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년 동안 3만여 명 헤어 케어

▲ 전문가의 손길은 정성으로부터 나온다고 믿는 임기영 사장이 손님의 머리칼을 손질하고 있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영도 기자)“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해서 지금까지 이 직업에 대해 회의를 가져 본 적이 없다”

이발 경력 45년의 저력을 손끝에 담아 고객의 머리칼을 정교하게 다듬어 가는 손길에서 임기영 사장의 직업에 대한 매우 높은 자부심을 읽을 수 있다.

그의 손길이 닿는 곳은 그 누구라도 미의 절정으로 변하기 마련인데 사람마다 얼굴형이 제각각이어서 웬만한 눈썰미나 손재주가 없으면 얼굴형에 맞는 헤어스타일을 연출하기가 매우 어렵다.

임기영 사장은 “사람마다 둥근 얼굴형, 역삼각 얼굴형, 각진 얼굴형, 긴 얼굴형, 비대칭 얼굴형 등이 있어 얼굴형에 맞지 않게 머리칼을 자르면 볼품이 없어 보인다”고 말한다.

실제 이발사들이 머리를 손질할 때 보면 얼굴을 반으로 나누었을 때 좌우의 머리 길이와 볼륨을 똑같이 맞출 수 있는지부터 유심히 관찰해 보면 임기영 사장의 경우 얼굴형에 맞게 정확히 맞추고 머리를 감고 다시 머리를 정돈할 때 2차로 다듬어 주기 때문에 만족감이 높다.

이곳 중앙이용원을 찾는 손님들은 하루에 어림잡아 20~30여 명 정도로 인근 주민들만 오는 것이 아니라 가평과 같은 경기도 외곽에서도 종종 찾아온다.

몇년 사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이 재개발로 인해 원주민들이 동네를 떠난 후에도 이따금씩 이곳을 찾아오는 이유가 낯선 곳으로 이사해 주변 이발소를 가 봐도 임기영 사장만큼 흡족할 만한 실력자를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서너 평의 작은 이발소이지만 항상 동네 어르신들로 북적거리며 대기 줄을 10여 분 기다려야 겨우 전문가의 손길과 정성을 느낄 수 있다.

동네 이발소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헤어컷부터 면도, 코털 제거, 귀 청소, 염색, 샴푸에 이르기까지 토탈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면도의 경우 턱과 코밑 주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 전체를 부드러운 로션을 발라 밀어주기 때문에 표피에 달라붙은 노폐물까지 깔끔하게 없애 주고, 청량감 있는 스킨으로 정리해 주면 탄력 있는 피부의 개운함을 맛볼 수 있다.

임기영 사장은 16세라는 어린 나이에 밥만 주는 것도 감지덕지해서 배고픔 때문에 이발 업계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수도 시설이 없었던 당시에는 한겨울이 되면 물지게로 물을 길어다 손님들이 사용할 물을 받아 연탄불로 데우고 바닥 청소와 잔심부름 등 온갖 고생을 하면서 어깨너머로 기술을 익혀 가위를 손에 들게 됐다.

어렵게 일을 배운 만큼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도 남달라 국가로부터 표창장을 받을 정도로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활발히 전개했었다.

그래도 임 사장은 “32년 전에 후암동에서 이발 의자 2대 놓고 신생이발관을 차린 후 모레내로 이사와 15년 하고 다시 남가좌동으로 온 지 10년 됐지만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내 집을 장만했을 때”라고 말해 과거 고단했던 삶의 흔적을 읽게 해 준다.

임 사장은 또 “내년에도 올해처럼 큰 욕심 내지 않고 아무 탈 없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소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 중앙이용원 임기영 사장 ©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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