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1, 2층서 피해 속출…요양병원서도 사망자 나와


(팝콘뉴스=윤혜주 기자)177명이 입원 중인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의사 민모씨, 간호사 임모씨, 노인 환자 등 총 168명이 죽거나 다쳤다.

26일오전 7시30분 발생한 화재로 현재까지 ▲사망자 37명 부상자는 ▲긴급 10명 ▲응급 8명 ▲비응급 113명 등으로 집계됐다.

제천 화재발생으로 29명이 희생된지불과 한 달 만에 대형 인명 피해가 연이어 발생했다.

화재발생 직후 15분 정도 연기가 건물을 뒤덮어 소방당국은 초기진압에 어려움을 겪다 2시간 뒤인 오전 9시30분에 큰 불길이 잡혔고 오전 10시 26분 완전히 진압됐다.

밀양소방서 최만우 서장은 오후 3시 10분에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사망자는 37명이고 앞서 오후 1시 사망자수 39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집계 상황에서 혼선이 있었으며 경찰 등에서 발표된 41명은 잘못된 숫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상자 가운데 10명이 의식과 움직임이 전혀 없고 심장박동만 있는 상태로 사망자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사망자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부상자는 밀양시 인근 8개 병원으로 분산돼 치료 받고 있으며 병원에는 가족들이 사망자 신원확인을 위해 유족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망자는 세종병원 1층과 2층에서 주로 나왔으며 병원 뒤편에 위치한 요양병원 환자들은 모두 구조했다는 소방청의 당초 설명과 달리 이곳에서도 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밀양 세종병원 큰 인명 피해는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입원 환자 대부분이 고령에 중환자라 대피 속도가 일반인에 비해 늦을 수밖에 없었으며 화재로 인해 전기가 끊기는 설상가상 상황 속에 병실 자동문이 열리지 않았고 엘리베이터에 갇히면서 환자들이 제때 대피하지 못했다.

더욱이 건물 구조적인 문제도 있었다.

세종병원은 건물 외장재 설치에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했는데 외벽에 스티로폼을 붙이고 그 위에 시멘트를 덧바르는 방식이기에 불이 외벽 스티로폼을 타고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퍼지는 등 화재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게다가 밀양 세종병원의 경우 유독가스 질식을 막기 위한 제연설비 미비로 호흡장애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했다.

화재 현장에서 탈출한 장 모씨는 “7시 20분이 좀 지나 ‘불이야’하는 소리와 함께 간호사들이 ‘비상문으로 탈출하라’고 소리쳤고 천장에서 물이 나오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밀양 세종병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세종병원 송경철 이사장은 오후 기자회견에서 “세종병원은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면적이 안 돼 스프링클러가 없었지만 소방 점검도 꾸준히 받고 규정대로 응급실에 소화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초 화재 당시 탈출한 간호사 2명이 "갑자기 뒤쪽에서 불이 났다"고 증언한 가운데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파악 중이다.

청와대는 즉각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해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었으며 행정안전부와 소방청ㆍ복지부ㆍ경찰청ㆍ국토부로 구성된 범정부 현장지원단은 오전 9시10분쯤 밀양 사고 현지에 급파돼 사고 수습 중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초 단위로 화재 관련 상황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화재가 발생하자 NCS에 직접 참여하려고 했으나 참모진이 종합적으로 화재가 진압되면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며 이를 만류했다고 전했다.

대신 문 대통령은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오전 10시45분부터 45분가량 회의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추가 사망자 발생 최소화 ▲화재 원인 파악 ▲화재재발방지 대책 마련 ▲인명·재산피해 조기 수습 위한 지원 대책 마련 ▲중환자에게 치료 장비 지원 등 현 상황을 조속히 처리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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