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엔 평창 참가로 회유, 미국엔 핵 버튼으로 윽박

(팝콘뉴스=박종우 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혀 남북 대화의 문을 열어놓음과 동시에 미국에는 핵 위협을 가하면서 한미 동맹을 흔들고 한반도 정세에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정은은 지난 1일 신년사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한 핏줄을 나눈 겨레로서 동족의 경사를 같이 기뻐하고 서로 도와주는 것은 응당한 일”이라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청와대도 북한 신년사 7시간 만에 환영의 뜻을 내비쳐 조만간 당국 간의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한국은 뒤로한 채 미국에 도발을 이어가던 북한의 태세전환으로 연초부터 활발한 논의가 펼쳐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등 일부 발언은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면서도 추가 도발 중단 등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이 “정부는 장관급 회담 제안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논의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면서 우선 환영의 뜻을 보였다.

국민의당은 “평창 올림픽 북한 대표단 파견과 남북 당국 대화 의사를 시사한 점은 환영하지만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의지를 드러냈다”며 정부에 지속적으로 대북 압박을 할 것을 요청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은 ‘핵무장 완성’, ‘책상 위 버튼’ 발언에 무게를 두며 이번 신년사를 통한 대화 제의는 위장 평화공세라며 평가 절하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화전양면식의 신년사이며 지금의 남북 냉각 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 변화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 대변인도 “미국의 무모한 북진에 가담하지 말고 남북 간 대화를 하자는 것으로 시간벌기용이나 한미동맹을 남남갈등으로 와해시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대화 시도는 환영하지만 결론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미국에 핵 버튼 위협을 하는 등 한미동맹 관계 약화가 목표일 수도 있다”면서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김정은의 대화 전략이 도발 일변도 보다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인 도발로 과시하고 이번 신년사에서도 김정은 개인 사무실 책상 위에 핵 단추가 항상 놓여 있다고 겁박하면서 미국을 자극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참가 표명으로 한미가 연합연습 연기를 조만간 공식화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등 정부가 우선적으로 북한과의 대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가운데 한미동맹을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위와 같은 어려움 이외에도 북한의 기본적인 전술인 화전양면술, 즉 대화를 진행하는 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도발, 위협 등에 대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한 채 대화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 남북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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