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김진산 영화평론가)


휴일을 가득 채운 상영관


신과 함께의 호평을 듣고 나서 관람의 욕구가 샘솟아 휴일 끝자락에 무작정 찾아간 상영관 내부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배우 하정우와 김향기를 좋아하는 필자도 내심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는 SNS의 수많은 후기를 봤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 (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다양하게 살아 숨쉬는 캐릭터


영화는 만족스러웠다.

눈물을 자아낸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우려했던 것처럼 신파를 위한 약간의 지나침이 있기는 했지만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수준이었고, 전반적인 개연성도 높았다.

여러 가지 칭찬할 만한 요소 중에서도 발군의 캐릭터 설정이 눈에 띄었다.

차사의 역을 맡은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각자의 역할은 도드라지고 중심이 서 있다.

자칫 유머로만 흐를 수 있는 분위기를 잡아주는 김향기와 무심한 감동을 품고 있던 하정우, 시종일관 같은 모습을 유지하며 전체적으로 완급 조절을 해 나가는 주지훈, 이 세 명의 연기에서 흠잡을 구석이 보이지 않았다.

주인공인 차태현 역시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듯이 열연을 선보였다.

차태현 특유의 가녀린 감성과 코믹적인 모습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을 더했다.

몇몇의 조연 연기 역시 상당히 수려했지만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여기까지 하기로 한다.


원작의 부담감


원작을 접했던 독자들은 차이점을 금방 잡아낼 수 있을 정도로 가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호평을 받았던 원작에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원작보다 나은 부분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고, 원작과 다른 포인트를 준 부분에서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어낸 감독의 영리함에 감탄했다.

▲ (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현실에서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법도 하지만 차마 입에는 담기 힘든 이야기, 감독은 그 작은 부분에서 대단한 시야와 놀라운 영민함으로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냈다.


아쉬운 점


여느 영화와 같이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하정우의 베일에 갇힌 전생을 너무 쉽게 지나갔던 점과 잦은 CG의 사용이다.

그러나 하정우의 전생을 과하게 다루었을 경우 스토리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과도한 CG 사용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갈랐던 것 같다.

전반적인 수준이 높고 수려했지만, 마치 그것을 잘 아는 듯한 잦은 사용이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말로 표현이 가능한 부분도 CG를 이용해 형상화했다고 할까.

백 번의 표현보다 말 한마디가 가져오는 무게감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몹시 훌륭했다.

2017~2018년도를 빛내는 여러 작품이 있지만, 신과 함께는 현재 한국영화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영화는 수준이 높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점이 필자에게 행복으로 다가왔다.

▲ (사진=네이버 영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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