 틸러슨은 국제주의자로 대화를 지지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은 트럼프와 이견이 나올 수 있어 불안한 반면, 폼페이오는 트럼프가 방향을 정해서 추진하게 되면 원만하게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한편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15일부터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틸러슨 전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던 외교부 강경화 장관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틸러슨과의 회담뿐만 아니라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틸러슨과 외교문제를 조율해 오던 외교부로서는 교섭자가 사라져 난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 행정부 고위급 인사 배경에 우리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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