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400일, 천사들은 지금…"꼭 포기하지 않겠다"

유가족ㆍ생존자 "미안하고 포기하지 않겠다"

박종우 기자 | 입력 : 2018/02/13 [11:03]

(팝콘뉴스=박종우 기자) 2018년 2월 13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400일.

 

세월호가 있는 목포 신항의 세월호 선체는 인양 모습 그대로 좌현이 바닥을 보고 있지만 5월경 바로 세워질 예정이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이정일 사무처장은 “여러 작업공정을 통해 세월호를 직립할 것이고, 현재 수색작업을 펼치면서 절단한 부분들이 많아 보강재를 덧대는 보강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우선 세월호를 90도로 이동해 선박 바닥이 바다를 보게 하고, L자 빔을 통해 세월호를 바로 세운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선체조사위원회는 직립작업과 수색작업 이외에도 세월호 모형을 통해 참사 당시 상황을 재현해 침몰 원인 규명에 들어갔다.

 

네덜란드의 마린 해양연구소에서 세월호 1/20 크기의 모형으로 세월호 참사 당시처럼 거동하는지를 검증할 예정으로, 화물량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참사 당시 세월호 운항 조타수의 조타 각도 등으로 조타수가 우현으로 움직였을 때 세월호가 일으킨 경사, 내부 화물의 움직임 등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직립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세월호 앞에는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이 참사 발생 1400일이 됐어도 여전히 컨테이너에서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오준영 군의 아버지 오홍진 씨는 “아이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라며 자리를 지키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들이 전원 생존했다는 오보와 우왕좌왕하며 돌아온 시신마저 제대로 후송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고 한탄스러워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오 씨가 가장 답답했던 것은 구조 당시 해경과 정부의 대응이었다.

 

해경은 세월호가 완전히 가라앉기 전 사이렌을 울리고 뛰어내리라는 지시 대신 지켜보기만 했고, 배 지리를 모르고 성인보다 인지능력이 부족한 아이들 대신 가장 먼저 선장과 선원들을 구하러 간 것에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침몰 후 구조, 수색과정에서도 계약 업체인 언딘이 먼저 들어가도록 민간 잠수사와 UDT가 잠수하지 못하게 막고, 민간 잠수사, 어민들이 구조한 아이들도 언딘이 구조한 것처럼 꾸몄다는 것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워한 것은 침몰 현장에 부모들을 동거차도에서 구조과정과 수습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했어야 하는데 일반 철선으로 3시간 반이 걸리는 팽목에 둔 정부의 대응이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수습 과정을 지켜보고 아이를 바로 만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빙빙 돌아 팽목에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피난민 합숙소처럼 남녀 구분 없이 지냈다”며 국가의 매뉴얼이 없었던 것을 원망했다.

 

오 씨는 직립작업을 지켜보면서 한편으로는 1차 수색 후 직립해 마음이 놓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 배에서 아이들이 나왔다는 사실을 직면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뭐라도 하나 밝혀주지 못하고 아직도 친구들을 한 곳에 모아놓지 못했으니 미안하다”며 “밝힐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 것이고 많이 미안하다”며 이내 말문을 삼켰다.

 

생존자 김성묵 씨 또한 구조 과정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 세월호 참사 생존자 김성묵 씨.     ©박종우 기자

 

김 씨는 사고 당시를 회상하며 “아이들과 일반인들 누구 하나 소리치며 우왕좌왕 하던 기억 없이 질서가 잘 지켜지는 상황이었고, 서로를 도우며 탈출했다”고 밝혔다. 

 

또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못하겠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입구에 있다가 사람들이 물살에 올라오면 당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심경을 전했다.

 

김 씨는 세월호 특조위 2기가 전면 재조사를 하고, 해수부와 해경을 재조사하고, 해군 자료들을 받아 해군 레이더 자료를 받는 등 의구심을 해소시켜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금까지 나온 자료와 정보, 확인된 이야기들과 미처 확인되지 못했던 의혹들이 밝혀지면 왜? 라는 질문에 답이 나올 것”이라면서 희생자들에게 “미안하고 아직도 미안하다, 꼭 포기하지 않겠다, 이렇게 행동할 수 있게 지켜줘서 고맙다”며 고개를 떨궜다.

 

세월호 참사 1400일이 지난 지금 참사로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과 아직까지 사투를 펼치는 유가족과 생존자들을 잊지 않겠다던 노란 리본이 무색하게 세월호 참사 이전 생활들을 답습하고 있다.

 

비상구가 창고로 쓰인 제천 스포츠센터, 불법 증축된 밀양 병원, 비상구조차 없던 쪽방 종로 여관과 같이 시간이 지나며 이기심과 불감증에 형태는 다르지만 계속된 인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 사고가 참사가 되지 않게 매뉴얼을 정비하고, 법안을 다듬고,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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